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역발상으로 조직 문화를 혁신할 때이다
[남영준 칼럼] 역발상으로 조직 문화를 혁신할 때이다
  • 남영준
  • 승인 2023.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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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코로나가 끝난 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이 회복되었다. 지난 3년 동안 개인과 회사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과 재택근무가 자연스러워졌으며 모임보다는 개인 활동이 활발하고 개개인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지금, 기업의 조직 문화를 혁신할 때이다.

기업은 규모에 상관없이 조직 문화를 혁신하려고 노력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진취적이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 문화를 꿈꾼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각은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니다.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노사 간 합의를 하거나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하는 게 아니다.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유리한 방향으로 잡으면 쉽게 나간다.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주인정신이다. 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는 자기가 주인이면 저렇게 하겠느냐고 한탄한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주인같이 일하라고 하면서 자율성은 주지 않고 지시대로 하라고 한다.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주인이 어디 있는가.

요즘 직장인들이 회사에 가장 바라는 게 자율성이다. 각자가 주어진 목표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게 자율성이다. 할 때마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시해 놓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미루는 조직은 어렵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발표한 2022년 조사결과를 보면 구글코리아가 직장인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한다. 사유는 자기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조직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에 있다고 한다.

테슬라는 입사하면 조그만 핸드북을 주는데 여기에는 근무지침 등 세세한 규칙보다는 회사가 지향하는 조직문화에 관한 내용이 주다. 테슬라는 직원이 제대로 일하리라는 신뢰 위에서 관리자는 목표를 제시하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신뢰관계가 무너지면 가차 없이 내보낸다는 걸 핸드북은 명시하고 있다.

주인의식으로 일하는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정한 보상이다. 적당히 나눠먹기를 하거나 연공서열로 보상하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 직원은 박탈감을 느낀다. 이직을 고려하거나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 특히 MZ세대는 공정에 대해 민감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성과관리를 내부평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 툴을 이용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지금은 워라벨이 중시되는 시대이다. 워라벨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데, 젊은 세대는 이것이 직장선택의 중요요소이고, 이직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해하는 게 있다. 워라벨은 너무 열심히 일하다 번아웃된 현상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땡 하면 퇴근하는 게 워라벨 정신으로 오해하고 있다.

근무시간에 온라인 쇼핑이나 SNS, 동료와 대화로 시간을 보내고 퇴근 무렵에 바쁘다. 이런 현상을 조직문화에서 쫓아내야 한다. 근무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무의 질이다.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4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무를 제대로 하면 재택근무를 포함해 더 탄력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주인의식이 기반이 된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관계를 맺을 때 목적 지향적 관계를 주로 맺는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아니라 인위적 만남이다. 코로나시대에는 플랫폼을 통해서 이런 만남이 많이 이루어졌다. 직장인들이 회사 불만을 동료와 하는 게 아니라 블라인드, 리멤버 등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다. 이런 흐름을 이해하고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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