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⑬] 금속재료연구조합 김영주 사무국장 "대형 중장기 R&D전략 수립"
[릴레이인터뷰⑬] 금속재료연구조합 김영주 사무국장 "대형 중장기 R&D전략 수립"
  • 정하영
  • 승인 2022.07.08 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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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자립화·공급망 확립 등...수요기업 연계 실효성 높여
탄소중립 등 거대 패러다임 전환 중장기 R&D 전략 수립
뉴노멀 시대 '효율성 및 속도' 연구개발 최우선 가치 둬야
탈탄소 공정기술 및 제품기술 로드맵, 기술개발전략 중요
친환경 저탄소 철강산업 대전환...신철기시대 선도국 도약
'23~'30년 1조 규모 탄소중립 예타 추진, 속히 마무리해야
공급망 이슈, 디지털 전환기술과 'DB 중앙 집중화'로 대응
기술개발 리스크 해소 위한 제도개선, 국민적 공감대 형성
성공적 R&D는 수요산업,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제품 개발

바야흐로 '엔데믹' 시대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으로의 전환'이 이뤄진다. 철강을 둘러싼 환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만큼이나 불확실성이 높다. 각국의 보호무역과 신흥강자들의 등장, 글로벌 '톱' 기업들의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탄다. 글로벌 경쟁구도는 이제 새로운 서막이 열린다. 본지에서는 포스코 현대재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대형 철강사를 비롯해 정부와 중소 대표 철강사들의 전문경영인(CEO)과 임원, 철강금속 연구개발(R&D) 분야 리더 등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전략과 비전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창간3주년-릴레이 인터뷰] '엔데믹' 대한민국 철강 대표기업 비전을 듣다
① 포스코 팬데믹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엔데믹 "중국정책 주시해야"
② 포스코 '적자서 이익률 20%까지'…팬데믹 '100년 大計' 수립 기회로
③ 현대제철 팬데믹 3년 "체력 키웠다"…탄소중립 ESG '다양한 기회'
④ 동국제강 10년간 투자 '뚝심'…ESG 경영확대 SFG 전략실현
⑤ 정부 '철자원' 육성전략 마련...美쿼터 개선 필요-이경훈 산자부 과장
⑥ 세아베스틸 글로벌 GVC 대응력 제고…ESG경영 고도화 첨단화
⑦ 세아제강, 新성장동력 ‘선제적 투자+α’…출력 에너지 해상풍력 강화
⑧ '미래수요' 선점 필수…정부 탄소중립 정교한 정책 필요-정은미 산업연 본부장
⑨ 윤양수 대표 "스틸리온, 차세대 컬러프린트 기술에 집중 투자"
⑩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모터코어 '400만대' 목표…STS 확장 '가속페달'
⑪ 한진철관 에너지향 수출서 '기회'…선제투자와 상생원칙 '경쟁력'
⑫ 신한스틸 유통가공 스마트化 선봉…최적제품 운영지수 개발

◆ 인터뷰 : 김영주 금속재료연구조합 사무국장

( 금속재료연구조합 사무국장 김영주 상무 )
금속재료연구조합 사무국장 김영주 상무.

<Q>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를 맞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운 가운데서도 긍정과 부정적 측면이 함께 있었을 것이다. 특히 금속재료연구조합으로 거듭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을 되돌아본다면?

<A>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각국의 봉쇄조치,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발생된 철강의 수요하락은 국내 철강업계에 많은 어려움을 가중해왔다. 더불어 비대면의 일상화에 따른 디지털 산업의 급성장 및 안전/환경/공공성이 우선되는 경영전략 등은 현재 각국 및 기업의 R&D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속재료연구조합의 경우도 역시 팬데믹사태와 더불어 대일수출규제 등으로 기인한 공급망 내재화와 국내 소재·부품 자립화의 기조에서 대다수의 R&D사업들이 해외기술을 자립화하고 국내 공급망을 확립하는 방향 및 수요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 등 연구의 실효성이 높아졌으며, 탄소중립 등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앞둔 대형 중장기 R&D전략의 수립 등이 가장 큰 이슈였다고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정부의 R&D 사업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중견.중소기업의 민간부담금 완화, 인건비 현금지원, 재무요건 미적용 등의 조치가 한시적으로 적용되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해였다고 본다.

