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한국판 미텔슈탄트] 디케이동신 "컬러 명가 만든다"…4CCL '퀀텀점프' 시동
[기획연재-한국판 미텔슈탄트] 디케이동신 "컬러 명가 만든다"…4CCL '퀀텀점프' 시동
  • 정현준
  • 승인 2023.06.14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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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3년여 동안 기업의 변화와 혁신 노력
경영 활동 생산 중심에서 영업 중심으로 변화
원료 구매선 다변화로 소재 조달 탄력적 운용
판매 증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주력
올해 과거 명성 재건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성과에 파격적 보상으로 직원 역량 강화 모색

철강산업은 '탄소중립과 친환경'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기에 마주했다. 그리고 불확실성의 시대. 영원한 1등도 영원한 꼴찌도 없다는 말을 다시 체감할 수 있는 이 때다. 기업들은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또 다른 생존의 시대를 열어야만 하는 숙명을 안았다. 철강산업은 소위 '만들면 팔리는' 고성장 시기를 거쳐 이제는 '누구나 만들고, 만들어도 팔 수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철강 대기업 중심의 성장은 이제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철강 분야에서 글로벌 '톱' 반열에 오른 이후 수소, 이차전지 등을 대표로 하는 미래형 소재, 재료 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바로 옆 중국만 봐도 13차,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특수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전문 기업과 연관 산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특구를 조성하는데 애초부터 공을 들였다. 철강 선진국의 사례는 이제 한국의 벤치마크로서 의미가 있다. 특징은 대량 생산체제에서 특정 분야의 특수 소재를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독일의 '미텔슈탄트(강소기업)'는 전체 산업을 견고히 하는 뿌리와 같다. 미텔슈탄트는 전체 90%에 이른다. 산업생태계의 핵심이다. 페로타임즈는 창간 5년차를 맞아 한국 철강산업의 변화를 주인공이 될 '한국판 미텔슈탄트'를 발굴, 연중 기획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임동규 디케이동신(DK동신) 대표이사
임동규 디케이동신(DK동신) 대표이사

◆ 인터뷰 : 임동규 디케이동신(DK동신) 대표이사

국내 철강업계 주요 기업 중 한 곳에서 평사원으로 시작해 부사장까지 승진. 이후 동종업계 다른 기업 현직 대표이사로 재직 중. 해당 인물의 심플하지만 화려한 이력이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유니온스틸(현 동국제강)에 입사해 동국제강 냉연사업본부장(부사장)의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의 얘기다. 그러던 그는 지난 2020년 2월 동국제강 부사장에서 디케이동신(DK동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철강업계 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주인공은 임동규 대표이사다.

디케이동신은 가전용 컬러강판 선두주자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자 했다. 그에 부합하는 인물로 임동규 대표가 낙점됐다. 그런데 임 대표가 취임한 해에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맞았다. 임 대표는 힘든 상황 가운데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회사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당시 '과거 명성의 재건과 도약'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디케이동신 대표실에서 임 대표를 만났다. 첫 질문으로 대표로 취임해 경영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과 주목할 성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임 대표는 물음에 세 가지로 답했다. 먼저, 회사 경영 활동을 생산 중심에서 영업 중심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원료 구매선 일변화에서 다변화로의 변경을 이뤄낸 점을 얘기했다. 마지막으로는 전체 판매량 증대와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주력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성과에 대해 임 대표는 우선, 영업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기업에 맞는 조직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원료 구매선 다변화로 공급업체를 다양하게 바꿔 저가 소재의 조달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고부가가치 중심 차별화 전략과 생산 라인 풀가동으로 취임 초기 대비 판매량 40% 증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 대표에게 회사가 향후 어떤 기업으로 인식되기를 희망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임 대표는 "수요 업계 종사자들이 디케이동신을 실력도 있고 정성도 다하는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로 떠올리기를 바란다"라며 "우리 회사가 가전용 컬러강판만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오해하는데 건재 쪽 컬러강판도 균형 있게 생산하는 회사다"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취임 후 3년 동안 이 같은 인식을 바꾸려 노력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올해를 재건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철강 기업들이 인재 육성에 관심이 높은 반면에 직원 채용은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 임 대표는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에서는 조직의 역할보다 개인의 역량과 역할이 크다"라며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를 설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성과에 따라 직원에게 최고경영자(CEO)보다 고액의 연봉을 주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아래는 임동규 디케이동신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전문

