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에너지시프트' 탄소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에너지시프트' 탄소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 손영욱
  • 승인 2023.08.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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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전 포스리 연구위원)

최근 읽어본 ‘에너지 시프트(Energy Shift)-탄소 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란 제목의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에너지원을 선택하고 버려야 할 것인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녹색경영으로의 이행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를, 주요 키워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1.탈탄소, 부의 지도를 바꾼다, 2.에너지 시프트 : 탄소 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3.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세 가지 제언으로 되어 있다.

1장에서는 새로운 표준인 탈탄소가 가져오는 부의 흐름 변화와 이로 인한 에너지 강국으로의 기회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2장에서는 탄소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3장에서는 탄소중립 시대로 가기 위한 다리를 건너는 방법 세 가지를 제언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 저자가 탄소중립 시대로 가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건너갈 다리를 불사르지 마라. 탄소중립은 장기적 플랜이며, 전환기간 동안에 과거의 에너지와 미래의 에너지가 상호공존하며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석연료에서 탈탄소 에너지로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과 융합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이다. 탄소저감 에너지를 사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사용 자체를 줄이는 일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에너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탈탄소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 다리를 건너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기에 필연적으로 큰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특히 한국과 같이 제조업 비중이 높고 철강산업, 시멘트산업, 석유화학산업과 같은 탄소 배출량이 높은 업종의 비중이 높은 경우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따른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업별 특성에 따라 업종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진단과 처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지원정책 역시 맞춤형으로 실시해야만 정책이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업종별 맞춤형 대책과 중소기업 대책 등을 통해서 전환에 따른 고통을 줄이고 공정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에서는 독일, 일본, 한국 철강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고로생산 방식에서는 철강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약 2톤이 배출되는 반면에 전기로 방식의 경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고로방식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철강기업들이 단기적으로 탄소발생량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전기로 증설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철강산업에서는 이산화탄소 발생의 주범인 코크스 사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막대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스코가 현재 가동 중인 고로 9기를 모두 수소환원 설비로 대체할 경우 비용부담이 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몰비용 27조원과 설치비용 27조원을 더한 비용이다. 이 경우 2~2.5배의 원가상승이 불가피한데 수출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들 업종에 대한 국가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독일 철강산업의 경우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통한 탈탄소화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2045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에 약 300억유로(41조4천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철강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독일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①‘그린(저탄소) 철강’ 제품의 추기 시장형성을 위한 최저비율 의무화, ②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그린수소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수소 제조능력 확대 요구, ③철강업계의 탈탄소화 비용과 탄소 배출권 가격의 차액을 정부로부터 보전받는 ‘차액결제계약(CCfDs : Carbon Contracts for Difference)’의 도입 요구이다. 이 제도는 탈탄소를 위한 기업의 투자비용과 시장에서 형성되는 배출권 가격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독일 연방정부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CCfDs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21년 5월에 ’22년부터 2년간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에 50억유로(6조9천억원)를 투자할 방침을 밝힌 바가 있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일본제철이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데 40~50조원의 비용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본정부는 2021년 8월, 2조엔의 탈탄소 기술개발 지원기금 중 철강의 탈탄소화에 1,924억엔(약 2조원)의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제조업의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인력을 집중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탄소중립 관련 다양한 최신 자료들과 정부 계획들을 소개하고 있어 정부 또는 철강기업의 탄소중립 관련 정책결정자나 ESG 투자·경영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에너지 시프트(Energy Shift)-탄소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에너지 시프트(Energy Shift)-탄소중립 시대의 11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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