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아창원특수강, '데이터로 일하는 문화' 전환…DT·AI 교육 성과
[인터뷰] 세아창원특수강, '데이터로 일하는 문화' 전환…DT·AI 교육 성과
  • 정현준
  • 승인 2023.12.22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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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반 업무 및 의사결정 시스템 정착 목표
추진팀 DT과제·교육운영 데이터플랫폼 구축 활동
회사에 맞는 교육 통해 직원 이해도와 효과 제고
교육진행시 회사환경에 맞는 전략수립 필요 당부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각 기업들은 엔지니어링 영역뿐 아니라 마케팅, 상품 개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업무에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 개념과 실제 적용 방법이 모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철강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한국철강협회에서는 정부 지원사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한국비철금속협회와 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과 함께 금속(철강·비철)기업을 위한 Metal-DX/AI 융합 교육과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페로타임즈는 디지털전환 시대를 맞아 철강기업 혁신의 모범 사례이자 이정표가 될 선진사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사진 왼쪽부터 세아창원특수강 DT추진팀 서석준 사원, 강진우 팀장.
사진 왼쪽부터 세아창원특수강 DT추진팀 서석준 사원, 강진우 팀장.

◆ 인터뷰 : 세아창원특수강 DT추진팀 강진우 팀장, 서석준 사원

 

세아그룹이 지난 2018년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서면서 세아창원특수강 DT(디지털 전환) 추진팀이 창설됐다. DT 추진팀은 DT 과제의 발굴·기획·실행, 데이터 플랫폼 구축, DT 교육 개발 운영 등 크게 세 가지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7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세아창원특수강에서 DT 추진팀 관계자를 만났다. 첫 질문으로 DT 및 AI 교육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물었다. DT 추진팀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데이터로 일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꿀 것이냐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답했다.

이어서 올해 AI 교육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DT 추진팀 측은 “사내 및 철강 관련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내용이 교육 커리큘럼에 반영되다 보니 직원들이 실습 동안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와 교육 효과 함께 올라가게 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DT 추진팀 관계자는 “앞서 교육을 듣기 전에는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을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몰라 데이터 분석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다”며 “회사에 맞는 교육 수강 이후에는 직원들이 데이터로 일하는 것을 경험하는 동시에 데이터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데이터 기반 업무 경험이 회사 전반에 자연스러운 문화로 형성해 간다면 데이터 기반 투명한 의사 결정 시스템이 더욱더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Metal-DX/AI 융합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세아창원특수강 임직원(사진=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Metal-DX/AI 융합교육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세아창원특수강 임직원(사진=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

아울러 기업 내 DT 및 AI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DT 추진팀 관계자는 “DT 실행에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전제조건은 현장 중심”이라며 “현업 부서와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과제들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철강기업의 디지털 전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세아창원특수강 DT추진팀 담당자로서 철강업계 다른 기업 담당자에 교육을 추천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은지 물었다. DT추진팀 관계자는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한 DT 교육 전략을 수립할 때는 각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여러 전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데이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때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추고 저항감을 최소화해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각 회사의 환경에 맞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세아창원특수강 DT 추진팀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전문

1. DT 및 AI 교육을 선택한 이유, 배경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아창원특수강 디지털 전환(DT) 추진팀은 DT 과제의 발굴·기획·실행, 데이터 플랫폼 구축, DT 교육 개발 운영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업에서 엔지니어들이나 오퍼레이터들이 데이터를 쓸 줄 모른다면 전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현업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데이터로 일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꿀 것이냐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교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흔히들 ‘데이터 기반의 일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데이터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는 데이터를 읽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해독하는 능력을 ‘데이터 리터러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은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과정을 개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활용해 의사 결정에까지 적용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는 중입니다.

2. 철강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그동안의 AI 교육들을 들어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저희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공통된 데이터를 통해 실습교육이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교육생들이 강사님을 따라 코드를 만들고 내용을 들은 다음 이를 본인들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고 할 때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내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했고, 이런 내용들이 교육 커리큘럼에 반영되다 보니 직원들이 실습 동안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고 교육의 효과 또한 함께 올라가게 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3. 회사 차원의 관심과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 이후 인식의 변화가 있나요? 또 앞으로 DT/AI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으로 생각하나요?

직원들이 교육을 듣기 전에는 데이터 분석을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몰라 데이터 분석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 부합하는 Metal-DX/AI 교육 수강 이후에는 직원들이 ‘업무 활용과 직무수행능력 향상 기대’, ‘업무 효율 및 업무성과 향상’ 등의 반응으로 높은 만족률을 보였습니다. 또 엔지니어 개개인이 기존 업무 방식으로 그동안 풀지 못했던 현업의 문제들을 데이터를 활용해 해결함으로써 데이터로 일하는 것을 경험하는 동시에 데이터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것이 큰 변화라고 봅니다. 특히 자신감을 얻은 직원들이 스스로 개별학습을 통해 스페셜리스트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업무 경험이 확산·심화되고, 회사 전반에 자연스러운 문화로 형성해 간다면 앞으로 데이터 기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더욱더 정착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4. 교육과정 수료 인원 중 DT, AI, 데이터 분석 등 적용된 사례가 있나요?

