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우리의 뇌는 이기적이고 게으르다?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우리의 뇌는 이기적이고 게으르다?
  • 김진혁
  • 승인 2023.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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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인간의 뇌는 본래 이기적이고 변화를 싫어한다. 유사한 사건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낀다. 콘서트장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는 기분 좋게 듣지만, 한밤중에 이웃이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에는 짜증을 낸다.

뇌는 기존의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며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하는 것을 싫어한다. 한 번 형성된 뇌의 사고회로는 거의 변하지 않기에 충고, 강요, 교육으로도 쉽게 바꿀 수 없다. 바로 무의식적인 사고 ‘현상유지편향(status quo bias)'에 빠져 있다. 사람들은 행동을 바꾸기에 앞서 부정적 효과를 더 크게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 사장의 푸념하는 소리 “우리 직원들은 사고방식을 바꾸려하지 않아”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윌리엄 새뮤얼슨과 리처드 제크하우저가 1988년 발표한 논문 ’의사결정에서의 현상유지편향‘을 통해 처음 알려진 지각적 편향이론이다.

의사결정 시 나타나는 보통 사람들은 현재의 행동에 특별한 이득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바꾸려 하지 않는다. 사회적, 정치적 분야에서도 관찰된다. 다니던 길로만 간다든지, 예배드릴 때 앉는 자리를 지정석처럼 생각한다. 정치 성향을 잘 바꾸지 않고, 첫인상이 나쁜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는 등 편향 태도를 고수한다.

현상유지편향은 행동경제학을 통해 경제학에 접목되고 활용된다. 휴대폰 서비스에 가입할 때 석 달만 쓰고 끊어도 된다는 얘기에 솔깃해 부가서비스를 이용한 게 2~3년간 죽 이어진다. 한 달에 몇 백 원밖에 되지 않는 부가서비스라면 굳이 통신사에 전화해 서비스를 끊어달라고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윌리엄 새뮤얼슨 교수의 실험을 통해 현금으로 상속받았을 때와 주식 혹은 채권으로 상속받았을 때 피상속인의 행동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현금으로 받으면 투자를 하거나 예금을 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지만, 주식과 채권으로 받으면 그냥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은 장기 기증하는 사람이 많아 부럽기까지 하다. 그 이유는 생명존중 의사가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운전면허 신청을 할 때 동의를 묻는 항목 가운데 장기기증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 기본 선택에 “기증의사가 있다”가 표기돼 있으면 장기 기증률이 높고 표기가 돼 있지 않으면 낮을 수밖에 없다. 일부러 장기 기증하겠다고 기관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지 않은가? 이 현상은 친숙한 것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와도 관련이 깊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가 주장한 ‘단순노출효과’는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면 만날수록 더 깊은 호감을 느끼게 되고, 인간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되면 더 좋아하게 된다. 기업 광고를 반복한다든지 혹은 PPL을 통해 드라마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도출하고 잘 알려진 스타가 광고하면 왠지 신뢰가 가는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다. 뇌를 경영하는 자가 성공한다.

“좋은 것은 큰 것, 거대하고 위대한 것의 적이다.”_짐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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