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포스코 지배구조 개선, 반드시 이뤄져야
[페로칼럼] 포스코 지배구조 개선, 반드시 이뤄져야
  • 정하영
  • 승인 2021.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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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중장기 경영전략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유망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철강 중심 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부연했다.

포스코가 지배구조 개선을 검토했던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몇 차례 검토해 왔던 사안이지만 최종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포스코의 지배구조 개선은 실로 2000년 민영화 이후 가장 큰 사안이다. 자산 기준 국내 6대 그룹사로서 세계 최고의 철강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민영화 시의 시장 반응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또 일부 언론과 증권가에서는 기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또 1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유사한 사례 등 물적 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가능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철강의 미래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도가 그 근본 원인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혹 이번 지배구조 개선 결정 및 발표 과정에서 미흡한 점은 없었는가 확인해 보고 향후 진행에 만전을 기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무엇보다 지주사 전환에 대한 내외부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비전은 자체로서의 중요성도 있지만 내부 종사자들의 이해와 공동의 목표 인식이 중요하다. 공동 목표에 대한 구성원의 노력과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고 그것이 비전 달성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 요인 중 하나다.

또 외부 관계자들과의 소통도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필요성 인정과 신뢰로 연결되게 된다. 포스코가 현재 주주가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회사의 상장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보다 더 필요성과 과정, 그리고 성과에 대한 이해를 구해야 했다고 판단되는 일이다.

비근한 사례로 포스코 유일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REX를 예로들 수 있다. HyREX는 세계 철강사 중 유일하게 성공한 용융환원제철 기술인 FINEX의 구성 기술 중 하나인 유동로에서의 수소 환원기술이 핵심이다. 용융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실패한 다른 철강사들은 아예 이 방법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대부분 샤프트로(DRI+전기로) 방식의 수소환원제철법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유동로에서 수소환원 비율을 20~3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가장 효율적이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지난 9월 국제 수소환원제철 포럼(HylS 2021)을 개최하고 HyLEX를 세계 철강사들에 소개하고 공동개발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철강사들의 참여는 아직이다.

포스코가 향후 철강산업의 경쟁력, 아니 생존을 좌우할 수소환원제철법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업 가치는 충분히 제고되어야 할 일이다. 또 세계 철강사들이 HyLEX 기술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면 포스코가 이를 주도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포스코 HyLEX 기술에 대한 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와 소통를 통해 그 가치 및 우수성 인식 제고가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포스코의 이번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형식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철강사업과 신사업에서의 투자와 성과를 이뤄가야 한다. 진정 지주회사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부디 철강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성장사업의 사업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포스코가 균형 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하고 2030년 기업가치 3배 확대를 위해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이번 지주회사 체제로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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