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이야기] 탈탄소화 거점 '말레이시아'…JFE스틸 행보에 주목
[나병철의 철강이야기] 탈탄소화 거점 '말레이시아'…JFE스틸 행보에 주목
  • 나병철
  • 승인 2023.06.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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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문제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철강업계서는 단기적으로 철스크랩 사용량을 확대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되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활용(CCUS)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를 활용하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수소 환원제철’ 프로세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대응 방안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투입할 ‘그린 수소’를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말레이시아가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일본 JFE스틸은 일본에서 말레이시아로 이어지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관련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축하기 위해서 일본 내외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일본 내에서는 관련 가치사슬의 업스트림(Up stream) 개발회사인 자펙스(Japex), 엔지니어링 회사인 JGS 및 해운회사인 케이라인(K-Line) 등과 초기 계약을 체결 중에 있다. 제철소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 수집하여 이를 액화하여 말레이이시아로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 탐색과 이에 필요한 시설 및 소요자금 규모 등에 대한 검토를 추진하는 것이 계약의 핵심 내용이다.

JFE스틸이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Petronas)사와의 협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나머지 회사인 JGS, 케이라인 등이 2022년부터 말레이사아의 페트로나스와 관련 기술 검토 및 최적 부지 물색 등의 분야에서 제휴를 추진 중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인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투입할 ‘그린 수소’의 확보와 관련하여서도 말레이시아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아방 조하리(Abang Johari) 총리의 발표에 따르면 사라왁주의 빈툴루(Bintulu) 지역에서 추진 중인 두 가지의 ‘그린 수소’ 프로젝트(H₂biscus 및 H₂ornbil)가 이미 타당성조사 단계를 넘어서 2027년부터는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H₂biscus'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은 2024년 1/4분기, 'H₂ornbil' 프로젝트 투자 결정은 2025년 2/4분기에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2027년에는 상업 운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H₂biscus' 프로젝트는 수력발전을 통해서 연간 20만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중 7천톤만 말레이사아 내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암모니아 형태로 가공하여 한국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및 롯데케미칼이 'H₂biscu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H₂ornbil' 프로젝트에는 일본 회사인 에네오스(Eneos)와 스미토모(Sumitomo)가 참여하고 있는데, 역시 수력발전을 통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한 후에 MCH(메틸사이클로헥산)로 가공하여 일본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최대 화두인 탈탄소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가치사슬’ 구축의 적지로 말레이시아가 부상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린 수소’의 조달 시장으로 그동안 중동, 북아프리카, 남미 등이 주목을 받아 왔는데, 예상외로 말레이시아의 관련 프로젝트가 글로벌 철강업계의 주요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은 우리나라 철강업계의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방안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참여 중인 관련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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