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디테일의 힘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디테일의 힘
  • 김진혁
  • 승인 2023.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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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듯 해야 한다. 양념과 불의 세기가 적당해야 한다. 초조한 마음에 물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살이 모두 부서지고 만다. 세심함과 신중함이 필수적이다.” _장자(莊子, 송나라 사상가)

디테일의 본래 의미는 작고 덜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무한경쟁 시대에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기에 디테일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라는 속담도 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큰일도 이룰 수 있다.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큰 것보다는 작고 세심한 디테일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뭔가 잘되는 회사는 특별한 것을 잘해서가 아니라, 작은 무언가 하나로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 면접시험 장소에 종이뭉치가 떨어져 있었다. 면접에 신경을 쓰느라 아무도 휴지를 줍는 면접자가 없었다. 한 사람만이 이를 발견하고 주웠다.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환영합니다.” 종이뭉치를 주웠던 사람은 당연히 합격이 되었고, 몇 년 후에 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작은 것이 위대한 제국을 건설한다.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 디즈니, 성공 전략은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라”로 아주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디즈니랜드의 회전목마가 5센티미터 어긋났다는 이유로 재설치하고, 일 년에 한 번 있는 축제를 위해 십 년 동안 나무를 자르기도 한다. 게다가 완벽해 보이는 것이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21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전략가.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보고서』중에서“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이 무엇인가?” 참신한 아이디어? 뜨거운 열정? 원대한 비전? 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사이의 차이는 아이디어의 차이가 아니다. 사실 개인의 지능과 체력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본적인 것은 누구나 다 갖추고 있기에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업무 하나하나를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된다.

233년의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스은행이 1995년 2월 26일 파산을 공식 발표했다. 270억파운드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공룡은행이 닉슨이라는 28세의 풋내기 청년 손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거래와 결산을 분리한다”는 기본적인 경영의 상식을 무시한 결과이다. 100년에 걸쳐 노키아, 모토로라와 함께 세계 통신시장을 삼분해온 에릭슨은 ‘T28’이라는 제품에서 발견된 작은 문제점을 외면하다가 중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이 모두가 디테일을 소홀히 한 대가였다.

국민 전체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는 정부의 공공서비스와 인프라 시설 역시 아주 작은 결함과 부주의로도 엄청난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연소 최고경영자, 경영의 달인인 잭 웰치는 손수 편지를 써서 직원들에게 건네는 디테일한 관리로 유명하다.

이처럼 디테일은 인생과 경영의 성패를 결정한다. 망해가던 JR큐슈철도회사는 고객이 경험할 체험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감동을 주는 디테일 경영으로 일류 기업이 되었다. 일본의 소니와 JVC가 VTR 시장에서 표준경쟁을 벌였을 때 두 업체의 기술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두 업체가 생산한 VTR의 차이점은 JVC 제품이 2시간짜리인데 비해 소니의 것은 1시간짜리다. 하지만 이 작은 차이로 인해 소니는 시장에서 밀려나야 했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의 디테일이 개선될 경우 소비자에게는 1%의 편리함을 증대시켜줄 뿐이지만, 시장점유율에서는 이 1%의 편리함이 몇 배의 차이를 가져온다. 1% 디테일의 우세가 100% 상품 선택을 가져온다. 유명 브랜드 폴로는 바느질을 할 때 1인치에 반드시 여덟 땀을 떠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맥도널드에서는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가 구워진 후 20분 내에 판매되어야 하며 20분이 지나도 판매되지 않은 고기는 모두 폐기하도록 규정한다.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독일의 미스반 데어 로에는 이런 말을 했다. “신은 언제나 디테일 속에 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설계라도 디테일한 부분이 잘못되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라는 속담처럼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대범한 일에만 신경을 썼고, 작은 일에는 소홀히 여겼다. 그 결과 철근 없는 아파트가 버젓이 건설되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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