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어느덧 어른, 당신은 꼰대인가, 멘토인가?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어느덧 어른, 당신은 꼰대인가, 멘토인가?
  • 김진혁
  • 승인 2024.03.14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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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상반된 생각일지라도 보는 시각을 바꾸면 미세한 차이가 된다. 꼰대와 멘토, 성공과 실패, 이기고 지는 것, 사랑과 미움도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자만과 자신감, 지혜로움과 어리석음 역시 간극이 크지 않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의 자서전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에서 관리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자신감, 새로운 생각과 도전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세대 간 갈등과 소통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원인 중 으뜸은 꼰대에 관한 상반된 생각이다.

‘꼰대’라는 말의 어원은 다양하다. 번데기의 사투리로 전남과 경상도 지역에서는 ‘꼰대기’, ‘꼰데기’라고 부르던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늙은이’라는 의미로 늙은이에 대한 은어, 또는 선생님을 지칭하는 학생들의 은어로 종종 사용되어 왔다.

다른 하나의 어원은 일제강점기 때 프랑스 말 백작(Comte: 콩테)의 일본식 발음이다. 당시 친일파들이 백작, 자작 같은 작위를 받으면서 스스로를 ‘콩테’라고 자랑스럽게 불렀는데 이를 비웃는 사람들이 콩테를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라고 했다는 것으로 나름 설득력이 있다.

하여튼 페이스북에서 꼰대는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면서 거드름을 피우는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나이 많은 사람’을 꼬집는 은어다. 꼰대는 나이(연륜), 직위, 경험을 내세워 젊은 사람들이나 부하들을 무시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면서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포함한다.

그런데 나이 들었다고 다 꼰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젊은 층에도 꼰대가 의외로 많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꼰대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6%는 ‘젊은 꼰대’가 많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나이 많은 꼰대보다 젊은 꼰대가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는 응답도 전체 46.2%에 달했다.

M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의 직장 내 갈등으로 ‘젊꼰’을 꼽는다. M세대인 초급 간부들과 Z세대인 신입사원 간 가치충돌로 M세대는 ‘젊은 꼰대’로 불린다. M세대와 Z세대는 ▲재택근무와 출·퇴근 등 근무 형태 ▲근무시간 ▲노동강도 ▲협업과 동기부여 등 실제 업무와 관련된 문제들을 두고 주로 충돌한다.

직장에서 스스로 객관적 관찰을 못하고, 상대방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소통이 힘든 사람을 보통 꼰대라 부른다. 나이가 들수록, 세대와의 단절이 심해질수록 이 현상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객관적인 피드백을 어디서, 누구한테 들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건 그 피드백을 전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다. 세대 차이를 넘어 세대갈등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이와 무관한 “늙꼰 가니 젊꼰 온다”라는 꼰대 질량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요새 어른이 사라졌다고 한다. 신체적 나이를 떠나서 굴곡진 삶이지만 자기 일에 책임을 지고 후배들에게 값진 경험을 전달하는 어른이 없다는 의미이다.

통상 꼰대는 나이 많은 사람들을 매도하고 비하하는 의미로 훨씬 많이 사용되고 싫어한다. 반면 멘토(Mentor)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하고 조언해 주는 스승, 선생의 의미로 선호한다. 꼰대와 멘토의 결정적 차이를 다음 질문에서 찾아본다. “충고할 때 상대방의 성장과 성공을 바라는 조언인가 아니면? 당신을 과시하고 가르치려는 일방적으로 쏟아 내는 말인가” 물론 둘 다 충고를 하지만 멘토는 남이 요청하면 하고, 꼰대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멘토는 미래를 중시하고 상대방의 발전 위주로 이야기하지만 꼰대는 “나 때는 말이야...” 식으로 과거에 집착한다. 멘토는 상대방을 칭찬하면서 실력으로 이야기하고 겸손하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태도를 보인다. 꼰대는 지위, 나이, 경험을 바탕으로 권위주의적으로 말하고, 얕보는 태도를 보이거나, 명령조 말이나 폭언을 자주하고, 가르치려든다. 멘토는 자신의 실패사례도 이야기하지만 꼰대는 왕년의 신화와 경험을 과장한다. 멘토는 장점을 찾는 것에 집중하지만, 꼰대는 단점을 고치는 데 초점을 둔다.

멘토는 맞춤 처방하지만, 꼰대는 일반적 처방을 한다. 멘토는 실행을 강조하지만 꼰대는 말로만 헷갈리게 한다. 멘토는 상대편 외모나 행동 지적은 삼가고, 공(公)과 사(私)를 구별한다. 꼰대는 구분이 불분명하다. 멘토는 연고주의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공헌을 중시한다. 반면 꼰대는 개인 중심적이고 연고를 중시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속담처럼, 꼰대 잡으려다 정말 필요한 멘토까지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꼰대의 가장 큰 착각은 자신을 멘토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멘토가 되어 남이 요청할 때만 충고를 해주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하자. 미래 비전과 실패 사례까지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용기가 멘토의 자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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