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마케팅 4.0, 사람이 곧 자산이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마케팅 4.0, 사람이 곧 자산이다!
  • 김진혁
  • 승인 2023.06.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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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무언가를 구매할 때 논리적으로 판단하기보단 감정이 먼저 결정하고 나중에 그 결정에 논리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홈 쇼핑 건강기구 광고를 보고 있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고 운동할 결심으로 무의식적으로 구매한다. 그러나 막상 제품이 집에 도착하고 나서는 방구석에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는 인간의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더 높은 차원의 욕구가 강해지기에 이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케팅 1.0: 제품 중심, 저렴한 물건이 잘 팔린다. *마케팅 2.0: 소비자 지향, 특정 타킷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상품 *마케팅 3.0: 가치 주도, 고객 자존심을 채워주는 욕구 충족(친환경) *마케팅 4.0: 온라인 오프라인 양쪽에서 고객의 자아실현.

성공적인 마켓이 되기 위해서는 즉흥적, 기존 아이디어에서 벗어난 신개념의 콘셉트기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1983년 이탈리아 여행 중 즐비하게 많은 커피숍이 단순히 커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대화를 즐기는 사교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슐츠는 ‘직장도 아니고 자택도 아닌 제삼의 장소를 제공하는 커피숍’을 미국에도 보급하고 싶었다.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마음만 가졌다면 오늘날의 스타벅스가 없었을 것이다. 커피의 새로운 대화의 문화 창조를 꿈꾼 덕분이다.

텟세이는 일본 JR(동일본 여객철도 주식회사)의 11개 청소회사 중 하나다. 그럼에도 서비스 분야에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요인은?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도 텟세이의 사례를 필수경영교재로 삼았다. 텟세이의 업무는 의욕 없는 직원들이 칙칙한 유니폼을 입고 한여름 에어컨도 없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허겁지겁 뛰어나가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3K(힘들고, 더럽고, 위험하다는 뜻의 일본어 앞글자) 직업이었다. 사고나 클레임이 끊이지 않았던 텟세이가 세계 최고의 토털서비스 기업으로 변한 것은 2005년 환대창조부장으로 취임한 야베 데루오 때문이다. 그는 “직원을 떠받들면 손님 만족으로 이어진다”라는 신념으로 현장직원의 사기와 자부심을 올리는 일에 착수했다.

야베 데루오는 직원들에게 “여러분의 기술이 없으면 신칸센은 움직이지 못한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여러분은 사회라는 강의 상류에서 떠내려와 지금 텟세이라는 강 하류에 도달했습니다. 자신을 비하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청소 아저씨, 아줌마가 아닙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JR 동일본 신칸센을 관리하는 기술자입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신념을 형성한 것이다. 그 결과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직원이 스스로를 우리는 한낱 청소부’라는 의식에서 벗어나 ‘신칸센과 신칸센을 타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여행의 추억을 파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사람은 데이터나 숫자보다 스토리나 의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실험이 있다. 펜실베이니대학 데버러 소몰 교수는 학생 159명을 대상으로 스토리를 제시하고 어느 쪽이 더 많이 기부하는지 조사했다. 설문에 참가한 사람에게는 5달러와 흰 봉투에 기부해 줄 것을 호소하는 편지를 넣었다. 편지내용은 (1)통계를 제시한 후 기부를 부탁한다. 말라위에서는 식량 부족 탓에 300만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2)스토리를 제시한 후, 기부를 부탁한다. 편지내용은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해주신 돈은 아프리카의 말리 공화국에 사는 7살짜리 여자아이 로키아 양을 돕는 데 사용됩니다. 그는 가난으로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3)통계와 스토리를 둘 다 제시한 후, 기부를 부탁한다. 각 그룹의 결과 (1)그룹의 평균 기부액은 1.14달러 (2)는 2.38달러 (3)일 때는 1.43달러다. (2)의 편지를 읽은 그룹이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것이다.

AI 발전으로 점차 사람이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 훌륭한 경영이란 조직을 감성과 사랑이 풍성하게 하고 사람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곧 경영 그 자체다. “사람이 곧 자산이다.” 기발한 아이디어, 최첨단 마케팅 이론, 잘 짜인 조직시스템은 기업의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혁신경영이란 이름으로 종종 과다한 액세서리에 관심을 빼앗기지 않는 지 점검해보자. 경영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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