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이케아 효과, 어린 왕자와 함께 떠나는 인생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이케아 효과, 어린 왕자와 함께 떠나는 인생
  • 김진혁
  • 승인 2023.10.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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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성경책 다음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4천만 부가 팔린 생텍쥐페리(1900~1944)의 소설에는 아름다운 시적 은유와 서정적인 문장으로 삶에 대한 성찰, 사랑, 공존, 평화 등 울림 있는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소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나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앙투안은 매일 어린 왕자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고 그의 섬세한 감성도 알게 되었다. 어린 왕자와 앙투안은 서로의 느낌이 깊이 통하는 우정을 나누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서로에게 선물이 된 소중한 만남을 간직한다. 또한 어린 왕자는 자신의 행성을 떠나서 다시 돌아가기까지 여행 중에 만났던 사건이나 보아뱀, 조종사, 사막여우, 상인, 장미꽃 등을 통해서 스스로 깨닫고 배우며 성숙해졌다.

동화 같고 단순해 보이는 소설 같지만 《어린 왕자》에 담긴 의미는 깊고 심오하다. 소설 속에 나오는 여우는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지닌 인물을 상징한다. 여우와의 만남을 통해 어린왕자는 자기 별에 있던 장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그 유명한 ‘여우’의 명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정작 만나는 사람들 누구도 딱히 그를 왕자로 소중히 여기고 존대하지 않는다.

이 소설에서 추구하는 진정한 삶이란 우주에 홀로 떨어진 개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과 그리고 자연과 서로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인간은 고립되어서는 살 수 없고 상호관계로 맺어진 매듭이요 거미줄과 그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직장에서 근무할 때 서로 이야기해야 한다. “내 친구가 되어줘, 난 무척 외로워”,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직장은 홀로 맞서면서도 친구와 성벽을 쌓는 공동체이다.

심리학에는 ‘이케아 효과(IKEA effect)’라는 이론이 있다. 마이클 노튼(Michel Norton)과 댄 애리얼리(Dan Ariely)가 실험을 통해 주장한 이론으로, 소비자들이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함으로써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얻게 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즉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조립할 때, 더 많은 애정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아마 물건을 완성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일 것이다. 저렴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전략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선택할 경우 다른 기업들은 구매한 가구를 배달 · 조립 서비스까지 해준다. 반면 이케아의 서비스는 다소 불편하지만 저렴하다는 장점과 구입자가 스스로 심리적 만족도를 높인다.

하버드 대학의 노튼과 듀크 대학의 애리얼리 교수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종이접기를 시키고 완성한 작품을 경매에 붙이도록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높은 값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자신이 낙찰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사람들이 직접 만든 무언가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인간관계 역시 다르지 않다.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업무 효율화와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줄 때 사랑이 생긴다. 만약 상대방에게 무관심하고 만남마저 귀찮아한다면, 어떻게 사랑이 샘솟겠는가?

직장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승진과 돈벌이에만 급급하여,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고 주변 동료들을 돌아보지 않거나, 타인의 마음과 애정을 무시한다면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아니다.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에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싶어 하며 전문성과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직장생활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 입사할 때의 관계는 유지되지 못하고, 짜증과 불평이 잦아지는 게 아닐까?

나를 살리고 주변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 부드러운 말투와 먼저 베푼다. 남에게 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준다. 배려, 칭찬과 자신의 마음을 먼저 보여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공통관심사를 찾고 신뢰와 친절을 선물할 때 행복한 관계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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