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 칼럼] 탄소중립 추진, 보다 실효적으로 빠르게
[페로 칼럼] 탄소중립 추진, 보다 실효적으로 빠르게
  • 정하영
  • 승인 2023.05.12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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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강 탄소중립과 관련한 국제 NGO 관계자들이 국내에서 워크숍을 갖고 우리 철강사를 방문했다는 소문이다. 일체의 언론보도는 물론 활동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영국의 NGO인 더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이들이 주축이 돼 2020년 12월 1일 발족한 스틸제로(Steel Zero) 관계자들이 주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틸제로는 덴마크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회사인 오스테드와 호주 건설사 레이튼그룹, 주요 자동차사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속속 참여기업들이 늘어나는 중이다.

스틸제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 강재를 100%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한국 방문 목적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경종의 의미도 포함되지 않았나 추정된다.

실제로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건설, 전력, 자동차사 등 전 세계 주요 철강 수요기업들은 이미 저탄소 철강재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특히 일본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기후변화 대응에 2조달러를 투자하는 등 미국 정부가 적극적 대응으로 선회하자 즉각 실질적인 탄소중립 체제를 구축, 실행에 나서고 있다.

철강 등 소재산업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여당은 ‘소재산업 탈탄소 전략’을 마련하고 탈탄소 투자에 대한 강력한 세금 우대와 지원 정책을 수립했다. 특히 2조엔의 탈탄소 기금을 마련했으며 추가 확충을 추진 중이다.

비슷한 시기인 2020년 10월 각각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던 우리나라와 일본이지만 정책과 실행방안 마련에서는 우리를 앞서가고 있으며 철강업계 역시 탄소중립 및 저탄소 철강재 생산을 서둘러 성과를 낳고 있다. 고베제강, 일본제철 등 고로3사는 이산화탄소 삭감 효과를 특정 강재에 할당하는 ‘매스균형’ 방식을 통해 탄소중립 및 저탄소 강재를 생산해 이미 판매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특수강, 전기로 제강사들도 적극적으로 탄소중립강재 생산,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통가공업계, 철스크랩업계까지 탈탄소화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등 극히 일부 대형 철강사 외에는 아직도 탄소중립에 대해 ‘먼나라 이야기’나 ‘강 건너 불’ 정도로 여기는 철강사, 유통가공업체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및 지원방안 역시 상대적으로 너무나 미약하고 느리다. 새로운 인식과 빠른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탄소중립이 기회가 아니라 진정 큰 장벽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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