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③] 현대제철 팬데믹 3년 “체력 키웠다”…탄소중립 ESG ‘다양한 기회’
[릴레이 인터뷰③] 현대제철 팬데믹 3년 “체력 키웠다”…탄소중립 ESG ‘다양한 기회’
  • 김종혁
  • 승인 2022.05.03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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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조직개편 수익중심 철강사 전환
영업이익률 0.4% 1년 새 10.7% 성과 의미
고로 전기로 모빌리티 3대 사업 기반 강화
車 건설 조선 안정적 철강 공급체계 필수
고성능 친환경 개발 적용 ‘기회 요인’ 확대
‘러우 전쟁’ 중국 수출감소 철강업황 영향
공급망 리스크 기업 정부 점검 지원 필요

바야흐로 ‘엔데믹’ 시대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으로의 전환’이 이뤄진다. 철강을 둘러싼 환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만큼이나 불확실성이 높다. 각국의 보호무역과 신흥강자들의 등장, 글로벌 ‘톱’ 기업들의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탄다. 글로벌 경쟁구도는 이제 새로운 서막이 열린다. 본지에서는 포스코 현대재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대형 철강사를 비롯해 정부와 중소 대표 철강사들의 전문경영인(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전략과 비전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창간3주년-릴레이 인터뷰] '엔데믹' 대한민국 철강 대표기업 비전을 듣다
① 포스코 팬데믹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엔데믹 “중국정책 주시해야”
② 포스코 ‘적자서 이익률 20%까지’…팬데믹 '100년 大計’ 수립 기회로
③ 현대제철 팬데믹 3년 “체력 키웠다”…탄소중립 ESG ‘다양한 기회’

◆ 인터뷰 : 김경석 현대제철 혁신전략본부장

 

김경석 혁신전략본부장(전무)는 “지난 몇 년간 사업구조 및 조직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중심 철강사로 전환에 힘을 쏟았다. 제조부문은 현장 중심의 혁신활동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며 작년과 올해 성과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김경석 혁신전략본부장(전무)는 “지난 몇 년간 사업구조 및 조직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중심 철강사로 전환에 힘을 쏟았다. 제조부문은 현장 중심의 혁신활동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며 작년과 올해 성과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철강업계에서 많은 부침을 겪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변화가 많았던 만큼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제철은 2020년 적자를 넘나드는 최악의 부진을 딛고 2021년 단번에 두자릿수 이익률 기록했다. 올해도 작년의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사업 중심의 효율화를 통해 단조, 열연, 컬러강판, 스테인리스(STS)까지 조정하였다. 이는 작년과 올해 안정적인 실적의 기반이 됐다.

현재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내실화 뿐 아니라 모빌리티 변화 대응, 탄소중립 기반 구축 등 미래 성장동력의 출력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김경석 혁신전략본부장(전무)는 본지 인터뷰를 통해 “지난 몇 년간 사업구조 및 조직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중심 철강사로 전환에 힘을 쏟았다. 제조부문은 현장 중심의 혁신활동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며 최근 성과의 배경을 밝혔다.

앞으로의 대응에는 “외부의 변수들을 모두 예측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대제철의 미래 경쟁력은 팬데믹 상황에서 되려 한 걸음 나아갔다”고 자평했다.

최근 실적은 현대제철의 성장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성공 사례에서 최악의 위기로, 다시 새로운 경쟁력으로 재조명될 벤치마크가 된다.

현대제철은 2010년 고로 2기를 잇달아 완공하고, 2013년은 3기 고로 체제를 갖췄다. 2014년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 사업을 인수하고, 이듬해인 2015년은 잔존 사업인 강관까지 합병을 마무리했다. 같은 해 2015년 당진 특수강공장을 준공하면서 최대 진입장벽으로 인식됐던 자동차용 특수강 부문까지 진출했다.

현대차·기아차 등 그룹의 철강 수요를 기반으로 한 이른 바 ‘수직계열화’는 글로벌에서도 유래 없는 성공 사례로 읽혔다. 실제 철강업황 침체가 심했던 2014년과 2015년 영업이익률도 4.9%, 6.0%를 기록하면서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회복국면인 2016년과 2017년은 6.1%, 7.1%를 각각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에 기반한 수요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대제철에 큰 충격을 줬다. 전후방 산업이 흔들이면서 영업이익률은 2018년 4.9%에서 2019년 1.6%까지 떨어졌다. 2020년 회복을 준비하기도 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또다시 충격을 줬고 연간 이익률은 0.4%, 분기별로는 적자를 넘나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제철이 현재의 사업부제를 근간으로 한 수익성 중심의 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2020년 순천 주단조 사업부 분할을 시작으로 당진제철소의 전기로 열연공장 매각과 컬러강판 사업까지 효율화를 진행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엔 스테인리스(STS) 사업을 현대비앤지스틸에 양도했다.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은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충격과 회복국면에서 오히려 약이 됐다.

자료=현대제철/정리=페로타임즈
자료=현대제철/정리=페로타임즈

2021년 매출액은 22조84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8%를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44475억 원으로 무려 3252.7%나 불어났다. 영업이익률은 단번에 10.7%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9797억 원, 69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129.5%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0%를 기록했고, 현대제철은 이날 발표에서 올해 연간 이익률 10% 이상을 자신했다.

