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설탕 인문학, 달콤한 맛에 숨어있는 위험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설탕 인문학, 달콤한 맛에 숨어있는 위험
  • 김진혁
  • 승인 2023.05.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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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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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명절 선물의 최고급은 설탕이었다. 전쟁 이후 물자 부족으로 먹거리 위주 식품이 최우선으로 대접받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제된 설탕이 비만, 당뇨, 심장병의 주범으로 몰려 기피 식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웰빙과 힐링의 선물이 대세가 된 격세지감을 느낀다.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30여 개 국가에서는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설탕(sucrose)의 단어는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에 의하여 1857년도에 만들어졌다. 프랑스어인 sucre("sugar")와 일반적인 화학 접미사 –ose가 결합되었다. 넓은 의미로 설탕은 슈크로스 이외에 포도당·과당·맥아당·유당·갈락토스 등과 같은 당류를 포함한다. 설탕은 오랫동안 왕이나 부유층에서 이용되는 사치품으로 여겨졌다.

인류가 단맛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초기의 인류에게 유일한 감미료는 꿀이었다. 서기전 400년에 인도에서는 사탕수수로부터 얻은 설탕을 이용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에 있던 한 장교가 인더스 강가를 따라 내려가다가 벌의 도움 없이 꿀을 만들어내는 풀을 발견하였다. 그리스인은 인도에서 약재나 조미료로 사용하기 위해 적은 양의 설탕을 수입하였다. 무어인들은 700년경에 스페인에 설탕을 전파하였다. 그 뒤에 200여 년간 스페인은 유럽에서 유일한 설탕 공급국이 되었다. 그 뒤를 따라 900∼1100년까지 베네치아가 설탕 무역의 중심이 되었다.

설탕은 점점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신대륙 발견 이후에 유럽인들이 서인도제도의 섬들과 브라질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사탕수수 재배에 돌입했다. 늘어난 소비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졌다. 소위 대규모 농장인 ‘플랜테이션’을 구상한 선진국의 자본과 기술에 후진국의 값싼 노동력이 더해졌다. 16세기 초에는 산토도밍고에 처음으로 설탕공장이 세워졌다.

당시 설탕의 용도는 다양해 결핵 등 주요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썼다. 특히 국왕이나 귀족의 파티를 화려하게 장식한 것이 설탕이다. 18세기 무렵부터는 일반 서민들의 아침 식사에 등장하는 조미료가 되어 더 많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신대륙으로 끌어오는 모순이 발생했다.

간디의 설탕에 관한 일화다. 어느 날 부인이 아들을 무릎을 꿇게 한 후에 간디에게 정중히 요청했다. “아들에게 건강에 나쁜 설탕을 먹지 말라고 타일러주세요.” 간디는 “보름 후에 다시 데리고 오시죠?”라고 돌려보냈다. 다시 찾아온 아들에게 “애야, 설탕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치니 먹지 않는 게 좋겠다”라고 충고한다. 그 어머니는 고마운 뜻을 전하면서 “선생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보름 전에 말씀하셔도 되는데, 왜 오늘 말씀하세요?” 간디는 “사실 보름 전까지 저도 설탕을 먹고 있었는데요, 아이에게 설탕 먹지 말라는 얘기하기 전에 제가 먼저 설탕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설탕 섭취 권고량은 50g 이하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음료에도 당이 상당량 포함됐다.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250㎖당 약 23g ▶과일 음료 200㎖당 14.2g ▶커피믹스 1잔당 약 11g 등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탕·과자·케이크·청량음료 등에 설탕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먹는 데 조심해야 한다.

설탕을 대체하는 식품인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에서 추출하는 천연 감미료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설탕의 대체재로 개발되었다. 또한 스테비아는 천연 감미료의 대표주자로, 설탕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다. 남미가 원산지인 스테비아라는 식물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다. 설탕의 200~300배 단맛을 내지만,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 등을 통해 체내로 배출되어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설탕도 적당히 먹으면 좋으나 과하면 해롭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노화와 숙면을 방해하고 비만과 심혈관 질환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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