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포스코 현대 5월 인상이 부른 '거래절벽'…"이제라도 연착륙 필요"
[초점] 포스코 현대 5월 인상이 부른 '거래절벽'…"이제라도 연착륙 필요"
  • 김종혁
  • 승인 2022.08.12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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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 5월 인상 직후 업황 급락 전환
하락에 따른 손실부담 실수요 유통이 부담
포스코 현대제철 1,2분기 10% 내외 고수익
5월 인상은 이익중심의 무리한 결정 지적
국내 가격 하락에도 수입산과 격차 15만 원
추가하락 우려…"바닥 확인해야 거래 개선"
대형 철강사 연착륙 위한 정책 필요 지적
페로타임즈DB
중국 철강 내수 가격은 7월 중순 이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급락세가 계속되고 있다./페로타임즈DB

우리나라 철강 시장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주 철근과 형강, 열연과 후판 등 주요 품목에 걸쳐 급락이 나타났다. 성수기인 9월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반대로 중국은 상승동력이 아직 약하다는 평가지만 9월 회복 기대감으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5월의 무리한 가격 인상을 장기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중국 등 해외 시세가 앞서 조정되는 가운데 5월 인상을 실시하면서 흐름을 역행한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월부터 인상을 본격화했다. 5월까지 4개월 연속 큰 폭의 인상이 단행됐다. 시중 열연 거래 가격은 연초보다 30만 원 폭등했고, 철근과 H형강은 약 15만 원, 20만 원 각각 상승했다. 열연을 소재로 쓰는 동국제강 KG스틸 세아제강 등 냉연 및 강관사들도 인상이 불가피했다. 

거래절벽 등의 문제는 곧바로 시작됐다. 철강 업황은 5월 인상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중국에서 하락 전조가 나타난 상태에서 실시된 무리한 인상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중국은 4월 철근과 열연 내수 가격이 5000위안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하락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였고, 시장에서도 거래가 급격히 둔화됐다. 부동산 건설 등 선행지료는 이미 1분기부터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스코산 열연 가격은 4월 140만 원에서 정점을 찍었고, 철근은 국산 기준 5월 중 120만 원에서 상승이 멈췄다. H형강은 같은 달 143만 원까지 치솟은 이후 하락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하락폭은 열연 43만 원, 철근과 H형강은 20만 원, 21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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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개월이 지나서야 비공식 할인 혹은 공식 인하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5월 이후의 하락에 따른 손실부담은 판매점 및 대리점 등 유통과 실수요 업체가 상당 부분을 안게 됐다. 5월 인상은 지나친 이익 중심의 결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의 1분기과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0.6%, 9.1%로 높게 나타났고, 현대제철 역시 10.0%, 11.1%에 이르는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 

한 실수요 업체 대표는 "시장에서는 5월부터 가격에 대한 부담과 저항이 극에 달했었고, 중국이 앞서 조정을 받으면서 구매를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면서 "판매점이나 대리점 등의 판매는 6월과 7월에 최악으로 기록됐으며, 현재 재고는 평소 2배 규모로 불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도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배경은 중국 등 수입산과의 격차다. 

중국산 열연 수출 가격은 610~620달러로 평가된다. 한화로 환산하면 80만 원 내외다. 국내 거래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15만 원 이상의 격차가 난다. 과거엔 통상 5만 원 차이를 적정으로 봤다. 철근의 경우 중국의 오퍼 가격은 670~680달러(약 87만 원) 수준. 대리점들의 국산 철근 판매 가격은 톤당 100만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고, 중국의 9월 개선도 기대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데 상대적으로 고가인 국산을 구매하는 데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

중국은 현재 제철소들의 생산이 늘어나는 추세다. 9월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늘어나는 공급을 흡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생산억제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지만 철강사 자율규제로 떠넘기는 분위기다. 대형 철강사 외에는 통제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5월과 6월 700만 톤대로 전년 동월 대비 50% 내외 폭증했고, 7월에도 600만 톤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 대상국인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도 중국산 수입에 미온적이다. 고가 시장인 한국 수출로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이번주 본계강철이 5개월 만에 한국 오퍼 시장에 등장했고, 더불어 베트남과 대만산은 물론 일본 동경제철도 국내 시장에 비교적 낮은 가격대로 오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은 바닥을 확인해야 거래가 회복된다"면서 "앞으로 국내 경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들은 시장 연착륙을 위해 가격이나 판매 정책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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