각 사업부는 회복국면에서 기민하게 대응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경쟁력을 더 강화했다. 1분기 고로 사업 매출은 3조5304억 원으로 37.8% 증가했고, 전기로와 모빌리티는 2조1183억 원, 4369억 원으로 각각 44.9%, 91.8% 각각 늘어났다.

김경석 전무는 일상으로 전환되는 ‘엔데믹’ 시대에서 “명확한 로드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현대제철은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 기술과 장기적으로 개발해야 할 기술, 기존 설비들의 한계시점 진단, 고객의 저탄소 강재 요구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대응 루트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화두인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축으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페로타임즈는 창간 3주년 기획특집 <대한민국 대표 철강사에게 듣다>를 주제로 한 인터뷰 2번째로 현대제철 김경석 현실전략본부장을 만나봤다. 

김경석 혁신전략본부장(전무)은

1990년 현대정공(現 현대모비스)으로 입사했다. 2013년 11월에는 현대하이스코 재경관리실장을 맡았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현대제철 핵심사업인 자동차강판과 강관 부문으로, 2015년 합병이 완료됐다. 현대제철로 소속이 바뀐 이후 2015년과 2016년 회계관리실장과 경영관리실장으로 발탁, 합병 이후 안정화 및 내실을 강화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2016년 8월부터 통상전략실장으로 활동했고, 2018년은 마케팅사업부장 자리에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심했던 2020년 8월 판재사업부장을 맡은 이후 2021년 4월부터 열연냉연사업부장, 2022년 1월부터 혁신전략본부장을 맡아 현대제철 미래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수급 부족이 예상되며, 이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수출입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사진=김경석 현대제철 혁신전략본부장(전무)
사진=김경석 혁신전략 본부장(전무)

<Q>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긍정과 부정적 측면이 함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A> 지난 몇 년간은 글로벌 시장 뿐 아니라 철강업계 역시 많은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의 침체 이후 이연수요 효과 등에 따른 급격한 회복, 탄소중립 이슈 본격화로 인한 부담 가중과 ESG의 중요성 확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료 및 철강 공급망 체계의 붕괴 등 예측하기 힘든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외부의 변수들을 모두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어떠한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몇 년간 사업구조 및 조직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중심 철강사로 전환을 도모해왔다. 현장 중심의 제조부문 혁신활동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켰다. 또한 ESG 측면에서도 역량을 집중했다. 코크스건식소화설비의 착공을 통한 탄소저감, 전 사업장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 탄소중립추진단의 발족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2021년 10%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한 걸음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Q> 일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장 큰 과제와 기회 요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A> 팬데믹은 완화되고 있으나 그로 인한 산업의 영향은 계속 남아 있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철강사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한편 수요는 위축됐던 소비가 크게 회복된 반면 공급은 많은 지역에서 설비들의 안정적 가동에 여러 제약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산업계 전반에 안정적인 소재의 공급이라는 큰 책임을 가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현대제철의 가장 큰 선결 과제는 고객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철강사 단독으로의 사업적 의미 뿐 아니라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산업계 전체에 기여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희 전방산업의 공급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철광석, 원료탄, 스크랩과 같은 제선 및 제강 원료들의 수급에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안정적 소재 공급을 통해 고객사들과의 강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만 고성능제품, 친환경제품의 개발 및 적용과 같은 기회 요인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Q> 국내외 철강사들은 새로운 투자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어떤가.

<A> 가장 큰 이슈는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철강사들의 전략과 투자 모두에 크게 영향을 준다. 전통적인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철 생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과 대비했을 때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의 차이, 안정적 저탄소 원료의 조달 등 많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이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목표와 같은 규제 강도 역시 고려하여 대응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동시에 현재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 역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탄소중립 이슈는 기업의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간에 역점을 두느냐가 아니라, 명확한 로드맵을 만들고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정해 놓는 것이다.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 기술과 장기적으로 개발해야 할 기술, 기존 설비들의 한계 시점 진단, 고객의 저탄소 강재 요구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대응 루트를 구축해야만 현재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탄소중립에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다.

<Q> 대외 여건은 변동성, 불확실성으로 대변된다. 앞으로 변수는 무엇으로 보는가.

<A> 2022년 현재 가장 변동성이 큰 부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중국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감산정책으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주요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들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수출환경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아시아 미주지역에 반제품 공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각각 서방의 제재와 생산 중단, 전후 복구 수요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수출이 쉽지 않은 환경이 계속될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판재류 공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5.5%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실효성 있는 감산정책으로 철강 생산량은 억제되며 수출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들 국가들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수출입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Q> 새 정부가 들어섰다. 철강 산업과 기업 경영 개선에 필요한 것은?

최근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철강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기반으로 구축된 만큼 개별 기업 차원에서 철저히 대비를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점검과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산업안보, 자원안보 측면에서 원료탄 철스크랩 등 주원료 뿐 아니라 부원료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민관의 적극적 협업에 새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기대한다.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 및 탈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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