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아특수금속, 유일의 '티타늄 리사이클링'…특수금속 제조업 저변 확대
[인터뷰] 동아특수금속, 유일의 '티타늄 리사이클링'…특수금속 제조업 저변 확대
  • 김도형
  • 승인 2023.12.01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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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투자 연속 유치…내년 말 이후 IPO(기업공개) 계획
국내 최고 수준 설비…플라즈마 아크멜팅, 진공열처리로
미국과 일본서 수출 확대…국내 제강사 니켈 공급 시작
수입 의존하는 희귀금속 스크랩 재활용해 '선순환' 구축

◆ 노윤경 대표는

1975년생(만48세)

경상대 토목공학과 학·석사

대한금속재료학회 타이타늄 분과위원회 총무간사

2023-2024 대한 금속재료학회 평의원

現 동아특수금속 대표이사

(왼쪽부터)동아특수금속 장재이 부대표, 노윤경 대표.

 

특수금속 소재 국산화

고부가특수금속 리사이클링 기업 동아특수금속이 사업영역을 봉재, 선재, 잉곳 등 제조업까지 넓힐 방침이다. 기존 투자금과 더불어 기업공개(IPO)를 통해 추가적인 자금도 확보할 계획이다.

기자는 지난 23일 동아특수금속의 ‘엔진실’ 함안공장을 방문했다. 최근 신설된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 등 시설과 제품을 살펴보고, 동아특수금속 노윤경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아특수금속(이하 동아)은 2006년 처음 출범해 10여년 간 특수금속 유통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2016년 노윤경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뒤 티타늄과 니켈을 리사이클링하는 기술을 장착했다. 이듬해 포스코에 티타늄 코블(스펀지 대체품) 독점 납품을 시작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낮아 경영이 악화되자 수출에서 활로를 찾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까지 범위를 넓힌 작년에는 수출 비율이 매출의 90%에 달했다. 올해는 국내 제강사에도 니켈을 납품을 시작하면서 수출 비율이 60% 수준으로 줄었으나 내수와 수출 양 측면서 견고한 매출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아특수금속 최다 판매소재 티타늄 코블(스펀지 대체품)

현재 티타늄 등 다양한 특수금속을 리사이클링하는 국내 기업은 당사가 유일하다.

견고한 매출 구조를 기반으로 작년 136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올해 18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동아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작년부터 투자도 연이어 유치하고 있다. 작년 10월 BNW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4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데 이어 최근 스카이워크자산운용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에서 35억 원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민간자금만 총 180억 원 수준이다.(관련기사 :동아특수금속, 시리즈A 브릿지 35億 투자유치)

동아는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에 IPO(기업공개)도 진행할 계획이다. 노윤경 대표는 "각각 다르게 구성된 생산라인을 단일화된 하나의 공장 시설로 만들어 일괄 생산하기 위해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미국, 일본 등 선진 리사이클링 기술을 참고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정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자원부에서는 저리 대출로 52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180억 원 규모의 국책연구사업도 수주해 펀더멘탈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노윤경 대표는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기반으로 빠른 대금 지불이 가능하다"며 "안정적인 스크랩 공급을 위한 구좌업체를 모집 중이다"고 밝혔다.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 전면.

동아는 ‘기술’ 중심의 경영 기치를 세우고 설비에만 200억 원을 투자해 제품 리사이클링부터 주조품 제조에 이르는 벨류체인을 완성했다. 함안공장에 제강 및 합금용 원료를 만드는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 경산공장은 냉간인발 방식의 봉재와 선재 제품 생산시설을 신설했다.

최근 50억 원을 투자해 신설한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 번 합금에 20kg씩 처리가 가능하다. 잉곳 형태로는 1회당 티타늄 기준 560kg, 니켈 기준 980kg을 각각 양산할 수 있다.

특히 ‘플라즈마 토치’를 이용해 온도를 5000도 이상까지 높일 수 있어 고융점 금속의 다양한 스크랩을 빠른 시간 내 용해할 수 있고, 지름 230mm의 잉곳을 최대 3000mm까지 길이로 연속 생산할 수 있어 국내외 관심을 끈다.

노윤경 대표는 "플라즈마 장비를 통해 더욱 다양한 합금처리가 가능해지면서 향후 지르코늄, 나이오븀, 이리듐 등도 취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가공 기술도 확보가 완료되면서 티타늄 봉재, 선재, 잉곳 생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동아특수금속이 제시한 '자원 선순환' 구조

현재 국내에서는 티타늄 선재와 봉재를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반면 산업에서 나온 희귀금속 스크랩들을 재활용 하지 않고 역으로 수출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스크랩이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타이타늄, 이리듐 등 다양한 희귀금속들이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케미칼 단지에서 나오는 '티타늄 메쉬'가 있다.

동아는 이 악순환을 깨고 희귀금속 스크랩을 원소재로 재활용하는 '자원 선순환'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 등 국내 유수의 제강사들에게 특수금속 스크랩을 수급 받아 다시 봉재, 선재 등 원소재로 사용할 수 있게끔 가공해 재납품하는 자원선순환 구조를 제안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티타늄 관련 리사이클링부터 최종 제품 단계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벨류체인을 완성하고 설비를 증설한 상태다.

