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엔저(円安)가 미치는 영향
[남영준 칼럼] 엔저(円安)가 미치는 영향
  • 남영준
  • 승인 2023.06.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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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일본 엔화가 약세다. 최근 장중 한때 100엔당 80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일본여행이 폭발적이다. 일본정부 관광국의 발표에 의하면 5월 기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189만명이었는데, 한국인이 5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여행업계에 의하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여행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일본여행을 가보면 식비와 호텔비는 국내와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저렴한 항공권이 나오고 있어 국내여행과 비교해도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

일본에서는 어떤 반응일까? 엔저로 관광객이 늘어나 관광지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기간 없던 식당 줄서기가 생기고, 음식점마다 직원 채용이 한창이다. 엔저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가동이 늘고 있다. 일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에 3.2%로 아직 높은 수준인데, 엔저로 수입물가가 상승해 정부 목표치인 2%는 연말에나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중앙은행인 일은(日銀)의 우에다(植田) 총재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빨리 낮추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일본은 2023년 춘투(春鬪)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임금인상을 실현했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에 의하면 1천명 이상 대기업은 정기승급분을 포함해서 3.73%, 99인 이하 소상공 분야는 3.03%가 인상되었다. 이는 전년보다 1% 더 높은 것으로 30년 만에 최고치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3% 넘어 계속되면 임금 상승효과가 사라진다.

일본이 1달러당 140엔의 엔저 현상인데,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구조적일까?

일본 내부 분석에 의하면 가장 큰 요인은 미일 간 금리 격차이다. 미국은 그동안 꾸준히 금리를 인상했지만, 일본은 중앙은행이 4월에 구로다(黑田) 총재에서 우에다 체제로 바뀌었지만, 금리 완화 기조는 변함이 없다. 여기에다 계속되는 무역적자이다. 일본은 2022년에 21조엔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제조업이 그동안 글로벌화로 생산거점을 해외로 시프트 한데다, 인구 감소로 소비시장 전망이 어두워 국내 투자가 부진한 게 주요인이다.

한국 기업이 엔저로 가장 영향을 받는 업종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분야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한일 간 제조업 수출 경합도를 보면 69.2로 한미 68.5, 한독 60.3, 한중 56.0에 비해 제일 높다. 엔저가 계속될 경우 철강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일정 부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엔저 시대에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엔화가 저가일 때 사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예금 잔액이 5월 말보다 16일 기준 16% 증가했다. 엔 선물거래는 몇 배나 증가했다.

일본 여행 시에는 카드를 쓰기보다 현금을 쓰는 게 유리하다. 카드는 해외 결제수수료와 환전수수료가 붙어 보통 2.5% 정도 추가된다. 출금 수수료 없이 일본 ATM에서 엔화를 바로 출금하는 카드가 있다. 환율은 매매기준율이 적용된다.

일본제철과 JFE스틸은 2022년도 강재 수출비중이 1달러=135엔 정도로 엔저였는데도, 거의 2021년 수준에 머물렀다. 엔저였지만 아시아 판재시장이 하락해서 엔저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일본철강연맹의 발표에 의하면 올 4월 철강 수출실적이 전년 동월비 2.2% 감소해 2개월 연속 감소세이다. 품목별로는 냉연코일이 11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후판은 3개월 연속, 아연도금강판은 4개월 연속 증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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