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건설부진을 헤쳐 나가는 철강산업의 지혜
[남영준 칼럼] 건설부진을 헤쳐 나가는 철강산업의 지혜
  • 남영준
  • 승인 2023.03.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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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고금리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매매가 부진하다.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 소식이 주변에서 종종 들려오고, 대형 건설업체도 자금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 기간에도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건설이 부진하면 철강업은 어떻게 될까?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국내건설수주는 전년대비 8.4% 증가한 229.7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건설수주는 2019년부터 해마다 7.4%, 16.9%, 9.2%, 8.4%로 4년 연속 증가하였다. 그러나 2023년은 고금리 등으로 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축자재는 2년 후부터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와 있어, 수주 실적을 보고 2023, 2024년 자재 수요를 예상할 수 있다. 건축자재 수요는 2023년에 정점을 보이고, 2024년부터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철강산업은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주변에서 듣고 있지만, 건축자재 수요는 꾸준하여 피부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정부의 재건축 기준 완화로 곳곳에서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해 체감되지 않는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인한 은행 부문의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인상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너무 커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로 주택경기가 얼어붙으면 미분양이 증가하고, 한계 건설기업은 위기에 처한다.

고사성어에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편안하게 살고 있을 때 위태로움을 걱정한다는 말이다. 서경(書經)에서 말하기를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 생각하면 대비할 수 있고, 대비가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한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활발한 건축경기와 가전수요의 급증, 조선사들의 정상궤도 복귀로 철강산업은 비교적 좋은 시기를 보내왔다. 그러나 지금은 고금리로 건축경기가 식어가고,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면서 가전수요가 급감하는 등 수요산업 환경이 어려워져가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앞에 두고 있는 철강산업은 먼저 캐시플로우(Cash Flow)를 고려해야 한다. 몇 년 동안 쌓아 온 이익잉여금으로 어느 때보다 자금흐름이 좋은 시기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자금이 어려워지면 철강업체에 서서히 영향을 미친다.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로 당장 피해를 보는 수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금회수가 느려진다. 특히 대리점 등 중간 유통업체는 바로 영향이 오기 시작한다. 채권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원활한 현금흐름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을 고려해야 한다.

건축경기가 하강하는 시기에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경영활동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하다. 시장 확대를 위해 무리하게 밀고 나갔을 경우, 그만큼 감당할 충분한 자금여력이 있다면 성과가 있겠지만, 자칫하면 모든 걸 날릴 수 있다. 철강경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성공하는 디지털 신산업이 아니다.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벽돌 공정이다.

정치, 사회 등 경영환경이 예전과 다르다. ESG경영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고, 사회 곳곳에서 경영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준법경영이 중요하다. 공정거래위의 활동이 더 강해지고, 위반에 대해서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안전과 환경, 법률 준수는 단순한 대외홍보용이나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사회적 감시가 강화되고, 정부의 준법의지가 강한 만큼 ESG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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