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경기침체 시 과감하게 재고축소를
[남영준 칼럼] 경기침체 시 과감하게 재고축소를
  • 남영준
  • 승인 2022.07.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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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경기 변동 시에 재빨리 움직이는 기업은 수익률을 확보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적이 악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철강업체는 가동률이 수익에 직결되므로 쉽게 생산을 줄이지 못한다. 재고가 쌓이면 판매를 독려하거나 원가절감을 강조한다. 사실 철강업체의 원가절감은 단기간에 쉽지 않다. 판매 독려는 재고를 유통으로 밀어내는 일일뿐이다.

코로나19 쇼크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2021년부터 경기가 회복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었다. 그 배경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의 차질이 있었다. 재고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철강업계는 때 아닌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공급에서 문제가 예상되자 원재료 확보에도 집중했다. 원자재와 제품의 재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2년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9.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리는 빅스텝을 하고 있다. 한국도 한꺼번에 0.5%를 올리는 빅스텝을 하였다. 금리를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를 줄여 물가를 잡기 위해서이다. 제롬 파월 미연준(FED)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기침체 위험성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이 경기변동 시에는 재고가 급속히 쌓이기 시작한다.

경기가 전환될 때는 빨리 파악하여 적시에 전략을 취해야 한다. 생산을 과감히 줄이고 단기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재고를 축소한다. 적자 우려로 조치를 주춤거리다 보면 서서히 경영이 나빠지면서 깊은 위기에 빠진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가 현실이 된다. 최고경영자부터 “곧 경기가 회복되겠지”하는 생각은 버리고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한다.

경기하강 시에 재고를 줄여 현금화하여 현금보유를 늘리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융권도 경기침체 시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므로 예전처럼 차입이 쉽지 않다.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기업경영에 위기가 온다. 만약 현재 현금보유가 많은 기업이라면 가격을 내려서 재고를 처리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존슨앤존슨은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자 현금보유를 크게 늘렸다. 이로 인해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후에 매출과 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경기가 침체하면 유통단계에 위험이 증가한다. 재고가 쌓이고 미수가 늘어나면서 생산업체에 영향이 오기 시작한다. 이럴 때 매출을 유지하려고 하면, 유통에 부담이 가중된다. 부도 위험성이 높아진다. 매출과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에 더 관심을 쏟는다. 경기하강 시에는 현금순환이 중요한데, 유통에 자금이 묶이거나 부도로 자금 회수가 안 되면 회사경영에 위기를 초래한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대부분 기업은 조직을 축소하고 인력을 줄인다. 사실 이때가 좋은 인재를 확보할 절호의 기회이다. 그동안 비대해진 조직과 역량이 떨어진 인력을 조정하면서 우수인재를 확보할 기회이다.

미국 뉴코아(Nucor)사는 지난해 연간 2565만톤의 조강을 생산한 세계 15위의 대표적인 철강사이다. 미국이 9.11 사태로 경기가 침체하자 직원급여를 20% 삭감하고 근무일수를 4일로 줄이는 ‘고통 분담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뉴코아의 아이버슨 회장은 당시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에서 가장 낮은 급여를 받은 걸 자랑했다고 한다. 임원들은 50~60%를 삭감한 반면, 아이버슨은 75%나 삭감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구조를 가진 한국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공정의 가치는 배울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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