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인전자, 전기차 핵심부품 개발 가속…'철강재도약기술개발' 성과
[인터뷰] 용인전자, 전기차 핵심부품 개발 가속…'철강재도약기술개발' 성과
  • 정현준
  • 승인 2023.11.09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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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설립 후 가전 부품업체로 첫 발
2008년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 업종전환
주력제품 변압기로 완충시간 단축 노력
정부과제 ‘철강재도약기술개발’ 참여 중
내년 10월 코스닥 시장 상장 신청 예정
강희복 용인전자 수석연구원
강희복 용인전자 수석연구원

용인전자가 전기차 핵심부품인 변압기의 개발을 통해 기존 11킬로와트(kW)에서 2배인 22킬로와트(kW)로 충전 용량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15~20분 정도 걸리던 전기차 완충 시간을 10분 내로 단축시키겠다는 목표다. 

용인전자는 2008년 가전제품 부품 공급에서 자동차 쪽 부품 공급으로 사업을 전환한 이후 2019년부터 전기차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생산된 전기차 부품 물량의 약 90%를 수주하는 등 매출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정부과제인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 개발 사업’에 유관기관 및 기업들과 함께 참여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핵심 부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니켈과 철 원료를 현재 각 50%의 비중에서 니켈 비중을 줄여 획기적인 원가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내년 10월 상장을 앞둔 용인전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위기를 기회로, 가전부품에서 자동차부품 사업 전환

용인전자 본사 전경

용인전자는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1977년 설립된 전자부품 전문회사로 주요 생산제품으로는 변압기와 코일, 인덕터 등이다. 이 중 변압기는 전원변환장치의 필수 부품으로 입력 전압을 받아 다른 전압으로 출력하는 역할을 한다.

직원 수는 103명으로 이중 연구 인원이 45명에 달한다. 본사를 비롯해 중국 1곳, 베트남 2곳 등 총 4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장 생산능력은 총 590만PCS다. 현재 베트남의 1공장과 2공장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로 3공장을 짓고 있는 가운데 완공 시 용인전자의 생산능력이 증대될 전망이다.

용인전자는 설립 당시 한국인덕터공업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해 1983년 지금의 용인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가전제품 부품인 자성체들을 제작하고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납품하며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던 중 용인전자는 2005년 주요 고객사였던 삼성전자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동종업계 경쟁사보다 한발 늦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용인전자는 이미 투자가 늦은 것을 깨닫고 가전 쪽으로는 앞으로 힘들다고 판단했다. 당시 다른 업체들은 자동차 쪽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은 가운데 용인전자는 가능성을 내다보고 자동차 부품업체로 사업을 전환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기술 개발과 전기차 수요 증가, 매출 급성장 원동력

LDC 변압기
LDC 변압기

용인전자는 2008년 본격적인 전동화 부품 사업을 시작했지만, 전동화 부품인 LDC(Low DC-DC Converter)용 자성체가 개발되기 전인 2018년까지 10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LDC는 차량의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DC 12V/24V로 변환해 차량 내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강희복 용인전자 수석연구원은 “전동화 부품 핵심기술이 없다보니 자동차 주요 부품이 아닌 보조 부품에 일부 공급하는 수준이었고, 그 당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요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2019년 LDC에 최적화된 자성체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LDC용 변압기가 개발 완료됐다. 같은 시기 전동화로의 전환이 트렌드가 되면서 2019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현재 용인전자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부품 물량의 90% 정도를 납품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출액도 크게 상승했다. 용인전자에 따르면 매출은 2018년 130억 원에서 2019년 182억 원, 2020년 24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도부터 전기차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2021년 420억 원, 지난해 매출은 6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1% 늘었으며, 2018년 대비로는 무려 407.7%나 폭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915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 같다”며 “내년은 1100억 원, 2025년도에는 15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전자의 연간 매출액 추이
용인전자의 연간 매출액 추이

 

중점 사업 2가지, 충전 역량 개발과 니켈 비중 저감 연구

OBC변압기 & PFC 통합 제품
OBC 변압기와 PFC 통합 제품

용인전자는 올해 초 고용량의 OBC(On Board Charger)용 변압기 성능 최적화 개발에 착수했다. OBC는 전기 차량에 탑재돼 외부 AC 전원을 DC로 변환해 차량 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을 한다.

변압기 성능 개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차량에 충전 용량을 기존 11킬로와트(kW)에서 22킬로와트(kW)로 2배로 올린다는 목표다. 해당 기술은 용인전자가 가장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며, 현재까지 50%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급속 충전 시 15분~20분 걸리던 완충 시간을 10분 안쪽으로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강 수석연구원은 “기술이 상용화되면 가솔린차의 주유 속도와 전기차의 충전 속도 간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인전자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정부과제인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 개발 사업’에 유관기관 및 기업들과 함께 참여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기존 니켈과 철 5대5 비중에서 니켈 비중을 줄이는 게 목표다.

OBC 앞단에서 입력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PFC(Power Factor Correction) 코어에는 니켈분말과 철이 들어가는데, 니켈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비싸다. 그래서 니켈 비중은 줄이고 철의 비중을 점차 늘리려는 개발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원가절감으로 회사의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PFC는 긴 송전선로를 지나면서 서로 달라진 전압과 전류의 위상을 최대한 맞춰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전기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강 수석연구원은 “현재 니켈분말과 철의 비율이 각각 5대5로 들어가는데 단기적으로는 니켈 비중을 줄여가는 저감 제품을 연구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포스코 강판 제작 시 발생하는 철강 부산물(철스크랩)을 활용해 니켈없이 철과 기타 성분들만을 재료로 하는 ‘니켈프리’가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 모색 및 내년 하반기 상장 준비

용인전자 본사 및 연구소, 해외 생산공장
용인전자의 본사 및 해외 생산공장

용인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연구·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코스닥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저희 회장님께서 예전에 국내에서부터 기반을 탄탄히 해 1000억 정도의 매출이 나와야 해외 연구소와 지사도 운영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는데 달성하게 돼 진행을 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인 현대모비스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한다고 해서 저희도 진출할 계획이며 이외에 인도, 슬로바키아 등에도 공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전자는 내년 10월 중에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바탕으로 본격 상장 준비에 돌입해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청약 거친 뒤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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