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세상 누구와도 연결되는 좁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세상 누구와도 연결되는 좁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 김진혁
  • 승인 2022.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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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세상은 넓고도 좁다. “우리나라는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다.” 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좁은 땅덩어리에 만나야 할 인연이면 어디든 만난다.

“세계인은 6명만 거치면 모두 친구가 된다.”는 미국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 6단계 법칙이 있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진이 내놓은 6단계 법칙은 TV 토크쇼에 출연한 베이컨이 실제로 검증했다. 당시 베이컨은 “가까운 사람 2~4명만 연결하면 웬만한 할리우드 배우는 모두 연결 된다”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2007년 미국 스탠퍼드대 쥬어 레스코벡(Jure Leskovec) 교수 연구팀은 2억4천만명이 오가는 MSN 인스턴트 메시지 대화 300만개를 조사한 결과 중간 매개인 경로 길이는 평균 6.6으로 확인했다. 트위터 조사 결과는 평균 경로 길이가 더 짧은 4.67이다. 2016년 페이스북은 자사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당시 전 세계 16억명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3.57단계를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얽힌 우리나라의 경로가 더 짧아 3.6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살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3~4명을 거치면 모두 알고 지낼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의 한 신문에 좁은 세상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당시 조사에 응했던 사람 중의 대략 70%는 우연히 지인이 겹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고, 약 20%의 사람들은 자주 지인이 겹치는 사람들을 만난다고 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은 1967년 자신의 실험에 참가한 198명의 네브래스카 주민에게 편지 한 통씩을 보냈다. 편지의 내용은 “직장은 보스턴에 있고, 집은 매사추세츠주 샤론에 있는 증권 중개인(목표 인물)에게 편지를 전달한다. 직접 우편으로 부쳐서는 안 되고 자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 중 목표 인물과 친분이 있을 만한 사람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다시 같은 방식으로 그 편지를 부쳤는데 당시 대략 2억명이라는 미국 인구를 감안할 때 최대 6단계 내에 모든 편지가 전달되었다. 밀그램의 실험 결과는 우리 사회가 예상보다 좁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 네트워크(Social Network) 이론에 따르면 우연한 관계적 기회가 행운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한 두 번은 체험하게 된다.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마크 그래노베터(Mark Granovetter) 교수는 「약한 연결의 힘(The strength of weak ties)」 논문에서 행운은 평소 잘 아는 강한 관계가 아닌 약한 관계에서 나오는 것을 증명했다. 취업의 도움이 필요할 때 친한 친구 가족의 도움 받기보다는 몇 번 만났거나 평소 연락도 친하지 않았던 약한 관계에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자리를 소개한 사람의 경우 일주일에 2번 이상 만난 친한 사이가 17%, 1년에 한 번 이상 만난 사이가 5%였던 반면,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사이가 무려 27%였다.

입소문이나 루머, 유행, 가짜 뉴스 등은 순식간에 퍼지고, 관계의 네트워크는 단순히 정보 전달의 경로를 넘어서는 효과도 발휘된다. 상식적으로 비만은 전염성 질환이 될 수 없지만 만약 당신의 친한 친구가 비만이라면 앞으로 2–4년 내에 당신의 체중이 늘어날 가능성은 45% 높아진다. 친구의 친구가 비만이라면 20%,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이라면 10%가량 살이 찔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관계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식습관의 경우에도 당신이 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친하다면 자주 고기를 먹게 될 것이다.

행복의 제1 조건은 ‘관계’다. 일상의 행복을 높이려면 날마다 찾아오는 선택과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 아이처럼 편견 없이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만나는 대상의 폭과 횟수를 늘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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