[기획특집] '레젼드' 마루이치강관, 6차 중기경영계획 무엇을 담았나
[기획특집] '레젼드' 마루이치강관, 6차 중기경영계획 무엇을 담았나
  • 정하영
  • 승인 2021.04.13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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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부가 ERW강관 지속 성장·고수익…창업 100년 대비
2023년 매출 2조500억·영업익 2650억·영업이익률 13%
국내외 투자 적극·생산성 효율 제고·고수익 체질 지속 유지
DX화·ESG·탄소중립 경영 적극 추진…오픈이노베이션 전개
국내 14개·해외 7개국 19개 생산거점…안정적 매출·수익 확보
성공 비결…경영진 혜안·재무안정 바탕 수익추구 적극적 의지
신속 정확한 정보 확보·빠른 의사결정·면밀하고 높은 실행력

(편집자주)

마루이치강관(丸一鋼管)이 4월 8일 제 6차 중기경영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마루이치강관은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일본 최대 독립계 강관 제조업체이자 '레젼드(legend)'로 통한다.

이미 성숙기를 한참 지난 일본 철강업계에서 저부가가치 제품인 ERW(Electric Resistance Welding) 강관, 그것도 중소구경을 주력 제품으로 우수한 경영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도 마루이치의 매출액은 전년 수준을 소폭 뛰어넘었으며 영업이익률은 10.2%로 대다수 세계 철강사들이 적자 또는 5% 이하의 이익률에 그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등 세계 강관사들의 상당수가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제품으로 승승장구하는 마루이치강관. 그들의 경영 요체가 담겨있는 새로운 3년 중기경영계획을 살펴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임에 분명할 것이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규슈공장 환경친화형 컬러도장라인
최근 가동을 시작한 규슈공장 환경친화형 컬러도장라인


(제 5차 중기경영계획 성과)

제 5차 중기경영계획 기간(’18.4~’20.3월, 회계연도 기준) 중에는 미국 트럼프 정권으로 인한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여러 분야에서 경영환경이 악화돼 생산판매 감소 등 대응이 어려운 3년이었다.

국내에서 2018년은 계획대로 움직였지만 2019년부터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특히 2020년에는 여러 영향을 받아 더욱 판매량이 감소해 계획 대비 실적은 미달이 발생했다. 해외의 경우 2018년에는 역시 계획대로 추이했으나 2019년부터 철강 시황이 크게 악화되어 대폭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공장 Lock-down 등 여러 영향으로 생산판매가 침체되었으나 하반기에 급격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5차 기간 중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 역시 이익 미달로 크게 낮아졌으나 주주환원율과 사회공헌 목표치는 달성했다.

제 5차 중기경영계획 성과 요약
제 5차 중기경영계획 성과 요약

◆ 국내에서의 성과

국내 영업력 강화 및 생산효율 향상을 위한 투자를 실행했다.

계열사인 마루이치강판(주)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니가타, 하마마츠, 시코쿠, 오카야야 영업소 창고 증설 및 절단기를 신설했다. 생산효율 향상을 위해 도쿄공장의 조관기, 슬릿터, 사카이공장의 SR(Stretching & Reducing) 조관설비의 가열기를 갱신했다. 규슈, 도마코마이공장에 환경 대응형 컬러도장 설비를 신설했으며, 가공공장에 신제품용 가공설비를 도입하는 등 생산성 향상, 환경 대응 설비투자 등을 실행했다.

디지털화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사적으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공장에 적용하였으며 AI/RPA(인공지능/로봇프로세스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인사/경리 시스템과 회계장부의 전자화 등을 실시했다.

인재 육성과 외국 인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의 일본 교육 후 해외 현지법인에 파견하여 인적 전력을 제고했다.

전사 환경매니지먼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환경 과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시작했으며 코벨코강관(현 마루이치스테인리스강관(주))을 인수함으로써 무계목(Seamless) 스테인리스강관 사업에 참여했다.

마루이치강관 5차 국내, 해외별 계획 대 실적 비교
마루이치강관 5차 국내, 해외별 계획 대 실적 비교

◆ 해외에서의 성과

미국 3사(MAC, MOST, Leavitt) 2인치 조관기를 신설(MOST) 또는 합리화(Leavitt, MAC)해 제품구색 제고 및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미국 Leavitt사와 멕시코 MMX사에 고속절단기를 도입해 현장인력 절감과 생산 효율화를 실현했다.

강관과 함께 냉연강판, 도금강판 및 컬러강판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베트남 SUNSCO는 베트남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17년 29%에서 2020년 43%로 제고했다. 또한 수율 및 품질 향상을 위해 제 2냉연설비 도입을 진행해 2021년 가을 완공할 계획이다.

