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스마트 철강(Smart Steel) 개발의 필요성
[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스마트 철강(Smart Steel) 개발의 필요성
  • 손영욱
  • 승인 2023.07.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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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 7월 20일 ‘나노 테크데이 2023’을 개최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실현의 근간이 될 나노 신기술을 대거 공개하였는데 필자의 눈에 띄는 것은 현대차에서 세계 최초로 나노기술을 이용하여 ‘문콕’ 셀프 복원기술을 개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소재 개발 단계에서의 기술력이 완제품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된다. 이렇게 작은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서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을 나노기술이라 한다.

이날 행사에서 총 6개의 나노소재 기술을 소개하였는데 ① 손상 부위를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자가 치유)’ 고분자 코팅, ② 나노 캡슐을 담은 윤활유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③ 자동차와 건물 등 투명성능이 요구되는 모든 창에 적용 가능한 ‘투명 태양전지’, ④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Tanderm) 태양전지’, ⑤ 센서 없이 압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감응형 소재’, ⑥ 차량 내부온도 상승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투명 복사 냉각필름’ 등이 소개됐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문콕’ 셀프 복원기술인데 고분자 코팅을 통해서 손상 부위를 자가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닛산, BMW도 비슷한 기술울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는 손상 부위에 촉진제를 바르거나 열을 가해야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이며, 그나마도 일회성에 불과하고 복원하기까지 길게는 1주일이 걸리는 기술이다.

그러나 현재차의 기술은 별도의 조치없이 상온에서 저절로 흠집이 사라지며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몇 분 만에, 영하 10도의 추운 겨울에는 하루 정도면 복구가 된다고 한다.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특수 고분자 소재로 차 외관과 부품을 코팅하면 되기 때문에 다양한 부위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장점이다. 현대차는 이 기술을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자율주행용 주변환경 감지 레이더)' 센서 표면 등에 이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도장면과 외장 그릴 등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3년 후에는 양산차에 도입될 전망이다.

이러한 나노기술은 이미 나노 페인트, 나노테크(Nano Tech)강판, 나노 복합소재, 나노센서, 나노입자 기술 등이 개발되어 오고 있었다. 나노 페인트는 흠집이나 마찰에 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햇빛을 에너지로 바꾸어 저장할 수도 있고, 나노 돌기가 있는 박막을 이용하여 자체에 붙어있는 먼지를 클리닝해서 더러움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출 수가 있다. 또한 온도나 빛에 의해서 색상이 변하는 페인트를 개발할 수도 있다. 나노 복합소재는 전혀 다른 종류의 소재를 혼합하여 두 소재의 장점을 살려 향상된 성질을 가진 전혀 다른 종류의 소재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도요타자동차에서 기존 연료탱크 대비 충격에는 10배 이상 강하면서 무게는 1/3이하로 경량화시킨 나노 신소재로 만든 연료탱크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 외 나노 복합소재를 이용하여 충격 흡수가 뛰어난 자동차 범퍼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그 외 나노 센서기술은 소재 내부에 설치하거나 고분자층 형태로 코팅을 하여 소재에 변형이 일어날 때 광학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어 소재에 가해지는 진동, 힘, 토크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나노 입자를 강판위에 사용하면 입자의 크기에 따라 햇빛을 반사시키거나 통과시킴으로써 건물의 냉난방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도 있다. 이 나노 입자 기술을 자동차 지붕 위에 사용하면 자동차 냉난방에 소모되는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콘크리트업계에서도 스마트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일명 ‘스마트 콘크리트’로 불리는 것으로 구조물의 건전도 모니터링 기술이 콘크리트에 접목되고 있는 것이다. 광섬유센서를 콘크리트에 적용하여 교량이나 건축물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의 안전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콘크리트 내부에 균열 보수재가 들어있는 캡슐을 설치해서 균열이 감지되면 캡슐이 터지면서 균열 부위로 보수재가 충전되어 자가 복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 콘크리트 개발도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철강에서는 이러한 개념의 ‘스마트 철강(Smart Steel)’ 제품개발이 얼마나 개발되고 시도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포스코에서 ‘바이오 웨이브 강판’, ‘내진강판’, ‘내지문 강판’, ‘항균 강판’ 등 기능성 강판들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필자는 2014년도부터 최근까지 기존 철강에 ICT, IoT 센서 기술과 (나노)코팅기술, 기능성 도료, 기타 신소재 등의 다양한 (첨단)기술들을 융·복합 기술을 통해 철강에 접목한 ‘스마트 스틸’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세미나 발표나 외부강연 등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서 강조해온 바가 있다.

철강제품 개발과정에서 과거 ‘소재개발 중심’에서 벗어나서 센서기술, (나노)코팅기술, 기능성 도료 등을 접목하는 융·복합 기술에 의한 제품개발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2-Track R&D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2-Track 전략이란 기존의 ‘소재개발 중심의 제품개발전략’과 ‘융·복합 기술에 의한 제품개발 전략’ 두 가지 방향의 제품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림1) 2-Track R&D 전략의 개념
(그림1) 2-Track R&D 전략의 개념

이번 현대차에서 나노코팅 기술을 이용한 문콕 셀프힐링 기술개발 신문기사를 보면서 철강에도 소재 중심의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나노코팅, 나노테크, 나노센서, 나노입자 기술과 스마트 센서기술 등을 철강과 접목해서 융·복합기술에 의한 ‘스마트 스틸(Smart Steel)’ 제품 개발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기울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2) Smart Steel의 개념
(그림2) Smart Steel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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