플라즈마 아크와 더불어 국내 최대 사이즈의 진공열처리로(2400mm x 3600mm)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크기와 소재의 한계로 제품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우주항공·방산 관련 부품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아는 티타늄 주조품 장비를 통해 금속 3D 프린팅용 봉재와 각종 주물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 기자는 노윤경 대표와 함께 특수금속 리사이클링 업계의 현황과 동아의 역할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아특수금속 노윤경 대표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동아특수금속 노윤경 대표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Q. 동아특수금속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아특수금속은 국내 유일 희소금속 리사이클링 기업으로 건식방식을 통해 탄소저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주로 니켈과 티타늄 소재를 가공해 용해가 쉬운 ‘코블’이나 ‘퍽’ 형태로 제강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조품으로 잉곳, 봉재, 선재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도 확보해 소재 재활용부터 제조품까지 아우르는 벨류체인을 구축했습니다.

Q. 티타늄 스크랩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형제분들과 스크랩 사업을 분야별로 하셨습니다. 본인께서는 금과 은, 동 분야인 비철금속 스크랩을 맡았고, 이후 제가 운영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한일합섬 공장 철거에 참여하게 됐는데 여기서 특수금속으로 티타늄과 지르코늄을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 인연으로 니켈과 티타늄 스크랩 유통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후 티타늄 스크랩 절단 과정에서 대형 화재가 난 뒤 티타늄을 파고들었습니다. 당시 학회도 찾아가고 전세계 티타늄 리사이클링 업체들을 다 돌면서 배우고 연구한 것이 현재 동아특수금속의 벨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Q.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있다면?

각종 금속스크랩이 예전에 비해서는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아직 법적인 기반이 너무 약한 상태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스크랩 관련 산업은 거의 대부분 서비스업 산하 ‘31803’이라는 원료재생업 산업 코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이는 스크랩을 매입 및 유통하는 업체는 물론 스크랩에서 필요한 금속을 분리해 제련하는 업체도 같습니다. 스크랩을 서비스업으로 규정하는 나라는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또 해외 사례를 보면 중국은 티타늄 스크랩을 국가전략물자로 규정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티타늄 스크랩에 관세를 최소 20%에서 30%까지 일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출되는 티타늄 스크랩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 국내의 희귀금속 스크랩 다수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국내는 아직까지 스크랩을 ‘자원’이 아니라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케미칼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타이타늄 메쉬도 경매를 통해 폐기물로 반출되는 상황입니다. 이리듐과 지르코늄, 텅스텐이 들어간 스크랩일수록 대부분 해외로 반출되면서 국내 희귀금속 회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스크랩이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라는 인식 확대 및 법제화가 필요하며, 희귀금속 스크랩의 해외 반출 규제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니켈 및 티타늄 스크랩 시장 전망과 그 속에서 동아특수금속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취급하는 니켈 및 티타늄 스크랩은 대부분 방산, 국방, 항공, 의료, 조선 등에서 사용하는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당 시장은 코로나 이후 수요 급증에 힘입어 급격히 팽창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설비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수금속의 스크랩 발생량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세계 ESG 경영 기조에 따라 스크랩 리사이클링의 필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는 스크랩 리사이클링부터 최종 제품까지 일괄 생산하는 방식으로 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로 유출되는 희소금속 스크랩을 리사이클링해 국내 제강사에 공급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핵심 가치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동아특수금속의 중장기 계획이 궁금합니다.

‘자원의 국산화’를 모토로 니켈과 티타늄 사업에 우선 집중할 방침입니다. 특히 최근 제조업으로 턴어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티타늄 선재 및 봉재, 잉곳을 국내서 생산하고자 합니다. 이번 제품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서 유일하게 티타늄 선재와 봉재를 생산하게 됩니다. 실제 해당 생산라인을 경산공장에 구축해 놓은 상태입니다.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에는 IPO(기업공개)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기업공개를 하는 이유는 각각 다르게 구성된 생산라인을 단일화된 하나의 공장 시설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 리사이클링 기술을 참고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정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Q. 새로 도입한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약 50억 원을 투자해 신설한 플라즈마 아크멜팅 장비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 번 합금에 20kg씩 처리가 가능하며, 잉곳을 생산할 때는 티타늄 기준 1회 생산 560kg, 니켈 기준 980kg의 생산량을 자랑합니다.

또 ‘플라즈마 토치’를 이용해 온도를 5000도 이상까지 높일 수 있어 고융점 금속의 다양한 스크랩을 빠른 시간 내 용해할 수 있고, 지름 230mm의 잉곳을 최대 3000mm 길이로 연속 생산할 수 있습니다. 플라즈마 장비를 통해 더욱 다양한 합금처리가 가능해지면서 향후 니켈과 티타늄을 넘어 지르코늄, 나이오븀 등도 취급할 예정입니다.

Q. 동아특수금속 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수금속 리사이클링은 기술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는 다년 간의 개발을 통해 희소금속 리사이클링 기술을 확보했고, 특히 티타늄에 대한 리사이클링 기술을 완성해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과거에도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였지만, 소재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상용화가 쉽지 않았던 희소금속을 약 8여년의 시간에 거쳐 다양하게 시도한 끈기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당사는 이러한 열정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소재 시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많은 기업들과 상생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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