Q1. 2020년 디케이동신의 대표이사를 맡으신 지 올해로 4년 차입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는 지난 2020년에 저희 회사에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취임 후 과거의 가전 컬러강판 선두 주자라는 명성을 재건하고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3년 가까이 구성원들의 의식 개혁을 시작으로 조직을 재정비했습니다. 그리고 개혁 수준의 업무 방식 변화와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 등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과제를 마치고 싶었지만 아직은 다소 미흡한 점이 있어 아쉽습니다. 그동안 많은 부분에서 변화와 혁신을 했지만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제 올해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이뤄내려고 합니다.

Q2. 지난 3년 동안 경영에 가장 중점에 뒀던 부분과 주목할 성과를 꼽으신다면?

첫째로 회사의 경영 활동을 생산 중심에서 영업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는 것입니다. 생산은 물론 회사의 모든 조직에서 영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둘째는 원료 구매선 다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특정 업체 위주로 소재를 구매해오던 방식이었습니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소재를 공급받아 구매선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탄력적으로 운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전체 판매량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프린트, 라미나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했습니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차별화 전략 확대와 동시에 생산라인을 전부 가동했습니다. 원가 절감 노력 덕분에 전체 판매량이 부임 초기 대비 35~40%나 증가했습니다.

Q3. 코로나19 시기를 비교적 잘 견뎌오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률 면에서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면서 큰 폭으로 떨어진 배경에 말씀해 주신다면? 또 올해 1분기 상황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영업이익률 하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때 침수 피해였습니다. 원자재 및 제품들의 상당량이 침수되면서 재처리(선별과 건조) 비용 증가와 생산 손실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침수 제품의 감가 판매로 인한 손실이 예상보다 컸습니다. 두 번째는 지난해 4분기 제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가의 원자재 및 제품 재고 평가손이 크게 반영되었습니다. 가격 급락 시점에서 세밀한 기존 재고 관리에 실패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언급했던 악재들이 올 1분기 경영실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분기 후폭풍으로 올 1, 2월까지는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3월 이후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다시 흑자 경영으로 전환됐습니다. 현재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Q4. 올해 철강, 특히 컬러강판 업황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연간 전체 실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수요의 관점에서 현재 전방 수요산업이 바닥 국면에 도달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악화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의 관점에서 수요 부진과 국제 가격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국내 가격은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희 회사는 올해를 ‘재건과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지나온 3년은 코로나19 등 외부의 환경 변화로 인해 경영 성과가 좌우됐습니다. 올해부터 저성장·저수익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진짜 실력으로 경쟁하고 생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각과 신선한 방식으로 시장과의 접점을 높여 가려고 합니다.

Q5. 컬러강판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변화 트렌드와 이슈는 무엇으로 보시나요?

‘다품종 소량화’의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전 컬러강판은 철강업의 속성상 예전부터 그래왔습니다. 이제는 건재 컬러강판 시장도 다품종 소량화의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슈라면 지금은 그 기세가 미약하지만 컬러강판 생산 업체 중에서 방화문을 직접 제작 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와 건축자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철제 가구 시장으로 진출하려 하는 등 자가 소재를 활용한 전방 산업 진출의 경향을 보이는 점입니다. 이러한 다각화는 철강업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Q6. 올해 역점을 두는 분야나 진행 중인 투자, 연구개발 등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하드웨어 쪽 투자는 기존 설비의 성능 향상과 안전장치 강화에 한정하려 합니다. 대신에 연구 인력의 보강과 실무자들의 업무 역량 강화 등 내부 인재 육성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리고 저가 소재 조달·조업 기술 향상·해외 판매 네트워크 강화·연구 개발 역량 강화 등 우리 회사만의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Q7. 디케이동신의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을 생산과 내수와 수출 등 관련해 말씀해 주신다면?

