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수평적 사고로 세상의 변화에 맞짱 뜨자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수평적 사고로 세상의 변화에 맞짱 뜨자
  • 김진혁
  • 승인 2024.01.31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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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게으르거나 혹은 사고가 무지한 사람 둘 중 하나다.

사고는 모든 경쟁의 핵심으로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논리란 내 생각과 믿음을 건축하기 위한 것이지, 타인에게 내 생각을 전이시키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각자는 자신의 언어를 갖고 있기에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는 어렵다. 사고(思考)란 ‘생각하고 궁리함, 심상이나 지식을 사용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철학에서는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을 뜻한다. 창조적 사고능력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에드워드 드 보노 박사는 인간의 사고 유형을 수직적 사고(vertical thinking)와 수평적 사고(horizontal thinking)로 나눈다. 수직적 사고는 기존의 상식과 규범에 따라 가로로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수평적 사고는 기존의 상식적 사고를 180도 전환하여 비상식을 상식처럼 생각하며, 새로운 발상을 하는 사고를 말한다.

이러한 수평적이고 비상식적 사고는 대상과 재결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창조를 만든다. 창조적 모방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초월하고 재창조하는 것이다.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의례적인 질문 대신 엉뚱하고 자유로운 질문을 던져보며 답을 찾는 것이 수평적 사고법의 핵심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엘코르테즈 호텔은 1927년에 문을 연 유서 깊은 곳이다. 사장은 최신식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최고의 건축가와 엔지니어를 초빙하여 엘리베이터 설치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전문가는 지금보다 더 큰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하고, 그러려면 적어도 6개월은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장은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6개월? 대체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 다른 방법은 진짜 없습니까?”,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영업을 중지하고 완전히 새롭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합니다.” 마침 이때 한 청소부가 지나가다가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들었다. 그는 일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들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제 아이디어를 좀 말해도 될까요?”

엔지니어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말인가요? 대체 무슨 아이디어인데요?”, “저라면 건물 바깥쪽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습니다.” 당시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엘리베이터는 건물 안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건물 바깥쪽에 설치할 수 있다고는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옛것만 고수하고 답습하는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들의 기술이나 지식의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고방식의 속박을 벗어날 수 있는가다.

또 다른 예로, 한 노인에게 많은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가 노인의 아름다운 딸에게 눈독을 들였다. 노인이 빚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는 주머니 하나를 내밀며 빚을 갚지 않아도 될 방법을 제안했다. “여기에 흰 돌과 검은 돌을 넣어두었소. 이중에 흰 돌을 골라내면 빚을 없애주지만, 검은 돌을 고르면 딸을 내게 줘야 하오.” 야비한 사채업자는 주머니에 검은 돌만 넣어둔 것이 분명하다. 노인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때 노인의 딸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버지 제가 돌을 고르겠어요.” 딸은 사채업자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 하나를 골라, 연못으로 그 돌을 던져버렸다. “이런 어쩌죠. 제가 돌을 확인도 못했는데, 연못에 빠져버렸군요. 아까 흰 돌과 검은 돌을 넣어두었다고 하셨으니 남아 있는 돌을 보면 되겠네요.”

창의력의 대가 에드워드 드 보노 박사가 펴낸 『여섯 색깔 모자』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노인은 돌을 꺼내야 한다는 사고에 지배받았지만 현명한 딸은 달랐다. 딸은 ‘자신이 가지게 될 돌’이 아니라 ‘사채업자가 가지게 될 돌’을 생각했다. 노인은 수직적 사고를, 딸은 수평적 사고를 했다.

가장 쉬운 수평적 사고법으로 무작위 단어․이미지 연상 기법이 있다. 잡지를 넘기다가 영감을 얻거나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자극을 얻기도 한다. 실제로 소설 같은 콘텐츠 창작에서도 무작위나 의외성을 이용한 기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무작위 단어․이미지 연상 기법은 SCAMPER, False Rules, Role Play, Escape 등과 함께 대표적인 브레인스토밍 발상법이다. 무작위 자극은 사용자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영역으로 이끌어내는 힘을 가진다.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수직적 사고를 통해서는 그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하기 위해 사고하지만, 수평적 사고는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을 제시하는 사고를 한다.

수평적 사고는 이미 확립된 패턴에 따라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통찰력이나 창의성을 발휘하여 기발한 해결책을 찾는다. 수평적 사고는 우리가 믿었던 과거의 신념과 지식을 무너뜨려 새로운 기회를 준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뱅크(Gremeen)는 수직적 사고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은행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은행은 돈을 대출해 줄 때 안정적으로 돈을 회수하기 위해 까다로운 대출 자격심사 등을 시행한다. 그러나 그라민 뱅크는 대출자격이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만 돈을 대출해준다. 가난한 사람에게 대출을 한다? 수평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적은 돈은 오히려 떼이지 않는다”라는 사고를 갖는다. 그라민 뱅크의 창립자인 ‘무하마두 유누스’는 세계 최초로 Micro Credit를 만들었다. 방글라데시의 국영은행의 대출상환율이 30% 미만임에 반해 그라민 뱅크는 90%를 웃돈다. 지금은 방글라데시에 1,175개의 지점을 거느리는 대형은행이 되었다.

수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현실성만을 보지만, 수평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가능성을 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전한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이 말은 현실성보다는 가능성을 먼저 보는 수평적 사고를 지닌 사람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1세기 사회의 중심 키워드는 창의성과 창조성, 다양성과 특수성이다. 발상의 전환과 상식을 뛰어넘는 사고로 창의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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