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리버스 멘토링 ‘세대를 극복하고 새것을 받아들이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리버스 멘토링 ‘세대를 극복하고 새것을 받아들이기’
  • 김진혁
  • 승인 2024.0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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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오늘날 조직을 이끌면서 우리는 각자 어떤 면에서 특정 분야에서는 권위자이지만 또 다른 특정 분야에서는 학생임을 깨닫는다. 또 우리는 부하직원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준비를 해야 한다.”- 존 실리 브라운(John Seely Brown), 미국 경영학자

디지털과 초역전의 시대에 ‘리버스 멘토링’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본래 멘토링(mentoring)은 멘토(mentor)와 멘티(mentee) 관계에서 경험과 연륜을 겸비한 연장자나 선배가 멘토가 된다. 반면에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은 연소자나 후배 쪽에서 멘토 역할을 한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출간한 ‘트레드 모니터 2023’에 따르면 “역할이라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개인이 가지는 특정한 지위나 범주, 그리고 그러한 범주 내 규정된 모든 행동거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를 ‘나이’에 맞게 규정한다.”라며 “나이에 따른 역할과 이 역할에 맞는 욕망과 감정 같은 것들이 규범에 맞게 행해져야 한다. 그런데 전 세대에서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리버스 멘토링이 세대 간 소통 및 조직원 융화를 위한 솔루션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젊은 멘토와 함께 일할 때 알아야 할 사항을 언급한다. 시니어의 역량 개발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다음의 리버스 멘토링의 팁이 있다.

△서로의 경험과 가치가 평등하고 중요함을 인식하라. 나이를 떠나 겸허한 자세로 다가가라. 젊은 멘토의 도움을 받기 전 자신의 역량을 파악 후, 배울 점과 목표를 설정한다.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라. 멘토가 자신보다 어리다고 해서 배우는 상황을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스스로의 역량을 과대 포장하지 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자. △멘토링 장소와 시간을 분명히 해둔다. 서로 합의하여 멘토링 기간, 시간, 장소 등에 대해 미리 정한다. △가르치고 싶은 게 있다면 겸손하게, 상대가 원할 때만 하라. 아무래도 연륜이 부족한 젊은 멘토를 대하다 보면 선배로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은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젊은 멘토에게 겸손하게 제안해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삼가는 게 좋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멘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오늘날 자식이 부모보다 똑똑하고, 후배가 선배보다 똑똑하고, 사원이 임원보다 똑똑하고 병사가 간부보다 똑똑한 세상이다. 이것은 젊은 사람들의 지능(IQ)이 높아져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신문명의 주기가 단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즉 농업혁명은 수천 년을 거쳤고, 산업혁명은 300여 년 지속되었지만, 정보혁명은 30여 년에 불과했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죽는다. 이런 사회는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을수록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의 신문명 주기는 짧아져서 평생 네 번 다섯 번의 변신을 해야 한다. 신문명 제1세대가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 기성세대는 구세대로 밀려나게 된다. 요즘 각광 받는 MZ 세대는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정보화사회 1세대이다. 기성세대는 컴퓨터가 업무용이지만 이들에게는 생필품이다. 컴퓨터로 소통하고 놀면서 일한다. 산업화, 민주화도 컴퓨터로 진행되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이들은 나이, 직급, 스펙, 경력, 관록, 위계질서를 앞세우면 극렬하게 저항한다. SNS에 부당함을 알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리낌 없이 사직한다. 반면에 자기들이 수긍하고 동기부여가 되면 신속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한다. 일하는 도구 기술 방법이 다른 막강한 인재들이다.

현재 경제인구의 60%는 MZ세대다. 한 회사가 어떠한 서비스나 재화를 만들 때 대부분 구매자가 MZ세대라는 뜻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활용해 매출을 크게 성장시켰다. 구찌는 매출 절반가량을 35세 이하 소비자가 차지한다. 구찌는 30세 이하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를 구성하고 CEO와 함께 경영회의의 주요 안건을 다시 토론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디어 중 하나인,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구찌와 함께하는 여행 앱’을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구찌는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젊은 고객들의 니즈를 잘 파악했고, 이들이 갈망하는 새로운 트렌드와 구찌만의 특징을 잘 조화시켰다. 100년 전통을 지닌 고령 기업이 젊은 층 마음을 사로잡으며 회춘에 성공한 것이다.

IBM의 경우 권위적인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방식으로 인한 조직 내 갈등이 많았다. 이로 인해 세대 간 상호 이해도가 낮았고,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소통이 필요했다. 이에 IBM 최고경영진은 자기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그 결과 경영진은 젊은 세대와 의사소통하고 젊은 사업 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되었다.

프랑스 아코르호텔(Accor Hotels)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수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젊은 직원들로 이뤄진 그림자위원회를 만들어 밀레니얼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 ‘조앤드조(Jo&Joe)’를 출범시켰다. ‘밀레니얼을 위한 도심 속 피신처’라는 콘셉트로 개발된 조앤드조는 젊은 층의 자유로운 생활을 고려해 전통적인 호텔 방식에서 벗어나 호스텔, 임대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조앤드조는 사교·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숙박업에서 젊은 층과 교감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한 것이다.

브랜드의 생동감에 불을 붙여라. 전성기 시절 과거의 영광과 사고방식에 매몰되면 낡은 브랜드로 낙후되기 쉽다. 세대 간 생각과 행동의 격차가 더욱 커진 오늘날, 서로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기업과 브랜드가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배움과 혁신, 때와 장소, 나이를 불문한다. 살면서 나보다 윗사람이 아닌 아랫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배운 경험! 배려와 공감의 리버스 멘토링을 활용하자! 세대를 극복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당신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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