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소중립, 과감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설] 탄소중립, 과감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 정하영
  • 승인 2022.02.10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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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철강시장은 말 그대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는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노멀로 정리되는 변화의 방향은 디지털(비대면), 그린(탄소중립), 그리고 ESG경영이다. 그 중 철강산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자 궁극적인 변화는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현재의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일단 수소환원제철이 근본적 해결 방안이다. 그 과정에서 전기로가 브릿지 기술로 떠오르고 있고 철스크랩의 중요성과 활용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려온 해외 철강업계의 소식만 보더라도 미국의 2대 전기로 제강사인 스틸다이내믹스(SDI)가 텍사스주 신톤에 건설 중이던 TS/FR(Thin Slab/Flat Rolling) 방식의 300만톤 전기로 가동을 드디어 시작했다. 아르셀로 미탈은 프랑스에서 탈탄소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17억유로(약 2조3천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아르셀로 미탈의 투자를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유럽에서, 가장 앞서 있는 철강사인 SSAB 역시 무화석(그린) 철강 생산 계획을 15년 앞당기기 위해 전기로로 치환하는데 10년간 450억SEK(스웨덴 크로나, 약 5조8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SSAB는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HYBRIT(Hydrogen Breakthrough Ironmaking Technology)의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하기도 했다.

최근 소식의 일부만 열거했지만 세계 주요 철강사들의 탄소중립을 향한 노력과 투자는 절실하고 치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법인 HyREX의 개발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중간 단계로서 전기로 치환 증설을 추진 중이다. 또 수소환원철에 적합한 최적 전기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HyREX는 FINEX 유동로에서의 수소환원이라는 요소 기술 활용으로 세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난달 일본의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는 총 2조엔의 탈탄소기금(그린이노베이션기금) 중 1935억엔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탄소중립 차원에서 탄소거래제도 등 우리보다 상당히 늦었던 일본의 최근 탄소중립 추진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경제산업성을 비롯한 일본 정부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2050탄소중립 선언, 탄소세 및 탄소거래시장 등의 도입은 훨씬 앞섰지만 실질적으로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지원 등에서는 오히려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목표와 현황,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아젠다 수립과 실행 역시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하다.

대표적 사례로 확보 여하에 따라 철강산업 전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 분명한 철스크랩 수급 현황과 전망과 관련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야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다 더 과감한 준비와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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