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중국 고철 수입개방 '초읽기'…수요예측 불가 '지각변동' 예고
[이슈해설] 중국 고철 수입개방 '초읽기'…수요예측 불가 '지각변동' 예고
  • 김종혁
  • 승인 2020.10.16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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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로타임즈DB
사진=페로타임즈DB

중국이 2021년 글로벌 철스크랩(고철)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2019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지 3년만이다.

중국 국가표준위원회(National Standard Formation Committee)는 13일 재활용 원자재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고철 수입에 대한 새로운 기준(메뉴얼)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정보표준화연구소에 따르면 새로운 수입 매뉴얼은 중국에서 늘어나고 있는 고철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중국 전역의 고품질 고철을 분류하고 규제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연내 수입 기준이 확정되면 중국은 내년부터 고철 수입을 본격화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고철 수입 개방 왜?

중국은 2019년부터 고철 수입을 사실상 금지했다. 정확히는 월별 수입 허가제를 실시하고, 물량을 할당했다. 9월 할당량은 2610톤에 불과했다. 1~9월 2만3100톤이었다.

중국 정부는 무분별한 수입, 특히 저급 고철 수입에 따른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이처럼 수입을 제한한 것이다. 이는 중국 내 고철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늘어나는 고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나타났다.

중국금속가공협회(Camu)는 올해 3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수입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5월에는 중국강철공업협회 허원보 회장까지 나서 “철광석 대체 원료로서의 고철 수집과 활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가 표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달 중국금속정보표준화연구소(CMISI)는 고철 수입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MISI는 고철 가공업체, 무역업체, 금융기관 등의 관계자들에게 수입 개방을 위한 지지를 촉구했다.

중국 수입 규모 예측 불가

중국의 고철 발생량은 2억2000만 톤으로 추정된다. 고철 분류 등의 표준도 정립되지 않아 활용도는 더 떨어진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중국의 설비는 고로가 90%, 전기로가 10%다. 연간 조강생산량을 10억 톤으로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고로 9억 톤, 전기로 1억 톤씩이다.

고로 수요는 1억5000만 톤(고철 투입 15% 가정), 전기로는 수율에 따라 1억 톤을 웃돈다.

특해 중국 정부는 전기로 비중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공업정보화부는 작년 9월 ’전기로 제강 발전 지도 의견‘을 발표, 제14차 5개년 계획 마지막 해인 2025년에 전체 조강 생산량에서 전기로 조강이 차지하는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럴 경우 전기로 수요만 2억 톤을 웃돌게 된다.

2021년 아시아 고철수요 폭증

당장 내년부터 아시아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중국은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기 직전인 2018년 연간 134만 톤의 고철을 수입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고철 구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베트남 등 철강사들은 이미 급격한 증설 추세에 따라 고철 수요를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일본산 가격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 시장에 다시 들어오면 각 지역 철강사들의 구매 경쟁은 치열해지고, 특히 근거리인 일본산 조달이 빠듯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일본산 수입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환경규제 등으로 고품질 고철을 수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 대형모선의 경우 고철 계약시 등급을 고품위에서 저품위까지 구성하고 있어 적합지 않다”면서 “일본은 등급별 구매가 가능하고, 중국과 근거리여서 2000톤 정도의 소량 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제강사 수입처 다변화 필수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물론 대한제강 등 철근메이커들의 수입 비중이 달라질 것이란 견해다. 동남아에 이어 중국까지 가세한 일본산 수입 경쟁에 나설 경우 고가(高價) 수입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수입 가격은 국내 제강사에 비해 최소 10달러 이상 20달러의 격차로 높다. 중국은 내수 가격이 해외 시세를 더 크게 웃돈다. 중국 밀(mill)들의 고철 구매 가격은 2600위안에서 2700위안을 웃돌고 있다. 2600위안을 평균치로 볼 때 최소 390달러에 이른다. 일본 H2의 베트남향 오퍼 가격인 CFR 톤당 300달러(FOB 2만8000엔)와 비교하면 90달러나 높다.

국내 제강사들은 미국 혹은 3국산 고철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일본산 가격 상승 과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등급별 가격 격차는 더 확대되는 등 이원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환경규제에 따라 고품위 고철, 즉 생철, 중량을 중심으로 수입에 나설 전망이다. 동남아, 또 국내 제강사 역시 고품위 고철 수요가 더 강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경량 등급은 저평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등급간 격차가 무한대로 확대될 수 없는 만큼, 고품위 고철이 저품위 가격을 지지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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