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강산업 ‘탈탄소화’ 추진과 정부 지원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철강산업 ‘탈탄소화’ 추진과 정부 지원
  • 나병철
  • 승인 2023.12.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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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대부분의 국가들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비전을 선언한 후,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고 관련 산업들도 활발하게 대응하고 있다. 공정 특성상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글로벌 철강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 문제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적극적인 철강산업 ’탈탄소화‘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독일 경제부는 자를란트(Saarland)주의 Saarstahl 그룹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철강 생산설비의 전환에 소요되는 투자비 중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지원 규모는 26억 유로(28억 달러)로서 Saarstahl 그룹의 판재류 생산 회사인 Dillinger Hütte, SBQ(Special Bar Qualty) 생산 회사인 Saarstahl 및 직접환원철 생산 합작 공장인 Rogesa 등을 대상으로 공여할 예정으로 있다. 물론 최종 지원 여부는 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에 결정되겠지만 독일 정부의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 움직임은 다른 나라 철강업계의 부러움을 살 것으로 보인다.
Saarstahl 그룹은 2045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현재 보유 중인 고로들을 전기로로 교체하고 직접환원철 생산 설비의 건설과 수소 사용의 확대 및 철스크랩의 재활용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 그룹은 자금 조달 여건을 감안하여 Dillingen과 Völklingen의 공장에 직접환원철 제조 플랜트와 전기아크로 2기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이미 추진 중에 있으며, 2027년부터 연간 최대 350만 톤 규모의 저탄소 친환경 철강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소요 자금 규모는 약 35억 유로(39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Saarstahl 그룹은 연간 49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동 그릅은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Pure Steel +’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인데 ‘+’는 철강 제품의 탄소중립을 의미하고 있다.
한편 ArcelorMittal도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Asturias와 Sestao에 있는 제철소의 탈탄소화 추진 과정에서 스페인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 사는 연간 230만 톤 규모의 녹색 수소 기반의 직접환원철 생산 설비 건설과 연산 110만톤 규모의 하이브리드 전기아크로의 도입에 10억 유로(10억8,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데, 이 프로젝트를 유럽 철강업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 사업의 우선 순위로 인정받아서 스페인 정부의 자금을 지원 받으려고 노력 중에 있다.

철강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 ‘저탄소 철강재’ 수요는 2021년 700만 톤에서 2025년 4,100만 톤, 2040년까지는 2억3,500만 톤까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판재류의 경우 전체 수요 중에서 ‘저탄소 제품’의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세계 철강업계가 장기적으로 철강 수요의 절반 정도를 ‘저탄소 친환경 철강재’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약 11조 달러의 투자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비용을 철강업계가 자체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글로벌 철강업계 및 각국 정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철강업계도 현재 정부의 R&D 자금 지원 및 자체 R&D 투자 활동을 통해서 차세대 제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기존 생산 설비의 전환 및 신기술의 상용화에는 천문학적인 투자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이 미리미리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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