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이야기] 실감나는 철강산업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
[나병철의 철강이야기] 실감나는 철강산업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
  • 나병철
  • 승인 2023.05.30 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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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업계 '탄소중립' 달성 목표 '전력투구'
美 뉴코어 친환경 전력 공급 위해 소형 SMR 확보
바이오매스 '블랙 펠릿' PCI탄 등 고로 대체 연료
전기로 친환경 전력 연료 치환…환경적 부담 낮춰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철강산업계가 ‘탄소 중립’ 목표달성을 위해서 전력투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두 가지의 뉴스가 발표되어 글로벌 철강산업의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있으며, 과연 그 활동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첫 번째 뉴스는 미국 뉴코어사가 제철소 전기로에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는데 필요한 소형 모듈식원자로(SMR) 건설의 추진을 위해서 NuScale Power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점이다.

양사의 MOU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NuScale Power사의 소형 모듈식원자로 (브랜드명 VOYGR™) 발전소 배치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 NuScale Power사의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재는 뉴코어사의 Net-Zero 제품인 Econiq™을 공급하는 확장된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두 회사는 공동으로 NuScale Power사의 발전소가 제철소 근처에 자리 잡고 Nucor사 전기로에 무탄소 전기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부지의 적합성, 송전선 연결기능 및 소요자본 비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2022년 NuScale Power사에 1,500만달러를 투자한 뉴코어사와 NuScale사 간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SMR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uScale Power사의 VOYGR 모델은 각각의 모듈이 77MW의 전력을 생산하거나 또는 총 250MW의 열을 생성할 수 있는 작고 안전한 가압수형 원자로인데, 고객 요구에 따라서 최대 924MW(12개 모듈)까지 유연한 구성의 배열을 통해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을 공급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술은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의 설계 인증을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SMR 기술로서 발전, 지역난방, 해수담수화, 상업적 규모의 수소생산 및 기타 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 뉴스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고로용 연료탄 대체재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석탄화력 발전용 바이오매스(생물자원) 연료를 고로에서 철광석 보조 환원재로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억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글로벌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매스계인 ‘블랙 펠릿(BP)’이 고로 취입용 미분탄(PCI) 대체재로 이용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어 연료탄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이미 ‘블랙 펠릿’으로 PCI탄을 치환함으로써 고로 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블랙 펠릿’은 농업 분야 부산물이나 삼림으로부터 발생하는 간벌재, 수피, 톱밥 등을 세분/가압하여 펠릿 형상으로 가공한 ‘목질 펠릿’을 ‘반탄화 공정’을 거쳐서 생산한 제품을 말한다. 이 ‘블랙 펠릿’은 ‘반탄화’되었기 때문에 함수율이 낮아(1~3% 정도), 화력발전소 등에서 석탄과 혼합사용 또는 100% 연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철강업계에서도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블랙 펠릿’을 고로에 투입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고심 중에 있는 것이다.

과거 글로벌 철강업계가 경쟁회사와의 비교우위 확보를 위해서 추진한 경쟁력향상 활동 방향은 경제적인 연원료 확보, 효율적인 공장운영을 통한 원가절감 및 신기술/신제품 개발 등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다양한 수단을 선점할 수 있느냐로 귀결될 전망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로 조업과 수소생산에 필요한 친환경 전력의 경제적 확보, 고로 조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연료의 치환, 고급 철스크랩/직접환원철 같은 환경 부하가 적은 원료의 안정적 조달 역량을 확보 여부가 향후 글로벌 철강업계의 생존 여부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철강산업 경쟁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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