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사‧연구 기능 확충이 절실하다
[사설] 조사‧연구 기능 확충이 절실하다
  • 정하영
  • 승인 2021.12.01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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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철스크랩 연구기관인 SRR(Steel Recycling Research)이 인도 철강산업과 철스크랩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조사, 발표했다.

인도 철강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여타 국가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확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2020년대 후반에는 현재의 3배 가까운 3억톤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양적 성장을 위해 여전히 고로-전로에 집중해 있다. 여타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로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한 풍부한 철광석 등을 바탕으로 직접환원철(DRI)가 주요 철원(鐵源) 역할을 하고 있어 철스크랩의 중요성과 수요증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에 현재 14억톤을 상회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철강축적량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발생량이 크게 증가해 수출국 전환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무엇보다 현재 조강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유도로, 소형 아크전기로에 대한 구조조정이 쉽지 않고 국가적인 별다른 움직임도 없어 상당기간 비슷한 생산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사설 연구기관인 SRR은 그동안 일본은 물론 해외 철강 및 철스크랩 시장에 대한 조사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이를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계가 이를 활용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 철강업계 및 정부, 관련기관들의 이러한 노력과 활용은 부러울 정도다. 특히 우리의 한국철강협회와 비슷한 일본철강연맹의 조사연구, 분석 기능은 막강하다. 조사 분석 요원만 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철강연맹이 2000년대 중반 세계적 증설이 진행될 때, 조사, 발표했던 ‘전 세계 철강설비 국가별, 품목별 증설 현황 및 전망’ 자료는 방대한 양과 정확성 면에서 상당한 수준이었다. 그들의 조사연구 및 보고서 작성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2009년 이후에 공식적인 발표를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자신들의 노력으로 마련한 유용한 정보를 해외 경쟁자들과 공유하지 않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만큼 전략 수립을 위해 유효한 정보의 확보와 활용은 치명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의 경제성장이 시작될 즈음 중국에 대한 정보력에서 독일과 일본이 언급되었던 적이 있다. 독일은 이를 잘 활용해 제조업, 특히 4차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도가 그 어느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역시 정보력이 그 근간이 되었을 것이다.

일개 사설 연구기관부터 일본철강연맹에 이르기까지 철강 부문에서 일본의 정보 수집과 분석, 연구를 보면서 과연 우리는 어떠한지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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