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꼰대에서 벗어나 어른으로 살아가기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꼰대에서 벗어나 어른으로 살아가기
  • 김진혁
  • 승인 2023.01.10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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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대에 ‘어른’이 사라졌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어도, 대낮에 남녀학생이 부둥켜안고 스킨십을 해도 그냥 지나쳐야 하는 현실이다.

인천 어느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파트 주민회장이 다른 아파트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논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신고했다. 자식이 보험금 노리고 부모를 살해하고, 아내가 남편을 물에 빠뜨리고, 친구가 친구를 독극물 넣어 숨지게도 하고, 교통사고를 위장해 죽이는 사건을 목격한다. 우리 사회의 윤리와 도덕이 무너진 이유로 물질만능주의와 어른이 스스로 어른다움을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진다고 행복해지지 않고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30세 때 출간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인간의 비합리성과 맹목적인 의지를 적나라하게 표출한다.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세계 이성이 아니라 인간의 맹목적 의지다. 그것은 이성적 의지가 아니라 삶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욕망이다.” 이성과 도덕이 무너질 때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무게가 암담하다.

어른의 역할은 사회가 분열되고 도덕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때 묵직한 경종을 울릴 수 있어야 한다. 어른의 역할은 사회 각 분야에서 평생 헌신하고 사회적 경륜과 삶의 지혜를 사자후(獅子吼)로 내뱉을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젊은 세대가 마음껏 도전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사랑받는 어른이란 대접받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고 도움을 즐기는 사람이다. 나이가 많다고 윗사람 대접을 받거나 무조건적인 교훈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과거에 꼰대란 주로 권위적인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로 사용됐다. 하지만 요즘은 범위가 넓어져 자신의 과거경험을 일반화해서 자기보다 지위가 낮거나 어린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꼰대들의 흔한 말 “나 때는 안그랬어”, ‘무조건 반말’, ‘명령조’, ‘강압적인 말투’를 피해야 한다. 꼰대는 나이의 문제라기보다는 공감능력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다. 꼰대로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피해야 할 몇 가지를 거론한다.

첫째, “졸업하면 뭐 할래?” 솔직히 질문하는 어른도 본인의 꿈을 모르는데 이제 꿈을 키워야 하는 젊은이에게 묻는 자체가 압박 질문이다.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가혹한 현실을 상처투성이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자.

둘째, “언제 결혼할 거니?” 상대방에 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라 할지라도 혼자 살기도 빠듯한 현실에서 가정이란 경제적 굴레로 씌우는 것 같아 뉘앙스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 대화할 때는 항상 내가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고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인격체로 대우하자. “너나 잘 하세요.”라는 말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셋째, “눈이 이쁘고, 코가 이상한 데” 등의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성희롱(sexual harassment)은 성과 관련된 언동으로 불쾌하고 굴욕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 유무형의 행위이다. 기분 나쁠 수 있는 언행은 피하자.

어른 노릇하기란 쉽지 않다. 주변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어른,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위로해 주는 따뜻한 모습, 새해에는 나부터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반성과 성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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