세아창원특수강은 엔지니어들이 데이터로 일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엔지니어 개인이 현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데이터를 통해 풀어볼 수 있도록 데이터 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경진대회는 매년 4월에 시작해 12월에 완료하는 1년 단위 장기 프로젝트로 지난 2019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회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경진대회 전체 참가자 12명 중 5명이 Metal-DX/AI 교육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실제 현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했고, 12월 중 최종 발표회 때 평가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경진대회 초기에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 활용 및 분석을 통해 현업에 활용하여 업무개선 및 원가절감, 품질혁신 등의 성과를 창출해나가고 있습니다.

5. 세아창원특수강의 디지털전환 단계는 어느 수준으로 보고 계신가요?

세아홀딩스의 DT 전략 운영모델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공장(Visible Factory) ▲예측 가능한 공장(Predictive Factory) ▲완벽 지능형 제어공장(Perfect Factory) 순입니다. 현재 세아창원특수강은 데이터를 수집·연결·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Dataforge)을 구축해 제조현장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현실과 동일한 데이터로 상태를 관리하고 실물관리가 되기 위한 한눈에 보이는 공장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동시에 데이터 기반의 품질을 해석하고 AI 예측 및 최적화 알고리즘을 탑재하는 등 2단계인 예측 가능한 공장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6. AI는 공정, 품질, 지원 등 어느 분야에 적용하고 있나요?

원가절감 분야에서는 단가와 성분 품위를 고려해 최적의 합금철 투입량을 산정하거나 가열로 장입 편성에 있어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최적 편성 등 적용되고 있습니다. 품질 분야에서는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식별하기 위해 AI 모델링 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7. 조직이나 인적 구성에도 영향이 있었나요? 현재 CDS 인력과 DS 인력의 인원은?

DT 추진팀은 ‘3M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습니다. 3M은 데이터 활용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만든 저희만의 교육 전략으로, More Accessible(누구나 부담없이 데이터 활용 가능) More Suitable(우리에게 맞는 교육 맞춤화) More Advanced(데이터 분석 전문가 역량 증대) 등 영어 앞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엔지니어의 절반 이상 수준에 해당되는 인원이 데이터로 일하는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에 따라 DT 교육 커리큘럼도 CDS 과정과 데이터사이언티스트(DS) 과정 교육 트랙을 구분해 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데이터 분석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8. 전사의 인력이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사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술로는 데이터 플랫폼인 ‘데이터 포지(Dataforge)’를 통해 공정·설비·품질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및 분석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형 압연 가열품질과 에너지 원단위, 탄소 저감을 목적으로 관리 기준을 선정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또 3 제강 히트(Heat) 별 조업실적 모니터링을 통해 기존 작업조·강종·기간별 조업실적을 엑셀로 수기 관리했던 것을 대시보드 형태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주문부터 생산까지 각 부서에 일일이 물어가며 확인해야 했던 제품 관리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축했고, 환경팀에서 통합 환경 허가사업장 기록·보존 의무 이행 업무의 대시보드화를 통해 기존 한 달에 5일이 소요되는 업무를 월 1시간으로 간소화하는 등 단순·반복 업무를 개선하고 업무를 효율화해 직원들이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9. 앞으로 DT 및 AI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또 이와 관련 현재 검토하는 사안이 있나요?

DT 실행에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전제조건은 ‘현장 중심’입니다. 얼마나 현장 중심으로 접근했는가에 따라 한계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과제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현장의 목소리들을 반영하지 않아 현장과 맞지 않는 과제들은 결국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업 부서와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과제들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현재 과제를 진행하는 방식은 “Small start, Fast Fail”로 이는 ‘작은 규모로 빠르게 시작해보고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며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을 추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세아창원특수강은 철강기업에서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 및 담당 자에게 교육을 추천하신다면 강조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한 DT 교육 전략을 수립할 때는 각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여러 전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육성해 그들이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고, 일반 엔지니어들이 데이터를 이해하고 간단한 것은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수의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를 육성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환경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데이터에 대한 교육을 처음 진행할 때 일반 직원들은 마치 외국어를 처음 배우는 것과 같이 부담감이 상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추고 저항감을 최소화해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며, 각 회사의 환경에 맞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각 설비의 상태와 같이 공장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 화면.(사진=세아창원특수강)
데이터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각 설비의 상태와 같이 공장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대시보드 화면.(사진=세아창원특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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