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불안을 이기기 최선의 방법, ‘나의 목소리 듣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불안을 이기기 최선의 방법, ‘나의 목소리 듣기’
  • 김진혁
  • 승인 2023.09.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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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평생직장’이란 말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산업지형도 바뀌어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정규직의 고용도 불안해졌다. 모 조사에 의하면 근로자 10명 중 7명 정도가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 말고 '직업인‘이 되어야 하는 시대다.

오늘날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 연령은 50대 초중반이다. 평균 수명이 늘었음에도 직장 불안감이 높아진 이유는 비대면 시장의 성장,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AI 대체 업무의 확산, 상시 구조조정 관행 등을 꼽는다. 미국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는 전체 미국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2%가 AI로 인해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직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우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본래 인간은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이다. 건강 악화, 일을 제대로 못 할 것 같은 불안, 사건 사고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성공적인 은퇴라 하더라도 후반기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사회 단절, 경제 불안, 부모와 배우자 사망, 질병과 노화 등 부정적인 사건 등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왜 익숙한 삶에서 불안할까? 첫째,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공동체 일환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고, 남들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유기적인 존재다.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타인과 관계를 통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둘째, 인간의 가치를 밀어내는 수많은 광고와 물질주의의 욕구로 우리의 실체는 훼손되었고, 소비의 도구로 전락하였다. 돈이면 모든 것이 가능한 자본주의의 병폐에 갇힌 것이다. 셋째, 남과의 비교 의식하는 속물근성이다. 탐욕과 야망, 부와 권력을 추구하고 명성을 얻고자 하는 사랑의 결핍이다. 불안을 이기는 전략은? 불안을 이해하고 성공체험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기, 몸과 마음의 균형 잡기,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 모든 삶이 불안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무의식중 자신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메시지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Affirmation(암시 인정)이라 부른다. 자신을 격려하고 긍정하는 잠재의식을 움직여 실제 행동으로 옮길 때 자유를 얻는다. 나의 목소리를 듣고, 희망 사항을 현실로 이끄는 가시화된 마음 메시지를 실행시키는 것 말이다.

로마제국이라는 불안정한 세계에 살았던 황제이자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칭찬받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모욕을 당했다고 괴로워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을 파악하라고 권한다.” 즉 “다른 사람들이 나를 경멸하는가? 경멸하라고 해라. 나는 경멸을 받을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도록 조심할 뿐이다.”

영국의 사회운동가 존 러스킨은 다른 이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이는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에 경외감을 갖는 사람이다. 잘못된 사회적 통념들을 재인식하라는 말이다. 정치 철학자 루소 또한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했음에도 서로 사랑하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자족하는 삶을 살았다고 강조한다.

19세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보헤미안 가운데 한 사람인 헨리 소로우의 삶은 외적으로는 평범하지만, 내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부르주아지에 물질적으로 빈약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풍족한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작은 것이라고 기대하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음의 근육이 요구된다. 단순히 보이는 현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영혼과 인간 내면에 뿌리를 둔 심리적 각성이다. 더 가져 완벽해지리라는 생각은 이미 더 가졌음에도 비참할 수밖에 없다는 증거다.

자신의 성품이나 업적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받지 말자. 성공과 실패의 질서를 거부한다기보다는 지혜를 통한 과정을 재구성하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기 이전에 내가 나로서 먼저 당당히 서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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