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스크랩, 폐기물에서 순환자원으로
[사설] 철스크랩, 폐기물에서 순환자원으로
  • 정하영
  • 승인 2022.09.01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로의 친환경성 (자료 :  Material Economics, The Circular Economy)
전기로의 친환경성 (자료 : Material Economics, The Circular Economy)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철스크랩(고철)의 가치는 재평가 받고 있다. 고효율 고로의 조강 톤당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1.9톤인 반면 전기로는 0.4톤에 불과하다. 세계 각국에서 전기로 신증설과 고로 치환(置換)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철스크랩 수요는 이미 급증하고 있으며 거래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철광석이나 원료탄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철스크랩은 강세를 보일 정도다. 세계 각국이 철스크랩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자원 무기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수입 환경악화는 물론 수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고급스크랩의 경우 더욱 빨리, 더욱 심각하게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전기로 증설과 치환 투자와 함께 철스크랩 처리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 M&A 등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중국은 100억톤을 넘는 축적량을 바탕으로 국내 발생량을 늘리고 효율화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철스크랩 가공업 진입 기준’을 만족한 기업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78개사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84개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의 철스크랩 가공유통 시스템 확립을 위한 정책 덕분이다. 철스크랩 스마트공장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일본은 일본제철이 세토나이제철소 히로하타지구에 전기로를 신설했고 최근에는 JFE스틸이 서일본제철소 구라시키 제2고로(내용적 4100㎥)를 2028년까지 300톤급 대형 전기로로 치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최초의 고로 치환 결정이다. 고로/전로에의 철스크랩 투입량 확대 등 일본 역시 철스크랩 사용량 급증이 확실하다. 이에 환경성은 최근 10년 후 금속재활용 처리능력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로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하는 등 정부의 정책, 지원 역시 다각도로 치밀하게 진행 중이다. 더불어 철스크랩 업체와 철강사와 상사들 역시 철스크랩 유통가공 처리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은 최근 환경부가 철스크랩(고철)과 폐유리 등을 즉시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환경규제 혁신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지금까지 철스크랩을 폐기물로 분류해 각종 규제로 일관했던 정부 정책의 변화가 비로소 현실화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까지 한국은 전기로 조강 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철스크랩 유통가공 등 처리능력 확충과 효율화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왔다. 이제 철스크랩 산업을 효율화하고 육성하지 않으면 세계적 철스크랩 수요 급증과 수출 축소에 무방비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업계와 정부가 철스크랩 현황 정리 및 DB구축, 산업생태계 강화 방안을 도출해 왔고 각종 제도 개선과 철스크랩 공급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산업부가 10월경 철스크랩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못 기대가 되는 일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