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평범을 비범함으로 이끄는 통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평범을 비범함으로 이끄는 통찰
  • 김진혁
  • 승인 2023.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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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경영위기 돌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시장, 제품, 고객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읽어 내는 통찰이다. 통찰은 사물이나 현상을 환히 꿰뚫어 보는 능력, 특정 대상을 보편적인 시각 이외에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통찰을 누구나 갖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일상에서도 요구되는 역량이다. 아이디어를 얻고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실행에 옮기는 통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피카소는 입체파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로서 20세기 예술 전반에 혁명을 일으켜서 미술사의 흐름을 바꿨다. 그가 새로운 기법을 탐구한 이유는 사진의 등장으로 화가의 밥줄이 끊어질지 모르는 염려를 타파하기 위한 통찰의 힘이라고 전해진다.

1971년 현대중공업은 조선소 건설을 위해 당시 영국의 바클레이은행으로부터 4,300만달러(약 510억)에 이르는 차관도입을 협의하고 있었다. 은행 측은 현대의 조선 능력과 기술 수준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등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낙담하지 않았고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한화 지폐를 꺼내 보이며 “한국은 16세기에 철갑선을 만들었다. 영국보다 무려 300년이나 빠르다. 산업화가 늦어서 아이디어가 녹슬었을 뿐, 한번 시작하면 잠재력이 분출돼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조선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정 회장의 개척정신과 의지 그리고 통찰력 덕분에 대형 유조선 2척을 발주하여 국내 최초의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건설의 닻을 올릴 수 있었다.

사업가나 리더들은 반드시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사업이란 것이 언제 어떻게 망할지도, 반대로 언제 어떻게 대박 낼지도 모른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을 기억하자.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지 노력에 달려 있지 않다. 리스크와 비전을 아우르는 통찰력이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닌가?

실제로 삼성 이건희 회장은 최고경영자의 업무 본질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즉 쉽게 보이지 않는 위기와 비전을 보고 해결책을 내는 것이 CEO의 일이다.

한국 침대산업의 개척자로 불리는 고 안유수 회장은 1963년, “세상에 없던 시장을 개척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29세 나이에 서울 금호동에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설립했다. 에이스침대는 숱한 시행착오와 ‘내용성 시험’ 덕분에 한국인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 시기 에이스침대의 유명한 광고 캐치프레이즈인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도 선보였다. 우리나라 침대 산업의 역사를 이룬 에이스침대를 만든 건 최초와 최고를 향한 굳은 신념과 도전정신이다.

LG전자는 속옷, 아이 옷 등 민감한 의류와 일반 빨래를 구분해서 세탁한다는 고객의 불편을 파악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빨래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분리세탁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놓았다. ‘듀얼 세탁기’는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탁 문화를 만들었다.

코닥은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했지만, 내부 반발로 제품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파산의 길로 나갔다. 반면 후지필름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필림 사업에서 헬스케어 , 평면디스플레이재료, 화장품, 제약분야로 진출하여 약진하고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최초의 시디룸 멀티미디어 백과사전을 생산했지만, 자신의 상품을 디스크에 넣는 것을 거부한 외판원들에 의해 한계에 직면했다. 그 결과 종이책 출판이 244년 만에 중단되었다.

이 모두 이전에 히트 쳤던 사업 모델일지라도 함정에 빠지는 ‘이카루스의 역설’에 해당된다. 혁신적인 통찰력만이 미래 기업의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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