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소비자에게 묻지 마라!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소비자에게 묻지 마라!
  • 김진혁
  • 승인 2023.11.28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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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다국적 명품 브랜드의 상당수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했고 중국을 대체할 제2의 시장으로 주목했던 미국 소비자들의 ‘묻지마 쇼핑 시대’가 저무는 분위기다. 일반 소비자들이 명품 브랜드 지출을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동화나 코냑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들은 수요가 급감하지만,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부유층 소비자의 충성심이 높은 브랜드는 여전히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실제로 버킨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의 실적이 21% 증가했다.

혁신적인 제품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에게 묻지 마라. 소비자들은 당신이 그들에게 직접 어떤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내가 마케팅 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의 일은 아직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그가 매킨토시를 세상에 선보인 날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시장 조사 같은 것을 하고 전화기를 발명했니?”라며 코웃음을 쳤다.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객에게 묻지 마라! 워크맨의 출시를 앞두고 실시한 시장 조사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길거리를 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일이 있겠는가 하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그러나 워크맨은 성공하지 않았는가”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가?

구글은 놀랄만한 빅데이터 수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어떤 것들이 진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는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구글은 스몰데이터 전문컨설턴트를 채용하여 무엇이 옳은지를 찾을 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22년 소비자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를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에 LG전자 ‘틔운’을 선정했다. ‘틔운’은 꽃·채소·허브 등 다양한 식물을 누구나 쉽게 키우고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식물 생활가전이다. “식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술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한국에서는 ‘틔운’만 있으면 된다”

브랜드 미래학자로 통하는 마틴 린드스트롬은 브랜드는 통찰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1) 빅데이터가 말해 줄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2) 검색엔진을 통한 빅데이터는 인과론과는 거리가 먼 상관관계만을 도출할 뿐이다. 3)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대문자로 입력할 때 79%의 신뢰도를 갖고, 오타수로 70%의 정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소비자가 살아가는 맥락 내에서 관찰을 통해 통찰력을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Netflixed’(넷플릭스 당하다)는 비즈니스 모델 신조어다. 1997년 DVD 대여 업체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하며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장악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될 때 이 말을 사용한다. 뉴노멀 시대에 기존 경영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고, 경영기술과 혁신기술을 융합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로 비즈니스를 혁신해야 한다. 데이터가 우선이 아닌 스토리가 먼저다.

물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하고, 당신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데이터가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예측을 벗어난 돌발적인 변수의 등장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와 빅데이터의 장점을 상호 보완할 때 아름다운 의사결정이 나온다. 요즘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파괴적 혁신에 도전하라. 최초 스마트폰을 만든 회사가 스마트폰 때문에 망했다. 언제든지 신생기업이 강자를 쓰러뜨릴 수 있다. 둘째, 과학자들조차 종합격투기 대회에 서있다. 크라우딩 소싱의 개방형 혁신과 협력으로 승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비즈니스 지식을 큐레이션 한다. 큐레이션은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게임할 때조차 공짜와 프리미엄을 이용한다. 넷째, 플랫폼과 공유경제 시대를 연결하라. 소유 자체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기존 상품의 ‘협력 소비형태’ 및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대세다. 자사 건물이 없어도 에이비앤비는 4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체인점을 구축했다.

사람의 개입 없이 모든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든지 살고 싶어 하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 모든 기업은 지속가능하고 번창하는 잠재력을 가져야 한다. 당신이 처한 맥락(Context)에서 데이터의 균형감각과 혁신적인 생각이 제품에 덧입힐 때 기업은 살아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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