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①] 팬데믹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엔데믹 “중국정책 주시해야”
[릴레이 인터뷰①] 팬데믹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엔데믹 “중국정책 주시해야”
  • 김종혁
  • 승인 2022.04.22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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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body’ 마케팅 시장변동 유기적 대응
수익보다 생태계 강건화 마케팅 활동 강화
주문생산기반 수요산업별 유연한 판매 조정
3대 철강 브랜드 등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
보호무역 원료 급변동 반도체 등 변수 산적
최대 생산국 중국의 정책 일관성 강도 관건

 

“팬데믹 속에서 시장변동에 더욱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One-body' 마케팅 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 유사한 시황급변 상황이 닥치더라도 의연하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였다고 자부한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철강 수요 산업은 ESG 트렌드에 맞추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재편할 것이다.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사항 구체화 및 친환경 생산제품 전환 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철강업계에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전무)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의 포스코의 대응과 전략, 또 앞으로의 과제와 변수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과 해법을 제시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전무)은

1990년 12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냉연부로 입사했다. 당시 광양제철소는 포스코를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의 ‘톱’ 기업으로 올려놓은 요람이었다. 엄 전무는 2008년 2월 마케팅본부 자동차강판판매 팀리더의 자리에 앉는다. 2014년 마케팅본부 철강사업지원그룹장을 맡았고 1년 뒤에 중국 대표법인 경영기획실장(상무보)에 올랐다. 권오준 전 회장 시절인 2015년 9월 현재 차세대 먹거리가 된 리튬사업 추진반장으로 발탁된 이후 2016년 7월 중국 CSPC(중국 소주) 법인장, 2019년 2월 포스코 베트남 법인인 PY VINA 법인장으로 해외 주요 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 2021년 1월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전무)으로 국내에 복귀, 2022년 1월부터 철강 사업 컨트롤타워인 마케팅전략실장 자리에 올랐다.

Q>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이 함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A> 지난 팬데믹 기간을 철강시황 측면에서 뒤돌아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초기 1년은 인류 역사에 전례 없던 코로나 바이러스 등장으로 철강사들은 물론이고 철강업의 전후방에 위치해있는 대부분의 산업군이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한해였다. 코로나 확산 정도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전방위적인 락다운(Lock-down)이 실시됐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산업도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철강 가격은 급락했고, 일부 철강사들은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반면 팬데믹 2년차에는 각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철강 수요산업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돌입했다. 공급측면에서는 주요 철강사들이 생산능력을 이미 감축한 상태였다.

중국 정부는 철강 생산량 조절 및 수출 억제기조의 정책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시장에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재는 급감했다. 수요 및 공급 양 측면에서 철강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엄기천 포스코 전무
엄기천 포스코 전무

<Q> 마케팅적 측면에서 성과를 자체 평가한다면?

<A> 지난 2년간 냉온탕의 시황은 그 동안의 부침과는 폭이 달랐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얻을 수 있었던 중요한 성과는 우리의 시장 대응체제가 시황급변에 더욱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진화되었다는 점이다.

철강업은 상공정 제품이 하공정 제품의 소재로 연결되는 특성 때문에 주문생산을 기반으로 한다. 제품 및 수요산업간에 생산판매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포스코는 이전부터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판매 경쟁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마케팅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급격한 수요침체는 초기에 정상적인 공장가동이 어려울 정도의 어려움을 야기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다소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면서 시장변동에 더욱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One-body' 마케팅 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 지난 2년간의 소중한경험이었다. 앞으로 유사한 시황급변 상황이 닥치더라도 의연하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였다고 자부한다.

