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언어는 존재의 집,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언어는 존재의 집,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 김진혁
  • 승인 2024.01.31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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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란 말을 남겼다. 인간에게 언어가 없다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의 언어를 프로메테우스의 불에 비유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사람이 지닌 언어가 그 사람의 세계다. 언어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언어와 세계는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에는 본질적인 의미 따위가 없다.” 언어의 의미를 지정하는 건 어휘 자체가 아닌 그 영역이다. 언어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개, 코끼리, 고래 등도 언어적 신호를 주고받지만, 인간만큼 세밀하고 복잡하게 언어를 사용하지 못한다. 언어는 인류가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 공감하여 지구의 정복자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나 버거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매직 워드’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 1만6000개 정도 단어를 사용한다. 수다 떨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모두 언어의 힘이다. 언어는 타인을 설득하고 관계를 두텁게 하며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 가령 무언가를 ‘좋아한다’ 보다 ‘추천한다’ 고 말하면 상대가 내 제안을 받아들일 확률이 32%나 올라간다. 알라딘은 “열려라, 참깨!”를 외칠 때 보물을 얻었다. 말은 사람의 인격이다. 말은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상대에 대한 존중도 드러낸다. 긍정의 말, 감사, 희망의 말을 하자.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한다. 씨가 되는 말은 꽃씨를 뿌리고 말 한마디가 천 냥 빚도 갚는다.

속담에 “말이 말을 만든다”라고 했다. 돈을 아끼면 부자가 되고 말을 아끼면 성자(聖者)가 된다. “말이 많으면 허물이 많다” 입을 떠난 말이 어떻게 돌아올지는 생각 못하는 바보가 많다. “세 치의 혓바닥이 사람을 죽인다” 맞는 말이다. 말을 아낄수록 좋은 말이 된다. 내면에 형성된 좋은 습관이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 공자는 입을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최고 덕목으로 꼽았다. 말에 실수하지 않으려면 삼사일언(三思一言)을 심비(心碑)에 새기라고 했다. 세 번 신중히 생각한 후에 한 번 말하라는 뜻이다.

불교 <아함경>(阿含經)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남을 절대 비난하지 마라. 남을 비난하는 것은 마치 피를 물고 남을 향해 뿌리는 것과 똑같다”라고 했다. ‘선행후언(先行後言)!’을 실천하자.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기 힘들다. 잘못된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가슴에 비수(匕首)가 되기 때문이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번 중에 한 번 후회하지만,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번 중에 아흔 아홉번 후회한다”고 했다.

장자(莊子)의 좌우명(座右銘) 중에 「좌중담소 신상구(座中談笑 愼桑龜)」 앉아서 서로 웃고 담소를 할 때에도 뽕나무와 거북이를 조심하라는 고사를 전한다. 옛날 어느 바닷가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오랜 병환으로 온갖 용하다는 의원을 다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오래 산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천년 된 거북이를 발견하였다. 아들은 거북이를 붙잡고 지게에 지고 집으로 돌아오다 커다란 뽕나무 그늘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잠결에 뽕나무와 거북이의 대화를 들었다. 거북이는 거만하게 말하길 “나는 힘이 강하고 나이가 많은 영험한 거북이로 솥에 넣고 백년을 끓여도 죽지 않는다.” 거북이의 말을 들은 뽕나무는 가당치 않다는 듯 “이보게 거북이! 아무리 신기한 거북이라 해도 나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고우면 당장 죽고 말 걸세”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거북이를 가마솥에 넣고 끓였지만, 아무리 불을 세게 해도 고아지지 않았다. 그때 효자는 뽕나무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도끼를 들고 뽕나무를 잘라와 불을 때자 정말로 거북이는 이내 죽고 말았다. 거북이 고운 물을 먹은 아버지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만약 거북이가 자기 힘을 자랑하지 않았다면, 뽕나무도 괜한 자랑을 하지 않았다면 죽음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후당 정치가 풍도(馮道)는 “말이 행동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처세관을 갖고 있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말조심하기의 좋은 방법은? 첫째, 미리 말할 내용을 생각하고 정리한다. 경계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둘째, 짧고 간결하게 말한다. 셋째, 사전에 말해서 도움이 되고 진실인지 성찰한다. 넷째, 말할 수 없는 것엔 침묵하라. 침묵은 언어보다 깊다. 말은 생각의 거울이며 창조적 행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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