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COP26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전기로’
[페로칼럼] COP26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전기로’
  • 정하영
  • 승인 2021.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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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10월 31일부터 열리고 있는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철강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그 이행 기간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이번 COP26에서 약 200개국 대표단은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탄소 중립방안을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은 탄소 중립(Net Zero) 달성시점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은 중국으로 2019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1억톤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11%인 57억톤, 인도와 EU가 6.6%, 6.4%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1850년 산업화 이후 올해까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약 2조5천억톤으로 미국이 누적 배출량 5091억톤으로 총량 중 20.3%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중국은 2845억톤으로 11.4%, 3위 러시아는 1722억톤으로 6.9%, 4위 브라질은 4.5%를 차지했다. 한국은 20위로 총량 중 비율은 1% 이하다.

이번 회의에 탄소 감축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할 중국, 러시아, 브라질 정상이 불참해 회의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부 감축목표치였던 26.3%보다 무려 13.7%p 대폭 높인 목표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7억2760만톤인데 그 중 40%인 2억9100만톤을 2030년까지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탄소 감축 목표 수치 자체는 기준연도 대비 40%로 미국이나 EU와 비교 시 작다. 영국은 1990년 대비 2035년까지 68%, 일본은 2013년 대비 2035년 46%를 감축목표로 제시했다. 미국은 205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캐나다는 2005년 대비 2030년까지 40~45%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연평균 감축 속도를 고려하면 한국의 목표는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매우 빠르다. 2030년까지 연평균 감축률의 경우 한국은 4.17%다 미국의 영국의 2.81%, 일본 3.56%, 캐나다 3.36%, EU 1.98%로 우리보다 낮다.

이로 인해 한국의 산업계는 정부의 과도한 감축목표를 우려하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단체는 NDC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생산설비 신증설 중단, 생산설비 해외이전, 고용감소 등 국가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지적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경우 세계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7%(한국은 1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우선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협약이 발표됐다. 의장국 영국이 11월 2일 발표한 ‘글래스고 브레이크스루 아젠다’ 협약에 따르면 철강과 수소, 전력, 교통, 농업 등 온실가스 다배출 부문을 2030년까지 청정 기술로 빠르게 전환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철강 부문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 모든 지역에서 탄소 배출량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철강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더불어 2030년까지 청정 기술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리 정부도 NDC 발표 내용 중 철강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해 기존 고로(용광로)를 전기로로 대체할 것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탄소계 공정 자체를 수소환원제철로 100%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환경 단체인 기후솔루선은 물론 세계자연기금 일본지부, 호주보존재단 등 세계 1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COP26에 맞춰 각국 정부에 “철강산업의 탈탄소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탈탄소 및 저탄소 철강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그런 철강에 대한 대한 수요를 끌어낼 조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철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화하기 위해서는 고로나 전기로 등 기존 공정을 수소환원제철로 대체해야 하나 세계 철강업계는 이의 상용화가 2050년은 되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철강산업의 탈탄소를 위한 중간 단계로 고로-전로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1/4 수준인 전기로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세계철강협회(WSA) 등의 통계자료를 보면 1990년 세계 조강 생산량 중 전기로강 비중은 27.5%였으나 2020년에는 26.3%로 나타났다. 30년 동안 조강 생산량은 약 2.4배 증가했으나 전기로 비중은 오히려 1.2%p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생산성, 비용 등의 측면에서 증설을 주도했던 고로-전로 공법이 향후 전기로 공법으로 급속히 대체, 증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기로 철원(鐵源)으로 기존의 철스크랩(고철) 외에 철광석을 활용하는 DRI+전기로 공법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전기로 증설을 더욱 촉진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세계 전체 고로-전로강 13억7400만톤의 70.5%인 9억6800만톤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전기로 증설 동향이 세계 전기로 비중 추이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전기로 위주의 치환증설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긍정적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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