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속도감 있는 R&D 추진이 절실하다
[사설] 정부의 속도감 있는 R&D 추진이 절실하다
  • 정하영
  • 승인 2022.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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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X 공정을 활용한 수소환원 기술과 HyREX  (출처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FINEX 공정을 활용한 수소환원 기술과 HyREX (출처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

현재 철강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둔화로 세계경제는 불안하기만 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화된 공급망 혼란은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압박하고 있다.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확장을 서두르는 한편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보호무역주의와 수입규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탄소중립 추진 등 ESG경영은 큰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EU 등 선진국들은 ‘탄소중립’ 기제를 활용해 자국 시장을 지키고 간접적으로 신흥개도국들의 추격을 억제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원천적 배경이 무엇이던 간에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은 철강사들에게는 현실적인, 피해갈 수 없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철강산업의 세계적인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협의하는 다자간 협상기구인 ‘철강글로벌포럼(GFSEC)’ 역시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광범위한 차원에서 같은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하튼 이러한 경영환경 변화 속에 철강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 강화가 해답이다.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경영 효율성, 친환경, 고부가치화, 글로벌화로 집약된다.

그 저변에는 수요 변화를 선도하는 고기능‧고부가 기술과 제품 개발, 상용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술‧제품 개발과 실용화에는 적지 않은 투자비와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 단순히 철강 자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요산업과 연원료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생태계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 진행이 필수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특히 탄소중립의 경우에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과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 또 그린(Green) 수소, 에너지와 같이 사회적 SOC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것을 계획하고 주도할 수 있는 것은 정부뿐이다.

철강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대표적 사안인 수소환원제철법 기술개발의 경우를 살펴보자. EU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비교적 일찍 시작했던 우리가 지금은 일본보다도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EU에 비해 무려 5~8년 지연되었다고 추정한다. 주된 원인은 정부 사업지원 결정방식인 예타사업 심의와 진행이 지연된 탓이다.

보다 더 적극적이고 속도감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이 요구되는 이유다. 수소환원제철법의 경우 우리가 도전 중인 HyREX는 세계 유일의 성공 용융환원제철법인 FINEX의 유동환원로 기술이 모태다. 이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의 고유 개발역량이다. 따라서 FINEX 개발과 상용화 과정 중 축적된 설계, 조업, 정비, 설비공급 능력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선도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번 정부의 철강산업 기술개발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지원, 중재 역할, 그리고 속도감 있는 진행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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