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광석 'Major Value Chain' 확장에 대비해야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광석 'Major Value Chain' 확장에 대비해야
  • 나병철
  • 승인 2023.12.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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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문제의 극복과 새로운 비즈니스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철강산업을 둘러싼 전후방 산업의 Value Chain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유럽 자동차업계 등 전방산업계에서는 ‘그린 스틸(저탄소 철강재)’ 확보를 매개로 유럽의 선두 철강회사들과 비즈니스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는 별개로 후방산업계인 글로벌 철광석 메이저(Major) 광산기업들의 최근 벨류체인(Value Chain) 확장 행보 또한 향후 글로벌 철강산업의 판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 최대 철광석 기업인 발레(Vale)는 저탄소 철광석 가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Mega Hub’를 중동 국가에 건설하는 공사를 2024년부터 개시하여 첫 번째 허브를 2027년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레는 작년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오만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HBI 등 철광석 가공 제품이 중동 시장 및 수출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발레가 ‘Mega Hub’ 건설에 얼마를 어디에 먼저 투자할 것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1차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철광석 농축 시설/HBI 공장 건설 및 현지 파트너들과의 물류 인프라 구축 공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발레는 인도 철강 그룹인 에사르(Essar)와 사우디아라비아 내 GSA(Green Steel Arabia) 프로젝트에 철광석 가공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파트너십 구축 의향서에 서명했다. 이는 중동 ‘Mega Hub’에서 생산할 제품에 대한 첫 번째 ‘Off-take’ 공급 예비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발레는 에사르의 직접환원철 생산에 필요한 연간 400만톤 규모의 철광석 가공제품(펠릿 또는 HBI)을 공급할 계획이다.

HBI는 사우디아라비아의 ‘Mega Hub’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펠릿은 오만이나 브라질에서 생산,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인도 에사르의 중동 프로젝트는 최초의 ‘Green Steel’ 이니셔티브를 목표로 45억 달러를 투자하여 사우디아라비아 라으쓰 알 카이르(Ras Al Khair) 지역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여 2027년 가동할 예정인데, 500만톤 규모의 직접환원철(DRI), 400만톤 열간압연, 100만톤 냉간 압연, 아연도금 및 주석도금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호주의 리오틴토는 스웨덴의 H₂Green Steel(H₂GS)과 직접환원철용 철광석 펠릿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리오틴토는 H₂GS의 ‘그린 스틸’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 펠릿을 자회사인 캐나다 IOC사로부터 스웨덴의 보덴 제철소로 공급할 예정이다.

그 밖에 호주의 FMG(Fortescue Metals Group)사는 철광석 가공 분야 뿐 아니라 수소 및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주요 Player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FMG사는 최근 철광석 가공 시험 공장 및 녹색 수소 생산/액화 공장 건설 사업 관련 3개의 프로젝트를 호주와 미국에서 추진하는데 필요한 7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확정하였다.

이러한 글로벌 철광석 메이저들의 움직임은 기존의 철강산업 벨류체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 동안 철강산업은 철광석 및 원료탄 등을 구매해서 원료 처리-제선-제강-압연-표면처리라는 가공 공정을 거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으나 이제는 상공정 처리의 상당 부분을 원료 회사에 넘겨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수소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하여도 가동에 필요한 철광석 및 수소 등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격 교섭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파급 영향 및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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