다음으로 단순히 매출액이나 수익성 확대 목적이 아닌 국내 철강 생태계를 강건화하기 위한 목적의 마케팅활동이 강화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팬데믹 기간 동안 특히 국내 중소고객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중소고객을 위한 동반성장 활동’, ‘영세 고객사의 철강 수급난 해소를 위한 온라인 특판’ 등 국내 철강생태계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향후에도 한층 정교화된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국내 철강 생태계를 강건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Q>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화가 있다면

A>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도래, ESG 경영의 확산, 서방세계와 전체주의 국가간의 갈등 심화 등 다양한 측면의 변화가 철강산업에 이미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향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케팅 측면에서 몇가지 예를 든다면 우선 ESG 경영의 확산으로 고객사들로부터 탄소중립 대응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철강 수요 산업들도 ESG 트렌드에 맞추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재편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사항 구체화 및 친환경 생산제품 전환 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철강업계에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 미-중간의 갈등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에서 기인한 서방세계와 러시아간의 갈등은 장기적으로 자원 무기화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을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철강원료의 가격 급등락에 대응해 철강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중요한 이슈로 대두될 것이다.

<Q> 기회 요인은 무엇으로 보고 있는가

<A> 팬데믹 시대 비대면 활동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지면서 그동안 철강사와 같은 B2B 기업에게는 일반화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판매다. 중국은 이미 철강 온라인 판매가 대중화됐다. 유럽 등 타국가의 유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업모델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차이야 있겠지만 철강 온라인 판매는 일종의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각국의 철강시장에 도입된다면 향후 철강거래의 양상은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예를 든 외적변수로 야기된 충격이 철강산업의 전반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철강업계에 위협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므로 당사 또한 다양한 변수에 대응한 철저한 대비책 수립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페로타임즈 정리
페로타임즈 정리

 

Q> 글로벌 철강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전략은

A> 최근 글로벌 철강업계의 핵심 화두는 ‘ESG경영’과 ‘탄소중립’이다.

포스코는 2020년에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지난해에는 ‘2050 탄소중립 기본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는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Green 철강기술 자문단’을 출범시켰다.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큰 그림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사 각 부분에서 다각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Q> 마케팅 측면에서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신다면

<A>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판매체제를 강화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민하게 준비하고 있다. 우선 고객사들의 탄소중립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정교화되고 있어, 이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오고 있다.

고객사의 탄소중립 요구사항을 우리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어떤 식으로 녹여 넣는가가 핵심이다. 앞으로 도래하는 친환경 시대에서 철강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이같은 대외 소통 활동 노력이 미래 판매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친환경제품을 선정하고, 해당 제품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데 판매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철의 생산 및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제품이다.

3대 친환경 브랜드인 ▲e Autopos(친환경차 소재) ▲Greenable(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INNOVILT(친환경 강건재)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판매활동을 강화하면서 우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층 미래지향적이고 경쟁력 있게 구축할 것이다.

Q> 철강시황은 불확실성으로 대변된다. 핵심 변수와 대응방안은

A> 향후 철강시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과 관련된 변수이다. 작년에는 중국정부가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따라 철강업체의 감산을 강력하게 유도했다. 한편으로는 감산으로 유발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억제 정책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재가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의 철강정책이 공급과잉 이슈가 일상화되었던 글로벌 철강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규획기간(21~25년) 동안 철강산업과 관련되 주요 정책방향을 ‘저탄소발전’ 및 ‘구조조정’으로 설정했다. 이를 고려하면 철강 공급과잉의 주원인이었던 중국 철강사들의 과도한 설비 증설과 생산은 향후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될 것으로 본다. 이는 글로벌 철강시장이 건전화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철강 정책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어떠한 강도로 구현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글로벌 시황과 경쟁구도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밖에 시황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다양한 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원료가격의 급등 ▲중국내 코로나 재확산 ▲자동차 반도체 수급이슈의 장기화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등이다. 이러한 변수들과 그로 야기된 각종 리스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해 전 철강업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단기적으로는 철강시황의 급변,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이슈의 확산 등으로 국내 철강 생태계 전반이 다소 혼란스러운 변환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철강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등 모두에게 녹록지 않은 여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와 고객사가 지난 팬데믹 기간의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협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국내 철강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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