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청룡(靑龍)과 철강의 불꽃 튀는 만남
[남영준 칼럼] 청룡(靑龍)과 철강의 불꽃 튀는 만남
  • 남영준
  • 승인 2024.01.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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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올해는 푸른 용의 해이다. 푸른색은 고대부터 권위와 힘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이집트에서는 푸른색이 하늘과 신들의 색으로 여겨져 왕은 파란색의 왕관이나 옷을 입었다. 지금도 경찰, 군대 등은 힘과 권위의 상징으로 푸른 제복을 입는다. 종교적으로 푸른색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며 신앙, 충성, 순결을 나타낸다.

철강은 대표기업인 포스코, 현대, 동국은 물론 대부분이 로고에 푸른색을 사용하고 있다. 푸른색은 강함과 안정, 신뢰를 의미하는데 철강의 특징인 강함과 내구성, 견고함을 잘 나타낸다.

용(龍)은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 주는 신성한 존재로 비와 풍년을 관장한다. 그래서 왕권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왕실에서는 용의 모양을 한 장식과 문양을 많이 사용하였다. 왕이 입는 옷인 곤룡포에는 용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유럽에서 최초로 신화에 등장한 용은 그리스 신화의 티폰(Typhon)으로 초기 용의 형태로 묘사되었다. 태풍의 어원이기도 하다. 그 후 헤라클레스가 죽인 피톤(Python)이 있다. 서구에서 용은 악의 상징으로 등장하며, 성경의 요한계시록에 등장한다.

용은 동양에서는 신성한 존재로, 서구에서는 악의 상징으로 나타나지만, 강한 힘과 용기의 상징은 같다. 그래서 검에 용을 새기기 시작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동검에 용을 새기기 시작했는데 BC 6세기경에 만들어진 엔치 망고뼈 용검이 가장 오래된 용검으로 출토되어 보관하고 있다. 한국은 BC 4세기경에 만들어진 고구려 쌍영총에서 출토된 청동 용검이 가장 오래된 검이다.

청동검을 사용하다 쇠로 만든 철검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기원전 12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추정된다. 철검은 청동검보다 날카롭고 강해서 전쟁의 양상을 바꾸었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간다.

서양에서 검에 용을 새기기 시작한 것은 그리스 시대로 올라간다. 트로이 전쟁에서 용의 형상이 새겨진 검을 사용했다고 그리스 고대 문헌 일리아스에 기록되어 있다. 중세 시대에는 검에 용을 새기는 게 보편화되었다. 용의 형상이 새겨진 검은 악의 세력과 싸우는 영웅의 용맹을 의미했다.

철강으로 만드는 전투함에도 용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에 활약한 항공모함에 소류(蒼龍), 텐류(天龍) 등 용을 많이 붙였다. 소류는 진주만 기습 시 참가하였지만, 미드웨이 전투에서 그 운명을 다한다. 1942년에 진수한 미국 전함 뉴저지호는 별명이 블랙 드래곤으로 태평양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6.25 전쟁에도 참여하여 전과를 빛냈다.

구리는 공기 중에 산화하면서 푸른색을 띠는데 그래서 구리와 주석을 7대 3 정도로 섞은 검이 청동검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자기 고려청자는 은은한 비취색이 특징인데, 연구에 의하면 산화제이철이 산소를 빼앗기고 산화제일철로 되면서 푸른 빛을 만든다고 한다.

서양의 용인 드래곤은 불을 뿜는 존재이다. 입에서 불을 뿜어내어 다 태우고 녹인다. 금속은 불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불에 의해 제련되고, 다듬어진다. 불이 없이는 금속의 불순물이 제거될 수 없다. 용의 해인 올해 그동안 겹겹이 쌓였던 불순물이 용의 불로 녹여지고 제거되어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용은 입에 여의주를 물고 다닌다. 여의주는 용의 힘과 지혜를 상징하는 보석으로 소원을 이루어준다. 건설업계의 연쇄 부도와 높은 시공비로 건설 경기가 어렵지만, 올해 청룡의 여의주가 철강업계에 내려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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