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K-pop과 혁신, 그리고 시사점
[남영준 칼럼] K-pop과 혁신, 그리고 시사점
  • 남영준
  • 승인 2022.06.29 0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방탄소년단(BTS)이 그룹 활동을 중단한다고 하자 전 세계 방송이 앞 다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비틀즈 이후 처음으로 한해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3차례나 한 BTS가 활동을 중단한다니 대단히 충격이라고 했다. 그 후 BTS가 활동은 지속하지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아쉬움을 줄였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으로 대표되는 K-pop이 왜 이렇게 성공했을까?

K-pop이 처음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2012년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다. 이상한 ‘말춤’에 반복되는 리듬은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유튜브 게시 100일 안에 5억뷰 달성, 좋아요 최초 1000만 달성, 역대 최장기간 조회 등 숱한 기록을 갖고 있다. 여기서 커진 한국에 대한 선호가 2013년 이후 엑소, 방탄소년단의 활동으로 K-pop의 인기를 드높이 끌어올렸다.

K-pop은 단순히 한국의 댄스곡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K-pop이 가장 한국적인 특성을 살려낸 문화콘텐츠라고 한다. 우선 아이돌이다. 어린 시절에 연습생을 모아 치열한 경쟁과 훈련을 통해 아이돌이 태어난다. 미국은 정부 규제로, 일본은 경쟁을 회피하는 심리로 아이돌 양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만 하는 한국적 토양 위에 아이돌이 성장한다. 성장한 아이돌은 기획사의 철저한 관리와 통제 아래 활동한다. 이런 시스템이 팬덤을 만들고 인기를 유지한다.

둘째는 발 빠르게 시대의 흐름에 대응한다. ‘빨리빨리’의 한국 문화이다. 음악이 CD로 대변되는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바뀌어 갔다. 유튜브가 2013년 사용자 수 10억명을 돌파하면서 주 매체로 자리 잡아 간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2014년 12억명으로 이제는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쉽게 유튜브를 보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보면서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다. 트렌드를 반영한 K-pop이 날렵한 댄스를 앞세워 인기가 치솟는다.

셋째는 해외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는 노력이다. 수출하지 않고는 먹고 살 수 없는 한국적 특성이 음악에서도 나타난다. 이수만의 SM 소속인 보아는 일본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로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계속 미국 무대를 두들겼다. 또 아이돌 멤버 중에 외국인을 넣어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글로벌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SM은 중국인 7인으로 구성된 WAY V를 중국에 데뷔시켜 음악 차트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K-pop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적인 정서를 잘 모르면 이해되지 않지만,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2022년에는 칸영화제에서 한국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여 K 영화의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를 매료했듯이 K-드라마도 OTT를 통해 나날이 뻗어 나가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빨리빨리’와 치열한 경쟁, 해외로 향하는 특성이다. 한동안은 빨리 문화가 부끄럽다고 했지만, 급속도로 변해가는 트렌드에 적응하는 데 이런 특성이 장점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빨리하면서 치밀하게 하여 실수만 줄이면 한국의 특성이 가장 우수할지 모른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한국인이야말로 획기적인 창조성은 부족해도 뛰어난 인재는 될 수 있다. K-pop의 혁신이 주는 시사점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