필리핀 MPST사가 공장 건설을 완료해 조업을 시작했으며 인도 KUMA구자라트공장을 완성함으로써 북부 히라아나주의 KUMA마네사르공장, 남부 카르나타카주 KUMA방갈로르공장에 이어 지역별 공급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해외 7개국에서 19개 생산거점을 운용하고 있는 마루이치강관의 해외법인들은 현지 인재양성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2019년 3월 대비 1년만인 현재 5명의 파견인력을 축소했다. 또한 해외배당 및 특허권 등을 통한 이익환원을 매년 10억엔씩 꾸준히 실현하고 있다.

제 5차 중기경영계획 설비투자 계획대 성과 비교
제 5차 중기경영계획 설비투자 계획대 성과 비교

◆ 주주중시 정책과 사회공헌 방침 견지

주주중시 정책과 사회공헌 방침을 꾸준히 견지하여 2019년 보통주 배당액 주당 30엔과 70주년 기념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목표를 달성했다. 또한 국내외 문화, 교육, 스포츠, 의료 등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도 목표대로 실현했다.


 

(제 6차 중기경영계획 목표)

창립 70주년을 맞은 마루이치강관은 창업 100년을 건전하게 맞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중기경영계획은 그 기반을 확고히 하는 3년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 기본 방침

장기 성장을 위한 수익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최종 연도인 2023년 매출액 2천억엔, 영업이익 260억엔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 13%를 목표로 세웠다.

계획 수립의 전제가 되는 경영환경에 대해서 우선 국내는 철강 수요가 장기적인 감소 경향에 있지만 향후 3년간은 여러 영향이 전반적으로 수습되어 최종 2023년에는 2018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경제 역시 여러 부정적 요인을 극복하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철강 시황은 중기경영계획 전반기에 등락을 반복하다가 하반기 이후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외 자동차 시장은 각 국의 전기자동차(EV) 확산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경쟁력 있는 원자재의 안정적인 조달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았다.

추가적으로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제조 및 영업 부문에서의 생산성과 효율을 제고해야 하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기업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제 6차 중기경영계획 목표
제 6차 중기경영계획 목표

◆ 수치 목표 (평균 환율 전망 : 105¥/US$)

이번 6차 경영계획 최종 연도인 2023년 매출액은 국내외 판매물량 회복이 예상돼 단독 1050억엔을 포함해 국내 연결 매출액 1300억엔, 해외연결 700억엔으로 총 2000억엔을 목표로 정했다. 영업이익 역시 국내 연결 195억엔(단독 160억엔), 해외 65억엔으로 전체 260억엔이 목표다.

이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국내 연결 15%(단독 15.2%), 해외 9.3%로 전체 연결 영업이익률은 13.0%가 된다. 해외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최종 10%가 목표지만 미국 Leavitt사는 5%를 목표로 정했다.

주주환원율은 지속적 배당방침을 견지하여 높은 환원률을 실현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에 새로이 환경 목표를 설정하여 본사 및 홋카이도, 시코쿠, 큐슈 등 국내 공장에서의 이산화탄소(CO₂) 직접 배출량을 실질 제로(0)로 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마루이치강관 6차 경영계획 목표 (상세)
마루이치강관 6차 경영계획 목표 (상세)

◆ 계획 실현을 위한 주요 시책

▼ 국내 : 제 6차 중기경영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에서는 생산판매량 회복과 고수익 체질을 유지,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해나가야 한다.

우선 그룹 계열사들 중 STS 관련 회사들인 마루이치스테인리스강관, 동양특수강업, 알파메탈, 마루이치강판 간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한다. 모사인 마루이치강관(주) 사카이공장의 SR(Stretching & Reducing) 조관설비 마감 공정, 규슈공장의 컬러도장 라인, 도쿄/나고야공장의 설비 개수 등 국내 전사적으로 168억엔을 투자한다. 특히 STS강관제조 계열사인 마루이치스테인리스강관의 영업이익률 10% 목표 달성을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용 BA(Bright Annealed)관의 생산능력을 증강하고 자동화 투자를 통한 생산효율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생산 및 영업 부문의 디지털화 추진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인데 우선 생산라인의 가동 데이터 수집과 분석 시스템인 사물인터넷(IoT)을 모든 공장에 적용하게 된다. 또 DX(Digital Transformation)를 활용해 영업 부문의 IT화를 추진한다. 영업업무의 WEB화, 전자화, 원격근무 환경을 정비하게 된다. AI/RPA(인공지능/로봇프로세스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인사/경리 등 사무 시스템을 본격 운용하고 이용 범위를 확대함은 물론 생산현장에서의 검사와 품질관리도 전자동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ESG경영의 정착을 위해 ESG레포트를 작성하고 특히 카본제로에 대한 대응전략을 국내 회사는 물론 해외 현지법인까지 순차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여성 및 해외 인력의 활용도를 더욱 높임은 물론 유휴토지와 건물 활용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을 전개해 설비 제조업체와의 협력에 의한 조관 신기술을 개발하고 고객과의 협동에 의한 서비스의 새로운 전개, 솔루션 비즈니스(마케팅)를 실행할 예정이다.

