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스크랩 산업, 경쟁력 제고 제대로 추진해야
[사설] 철스크랩 산업, 경쟁력 제고 제대로 추진해야
  • 정하영
  • 승인 2022.11.01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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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연원료 중장기 전망  (출처 철강보 '21.12월호)
철강 연원료 중장기 전망 (출처 철강보 '21.12월호)

전 세계 철강사들의 철원(鐵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수소환원제철법 개발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가 1차 목적이지만, 철강업계로서는 철강 연원료(燃原料)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미 역시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철원 확보 움직임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일반탄과 분광석 사용을 자유롭게 하는 기술적 진보다. 포스코가 유일하게 성공한 용융환원제철법이 바로 그것이다. 용융환원제철법의 유동환원로가 수소환원제철법의 하나인 HyREX의 핵심 공정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된다.

두 번째는 철광석의 펠릿(Pellet)화로 사용 철광석의 유연성 확보와 운송효율 극대화로 철원의 경제성을 추구한다. 최근 펠릿과 DRI(Direct Reduction Iron) 설비 투자가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DRI는 환원제로 천연가스(LNG)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수소환원으로 Shaft형 수소환원제철법의 앞 공정을 구성하게 된다.

세 번째가 순환자원인 철스크랩(고철) 사용량 확대다. 수소환원제철법 개발과 상용화는 긴 시간과 많은 투자비를 요구한다. 특히 SOC 차원에서의 그린 에너지(전력 등) 공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적으로 탄소 배출량 삭감을 위해 철스크랩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대안이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전기로(EAF)의 탄소 배출량은 고로(BF) 대비 1/4에 불과하다. 고로-전로의 전기로 대체가 대세다.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전 지역에서 전기로 신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고로-전로에도 철스크랩 투입량이 확대되고 있다. 또 전기로에서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강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전기로의 강종 제한을 해소함으로써 보다 더 폭넓은 활용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철스크랩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세계 각국은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기존 철스크랩 발생량 확충과 유통가공시스템 정비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110억톤에 달하는 축적량을 기반으로 유통가공시스템 확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가공유통센터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 수도 급격히 늘어나 올해 580여개를 훌쩍 넘어섰다. 빠르게 전국적인 철스크랩 가공유통시스템 확립과 공급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상황을 보면 정부와 업계도 철스크랩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폐기물로 분류하던 것을 비로소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철자원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하고 제대로 산업화 육성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우리의 최근 자급률은 80%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일본의 예를 보면 80%를 넘어서면서 철스크랩 수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각국의 철스크랩 확보경쟁 속에 보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단순히 자원유출이라는 이유로 수출을 막는 것은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없다. 철스크랩 산업의 특성과 수급 상황을 품목별로 보다 세밀히 분석하고 이에 부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향후 수요는 고급스크랩에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저급스크랩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유통가공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철스크랩업체들의 대형화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철스크랩의 특성상 무엇보다 수급안정이 필요하다. 수급 완충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조합과 같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또 향후 저급스크랩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수출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수출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일본의 관동/관서철원협회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과거에도 철스크랩산업 육성과 수급, 가격안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철스크랩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보다 더 국가적 시각과 산업 측면에서 진정 철스크랩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변화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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