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세계 '톱3'…전기차 겨냥 '글로벌 공급망' 강화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세계 '톱3'…전기차 겨냥 '글로벌 공급망' 강화
  • 김종혁
  • 승인 2023.12.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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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18일 US스틸 140억 달러 인수 결정 발표
규제당국 검토 주주승인 미국철강노조 협의 거쳐야
양사 합병시 조강생산능력 6600만 톤서 8600만 톤
바오우그룹 아르셀로미탈 이어 전세계 3위로 등극
美전기차 시장 겨냥…인도 동남아 공급망 강화 기반

일본 최대 철강기업인 일본제철(Nippon Steel)이 미국 최대 고로사인 US스틸(U.S. STEEL)을 인수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18일 성명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조 엔(약 140억 달러)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타깃을 삼은 것은 미국 현지 전기자동차 시장이다. 친환경, 탄소중립 패러다임에 따라 전기자동차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의 지분을 주당 55달러에 인수할 방침이다. US스틸의 가치는 약 141억 달러(부채 149억 달러 포함)다. 

이번 인수로 일본제철은 전세계 3위로 재탄생한다. 현재 조강생산능력은 연간 6600만 톤에서 8600만 톤으로 확대된다. US스틸은 미국 현지에 8개 고로설비와 3기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1위인 중국 바오우그룹과 2위인 유럽 아르셀로미탈에 이은 '톱3'에 들어선다.

중국 철강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하면서 일본제철은 물론 포스코 역시 글로벌 순위가 떨어진 상태였다. (관련기사 : [핫토픽] 글로벌 철강순위 '요동'…中印 질주에 '포스코 현대 7위 18위로 강등')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조강생산량은 2022년 기준 4437만 톤으로 전세계 4위다. US스틸은 1450만 톤으로 27위로, 미국에서는 뉴코어(Nucor), 클리브랜드클리프(Cleveland-Cliffs)에 이어 3위다. 

양사의 합병은 앞으로 몇가지 단계를 넘어야 한다. 규제 당국의 검토와 US스틸 주주의 승인, 또 미국철강노조(United Steelworkers)와의 협상도 거쳐야 한다. 주주 미팅은 2024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US스틸은 앞서 지난 8월 매각 가능성을 포함한 전략적 경영 옵션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클리브랜드클리프는 미국철강노조의 지원을 받아 약 72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US스틸이 거부했다. 또 아르셀로미탈과 캐나다 스텔코, 그밖에 다른 철강사들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모리 다카히로(Mori Takahiro) 일본제철 글로벌 사업 개발 책임자(부사장)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를 면밀히 조사하고, 제안된 거래가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되는지 판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일본제철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확보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의 조강생산국이다. 건설부문의 강력한 수요 외에 전기자동차용 철강 제품 수요의 핵심에 있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사업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본제철은 이미 아르셀로미탈과 미국에서 친환경 설비인 전기로에 투자, 공동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에이지 하시모토(Hashimoto Eiji) 일본제철 사장은 성명서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제조능력을 갖춘 두 회사가 모여 전세계 고객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명과 철강의 탈탄소화를 통해 보아 환경 친화적인 사회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버릿(David Burritt) US스틸 CEO는 "이번 거래는 고객에게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용 철강 제품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잠재적 안보 우려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가장 큰 동맹국 중 하나와 함께 더 경쟁력 있는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험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US스틸은 1901년에 '철강왕'이라고 불리는 앤드류 카네기와 JP모건의 설립자인 존 피어폰트 모건이 주요 산업 및 은행 책임자들과 함께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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