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주목해야 할 철강 자원 재활용 프로세스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주목해야 할 철강 자원 재활용 프로세스
  • 나병철
  • 승인 2024.01.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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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탄소중립 달성이 전 세계 정부 및 산업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현안문제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철강산업은 공정의 특성상 많은 에너지 소비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실가스의 배출량 삭감을 위해서 수소환원제철법 개발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한계 및 막대한 투자비 부담 때문에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에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삭감하는데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향후에는 전후방 산업과의 거래로 인해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실적 측정과 이를 입증해야 하는 것도 의무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규제의 범위를 살펴보면, Scope1(직접배출)은 기업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정하며, Scope2(간접배출)는 기업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배출량에 관한 지정이며, Scope3(기타 간접배출)는 기업 활동의 결과로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원자재 구매부터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공급되고 사용되며 폐기되는 기업 활동의 모든 가치사슬 과정을 대상으로 하는 Scope3까지 광범위하게 규제가 이루어지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계산하는 방법도 매우 까다로워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유럽 최대 스테인리스강 생산업체인 오토쿰푸사가 독일 메탈스허브(Metalshub)사와 STS스크랩 및 기타 원자재 조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양사의 협약은 오토쿰푸사가 메탈스허브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원자재 소싱 활동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향후 강화될 지구 온실가스 규제 Scope3를 사전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오토쿰푸사 측은 “고객사들이 추적 가능한 공급망을 제공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업체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요구 사항을 적용하고 있다”며 ‘공급망 프로세스 개발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토쿰푸사는 그동안 메탈스허브사를 통한 공개 입찰 프로세스로 현물 수요 소싱을 진행해 왔지만 이번 협약을 토대로 단독 공개 입찰 구매 과정에서 메탈스허브사의 소싱 플랫폼에서 직접 공급업체 또는 계약 취소 여부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오토쿰푸사의 최고 조달책임자는 ‘이번 협약은 지속 가능성 여정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메탈스허브사와 협력해서 모든 원자재 공급업체를 플랫폼에 초대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계 주요 철강회사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삭감을 위한 과도기적인 방법으로 전기로 설비 도입을 확대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여 원료인 철스크랩 안정 확보를 위해서 자원 리사이클링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추세에 있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ArcelorMittal 그룹이 독일에서 3개의 자원 재활용 전문업체 (ALBA Metall Sud Franken, ALBA Metall Sud Rhein-Main 및 ALBA Electronics Recycling )를 인수하였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철근/선재 공장을 건설한 Commercial Metals Company도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철스크랩 공급업체인 Advanced Steel Recovery사의 경영권 인수를 완료하였다.

철강회사들이 자원 재활용 전문업체들을 인수하는 목적은 ①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필요한 철스크랩의 안정적 확보, ②철스크랩 등 자원 재활용 사업의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비즈니스로 연계하기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이러한 철강회사들도 향후 Scop3까지 규제 범위가 확대될 것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철강업계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계획의 추진과 함께 과도기적인 해법으로 전기로 설비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따라서 철 스크랩 등 안정적인 원료 확보 및 자원 재활용 확대 문제가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추가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향후 지구 온실가스 규제의 범위가 Scope3까지 확대될 것에 대비한 사전 준비도 철저하게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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