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회사의 운명은 직원존중과 고객만족에 달렸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회사의 운명은 직원존중과 고객만족에 달렸다
  • 김진혁
  • 승인 2023.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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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오늘날의 경영을 안개 낀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으로 비유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뒤덮여있다. 인공지능시대의 데이터, 직원, 고객, 제품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고 민첩한 선택과 유연한 '애자일(Agile)'로 생존할 수밖에 없다.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기업(인)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들이 취업할 때 ‘월급과 성과보상 체계가 잘 갖춰진 기업’보다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리더 유형으로는 ‘소통형’을 꼽았다. 봉급만 높이면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기존의 취업 마인드가 바뀌었다. 많은 리더나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주인처럼 행동하기를 끊임없이 기대한다. 하지만 주인의식을 갑작스럽게 얻어낼 수는 없다. 직원을 비용으로 보는 것과 한 명의 인간으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 판매, 원료, 관리, R&D, 인적자원, 정보시스템, 그리고 그 회사 지원시설을 포함하는 일련의 가치창조 활동인 가치사슬이 원활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또한 고객의 결핍과 두려움, 그리고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여 고객이 단순히 나의 상품을 사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단골이 되고 팬이 되게 하는 소통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오늘날 포화된 시장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웬만한 서비스로 경쟁회사와의 차별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물론 당면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전략 대응도 녹록치 않다. 대부분 회사는 경영이 어려워지면 직원감축과 경비절감을 외친다. 외국계 한국지사는 경영이 어렵게 되자, 직원 구조조정은 그대로 두고 임원들에게 주어졌던 차와 개인사무실을 통폐합했다. 그리고는 모든 임원들을 큰 방에 다 모아 놓았다. 새로운 기업풍토가 생긴 것이다. 이전의 임원회의를 한 번 열려면 미팅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 언제든지 같은 공간에서 임직원이 소통할 수 있다. 그 결과 비용절감과 시간절약이 되어 경영성과가 나아졌다. 리더들이 먼저 희생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우선하는 것이 올바른 경영개선이다. 리더는 좋은 인재가 없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직원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

고객 감동경영 사례로 미국 온라인 쇼핑몰 Z사는 어머니 신발 주문을 한 고객의 어머니가 돌연 사망하자 신발을 반품해 주었을 뿐 아니라, 위로카드 메시지와 함께 조화를 보냈다. 어느 노인이 미국 노스트롬 백화점에 타이어를 환불해 달라고 찾아왔다. 직원은 자사가 판매한 제품이 아니었지만, 막무가내의 요구에 타이어 값을 환불해 주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고객은 미안한 마음으로 방송사에 이 사실을 알렸다. 재일교포가 창업한 MK택시회사에서는 기사들이 비 오는 날 승객에게 우산을 빌려주었고, 어두운 길을 지나 귀가하는 여성 승객을 위해 헤드라이트를 계속 비춰줬다는 스토리가 있다.

미국의 유통업계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와서는 실컷 구경만 하다가 정작 구매는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었다. 보다 못해 한 매장 주인이 가게에 입장하는 손님에게 입장료를 받는 궁여지책의 묘안을 만들었다. 그 결과 고객은 그 가게에 발도 들여놓지 않아 가게 문을 닫았다. 반면에 이와 다른 전략을 세운 매장이 있었다. 자기매장에 물건을 진열하는 공급업체로부터 입점료를 받았다. 생산업체의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어디서 매출이 발생하든 상관없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와서 제품을 체험하고 매입은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고객과 공급업체를 경쟁상대가 아닌 우호세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객가치경영은 기업과 고객이 주체로서 서로 소통하고 상호 보완함으로써 가치창출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양방향 경영이다. 기업은 고객의 진정한 가치에 주목하고 사랑의 노래를 불러줄 때 고객도 기업에 사랑을 되돌려준다. 서비스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만족을 제조하는 시스템이다.

진정한 고객 만족은 직원존중에서 출발한다. 세계적 서비스기업들은 이 원칙을 경영의 제1조 1항으로 삼고 있다. 탁월한 성과를 위한 선순환은 직원→고객→주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류회사인 페덱스는 “직원은 최초의 시장(market)이다”란 교훈으로 화물기 동체에 쓰인 이름이 직원들의 자식 이름이다.

직원 행복도는 고객 만족도(CSI) 못지않게 중요한 지표다. 고객은 웃고 있는데 정작 직원은 뒤에서 울고 있다면 어찌 좋은 기업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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