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키워드로 본 현재의 중국
[남영준 칼럼] 키워드로 본 현재의 중국
  • 남영준
  • 승인 2023.1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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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한국은 엠지(MZ)세대가 유행이고, 이슈이다. 중국은 탕핑족(躺平族)이라는 말이 젊은 세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키워드이다. 이는 온종일 집 소파에서 뒹구르는 족이라는 말이다. 2021년 중국의 대학진학률은 54.7%로 두 명에 한 명꼴로 대학을 간다. 2023년 6~7월에 1,158만명의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9월 입학제이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이 19.9%로 최고치이다. 졸업이 즉 실업인 현실이다.

링링허우(零零後: 2000년대 이후 출생)는 소황제로 자란 세대이다. 이들은 421가정(四二一家庭)에서 자랐다. 4명의 조부모, 2명의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고 자란 세대이다. 필자가 20년 전 중국에서 만나본 젊은 부부들은 아이 한 명에게 조부모와 부모가 돈 벌어서 다 해준다고 했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이 세대는 1자녀 정책으로 집안에서 너무 귀한 아이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 못 하고 부모에 얹혀사는 켄로족(啃老族), 캥거루족이 되었다.

젊은 여성들에 백련화(白蓮花)란 말이 유행하는데, 이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계산적인 모습을 보이는 걸 말한다. 중국은 결혼 적령기의 남자가 여자보다 3,500만명이 더 많은 남초 현상이다. 여성들은 굳이 결혼하지 않고 나 혼자 자기 관리를 하면서 사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고 선택의 문제로 본다.

청년들에 4불(四不) 현상이 나타난다. 연애, 결혼, 내집마련, 출산을 안 하겠다는 말이다. 바이란(擺爛)족이 되어간다. 바이란이란 모든 걸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혼인신고가 2013년 1,346만 건이었는데, 점차 감소하더니 2021년 763만 건으로 줄어 10년만에 거의 반토막이 되었다. 중국의 출산율도 낮아져서 2022년 956만명으로 처음으로 1,0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중국의 총인구가 2022년 사상 처음으로 85만명이 감소하여 세계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주었다.

중국은 현재 궁퉁푸위(共同富裕) 주의이다. 시진핑 주석이 2021년 8월 제10차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를 통하여 공동부유를 핵심 어젠다로 선정했다. 이 사상은 1953년 마오쩌둥이 처음 주창한 사상이었다. 3단계로 구성되는데, 1차는 시장 원리에 따라 임금이나 회사의 이윤 등이 공동 분배되고, 2차는 조세 등 국가의 정책으로 강제로 재분배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한마디로 지나치게 부유한 사람이나 기업들의 수입을 사회로 환원시켜 함께 잘살자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개방 정책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었던 체제에서 마오쩌둥의 사상이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 총서기의 담화를 공산당원은 복사는 안 되고 반드시 필기해야 한다. 시진핑 어록에 관한 문제가 2023년 대입 논술 시험에 출제되었다.

중국의 외교 정책을 전랑(戰浪) 외교라 부른다. 2017년 발표된 ‘특수부대 전랑’이란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는데, 전랑(戰浪)은 늑대 전사라는 의미이다. 영화의 슬로건이 ‘중국을 모욕하는 자는 멀리 있어도 반드시 응징한다’이다. 시진핑 주석은 전랑 외교가 호랑이처럼 늠름한 외교라고 칭했다.

중국은 지역 편차가 크다. 경제발전이 동부 해안 중심으로 되면서 인구 쏠림이 있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는 인구의 1/3 이상이 외지인이다. 중국은 태어난 지역의 호적제도를 유지한다. 인구 500만명 이상의 도시는 취업, 교육, 의료 등에서 외지인에 제한이 많다. 그래서 타지의 미혼 여성은 이 도시의 호적 남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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