먼저, 중장기적으로는 No.4 CCL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장 부지는 지난해에 매입해서 준비를 마쳤습니다. 재무적으로는 자금 조달이 가능한 시점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신규 투자라기보다는 기존 No.1 CCL의 노후화에 따른 대체 라인의 성격이 강합니다. No.4 CCL가 완료되면 월 생산량 2만톤, 연 매출액 5000억 정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견급 컬러강판 전문 회사로서 시장에서 지위를 가져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내수와 수출, 가전과 건재의 판매 비중은 기본적으로 각각 50대 50 비율로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입니다.

Q8. 냉연 단압 업체나 강관사 등에서 국산 열연 소재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재 가격이나 수급 측면에서 혹시 어려움은 없으신지?

현재 회사는 강판의 사용 용도에 따라 국내외 다양한 공급처에서 소재를 구매를 하고 있어서 소재 확보와 관련해 애로사항은 없습니다. 가격 또한 적정선에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급선을 한 곳에서 여러 군데로 변경하면서 초기에는 공장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교정해서 사용하는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소재든지 잘 사용하고 있고 구매를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소재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저희가 교정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선에서도 안심하고 공급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Q9. 글로벌 이슈인 탄소중립과 ESG 경영과 관련한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

중간 소재를 구매하다 보니 회사가 현재 동참할 수 있는 탄소 중립 관련 활동은 수출에 필요한 자격 획득 정도입니다. 에너지 비용 절감과 환경보호 강화를 위한 법정 준수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화합물 배출의 감소가 가능한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Q10. 철강 분야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인재 육성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직원 채용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재 육성과 처우 등 인재 관리에 관해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도 외부에서의 경력 인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의 부도 이력과 불안정한 경영 환경 등 업계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시간이 다소 걸릴지라도 신입사원을 수시로 채용해 육성을 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 특성상 조직의 역할보다는 개인의 역량과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파격적인 개인 인센티브제를 설계 중에 있고 내년부터 이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Q11. 끝으로 대표님께서 가지고 계신 소신이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

철강업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첫째로 '사장처럼 일하기'입니다. 본인이 꿈꿔왔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회사에 입사해 다녀야 한다면 사장처럼 생각하고 사장처럼 실행하라고 얘기하죠. 그러면 일에 대한 관점이 달라집니다. 둘째는 '판단이 옳은지 고민될 때 그 결정이 후배들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하기'입니다. 후배들의 이익에 부합하다 보면 결국에 회사의 이익에도 부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회사를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배움에 힘쓰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늘 본인의 능력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라고 주문합니다. 개인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고, 개개인의 유능함이 바로 회사의 경쟁력이 되는 이치에서죠.

얼마 전에 페로타임즈 신문에 실린 김진혁 대표의 '자신의 연봉을 올리는 8가지 방법'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퇴직을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글에 매우 공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철강업계 후배들이 이 글을 기회가 될 때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케이동신 포항공장 3라인 내부사진
디케이동신 3라인(No.3 CCL) 내부 사진

 

임동규 대표이사 프로필

-1961년생

-인하대학교 법학과

-1988. 03 유니온스틸 입사(기획관리실 기획과)

-1997. 01 유니온스틸 과장(수출부 냉연수출팀)

-2004. 05 유니온스틸 차장(중국 광주사무소장)

-2009. 02 유니온스틸 부장(가전영업팀장)

-2010. 12 유니온스틸 이사(국내영업담당)

-2011. 12 유니온스틸 이사(국내칼라영업담당)

-2012. 12 유니온스틸 상무(본사 칼라영업담당)

-2013. 09 유니온스틸 상무(본사 마케팅 총괄)

-2015. 01 동국제강 상무(냉연사업본부 칼라영업담당)

-2015. 07 동국제강 상무(냉연사업본부장)

-2015. 12 동국제강 전무(냉연사업본부장)

-2017. 12 동국제강 부사장(냉연사업본부장)

-2018. 07 동국제강 부사장(영업본부장)

-2020. 02~현재 디케이동신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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