해외공장 중 가장 최근 완공한 인도 KUMA구라자트 공장 전경
해외공장 중 가장 최근 완공한 인도 KUMA구라자트 공장 전경

▼ 해외 : 판매 물량 회복과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수행한다

새로운 영업전략 시행 및 비수익성 거래의 정리 등 수익성 개선을 추진해 영업이익률은 미국 Leavitt사의 5% 외에는 모두 10%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지난 10여년 간의 설비상각 종료, 은행 차입금 완제로 금리부담을 해소해 수익성 기반을 강화한다.

베트남 SUNSCO의 경우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 50%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한다. 특히 제 2냉연설비 가동에 의한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 및 가전용 강판 제조 판매 등 신수요 개척으로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해외법인 및 공장 중 자동차 및 이륜차 관련 공장에 대한 설비투자를 지속해 매출과 수익을 늘려갈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 중심인 인도 KUMA 3사의 4륜/2륜차 배기계용 스테인리스강관 조관기 증설 및 멕시코 MMX사의 전자렌지용 절단설비 증설 등 제품 수요 개발과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국내외 인수합병(M&A)를 포함해 사업투자 확대를 적극 검토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부족한 원형 스테인리스강관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 특히 마루이치스테인리스의 해외 진출과 M&A를 적극 검토한다. 해외법인의 현지 인재양성을 통한 인력현지화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며 국내 ESG 활동을 해외에서도 적극 전개한다.

제 6차 중기경영계획 중 설비투자 계획
제 6차 중기경영계획 중 설비투자 계획

▼ 주주환원과 사회공헌 : 높은 배당방침을 견지해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각 국에서의 사회 공헌을 배당후 순이익의 1% 정도를 목표로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마루이치강관 성공신화의 시사점)

강관업체가 2016년 17.8% 등 매출액영업이익률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국내 강관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루이치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높은 이익을 지속하기 위해 세운 경영전략의 요체는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제품 가격 개선, 비용 절감, 영업력 강화로 집약된다. 인력 부족 시대에 대응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추진도 돋보인다. 설비의 단순한 경신을 뛰어넘어 IoT와 AI를 활용한 업무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여성 및 해외 인재 활용도 제고, 그리고 해외 사업의 적극적인 확대와 강화도 눈에 띄는 일이다.

2013년 6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스즈키 히로유키 회장은 경영 환경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보할 것과 그에 따른 빠른 대응책 마련과 실행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최고 과제를 가격 조정의 독립성 확보를 통한 적기 가격 조정(원자재 가격에 맞는 제품 가격)에 두고 국내외를 막론한 M&A를 포함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사업 투자를 천명하고 있다.

마루이치강관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친 비용 절감 및 수익 추구의 의욕, 행동이 축적된 결과다.

그들의 성공 요인은 크게 6가지 정도로 집약된다.
▪철저히 수요가에 입지해 생산 제품을 특화(국내 14개 생산거점, 해외 7개국 19개 생산거점) ▪항구 주변에 공장을 건설, 운송비용 절감 ▪최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가격 선도자(Price Leader)의 입지 확보, 유지 ▪구매, 판매 선에 제약을 받지 않는 자주 독립 경영 ▪안정적 재무구조로 영업외 비용 최소화, 원가경쟁력 확보 ▪해외 성장 시장에 적극적인 생산거점 확보로 안정적 매출 및 수익 확보 등이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수립된 이번 제 6차 중기경영계획에도 이러한 성공 요인들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 리더의 혜안과 실천력을 겸비하고 있는 마루이치강관의 중기경영계획이 착실히 실행돼 나간다면 마루이치의 성공 신화는 큰 변화 없이 지속돼 나갈 것이 확실하다.

국내 생산 거점 (자료 : 마루이치강관, 페로타임즈 정리)
국내 생산 거점 (자료 : 마루이치강관, 페로타임즈 정리)
해외 현지법인  (자료 : 마루이치강관, 정리 페로타임즈)
해외 현지법인 (자료 : 마루이치강관, 정리 페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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