( 금속재료연구조합 2022년 사업 방향 )
( 금속재료연구조합 2022년 사업 방향 )

<Q> 일상으로의 전환이 진전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뉴노멀(New Normal)은 여러 분야에서의 변화를, 특히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준다면?

<A> 팬데믹 이후 뉴노멀시대에서는 '효율성 및 속도'가 최우선의 가치로 판단될 것으로 생각한다. 철강/금속산업은 자동차, 건설, 조선 등 타 수요산업에 공급산업으로서 수요산업의 양적/질적변화에 유동적이며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는 연구개발과정에서 역시 수요산업 및 수요기업과 결속/협력에 기반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팬데믹 이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화와 탈탄소화에서 역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생존의 기본전략일 것이다. 이는 단일기업의 연구개발로서는 속도를 갖기 어려우며, 산업간 협력가능한 네트워크를 가장 효율적으로 확보하여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Q> 현 단계에서 가장 큰 선결 과제는 무엇이며, 또 앞으로 기회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현재 철강/금속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이슈로는 ‘탈탄소화의 가속화’라고 본다. 이는 신기후협약의 규범화에 따라 탄소중립 압력이 급증하고 있고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보다 높게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에, 소재의 품질이나 생산과정에서의 사회적 가치 충족여부가 시장진입여부 및 산업의 존속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탈탄소 공정기술 및 제품기술에 대한 로드맵 수립 및 기술개발전략 수립이 매우 중요할 사안이다.

<Q> 국내는 물론 해외 철강사들은 글로벌 확장 및 공정/기술 부문의 투자에 중점을 둔 새로운 전략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단기/중기 혹은 장기적으로 어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팬데믹 사태 이후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상하이 봉쇄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측불가능한 대외환경의 변화로 각국의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수입국 다변화전략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전략 및 현지생산판매체제 구축을 통한 판매안정화 전략을 수립하여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내재화와 자립화를 통한 국내 밸류체인 구축과 탈탄소화 및 디지털화에 기반한 철강기술 선도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특히 탄소중립과 관련한 각국의 기술개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또 해외 주요국들과 비교한다면?

<A> 국내의 경우 친환경 저탄소 철강산업 대전환을 통한 신철기시대 선도국가 도약을 비전으로 총 8년(‘23년~’30년)간 1조원 규모의 탄소중립 예타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해당사업은 혁신기술개발을 통한 기존공정(고로, 전기로)의 탄소저감 기술개발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반마련을 큰 축으로 고탄소 원료대체, 생산공정의 탄소저감, 다배출설비의 전환으로 3개 중점분야 10개의 단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 기존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대비 사업검토가 지연되고 있어, 조속히 예타사업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 ‘23년부터 본격 착수되어야 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국내 철강산업의 기술력은 글로벌 탑수준에 있다고 판단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이미 상용화된 파이넥스를 통해 속도를 붙여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본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 및 그린전력을 충분히 제공해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느냐의 검토도 병행되어야 한다.

( 철강산업 탄소중립 예타사업 개요 )
( 철강산업 탄소중립 예타사업 개요 )

<Q> 대외 여건은 변동성, 불확실성으로 대변된다. 앞으로 철강업계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는 무엇이라고 판단하는가? 특히 공급망 혼란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A>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크게 신보호주의와 GVC재편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여건을 뛰어넘는 탈탄소기술개발 및 그린뉴딜에 기반한 철강의 신수요 창출과 현지생산판매체제 구축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공급망 이슈와 관련하여서는 디지털 전환기술과 연계하여 공급망 전반에 대한 DB를 중앙 집중화하여 각 공급망 단계에 걸쳐 재고현황, 수요, 이슈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완전화함으로써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과 정부에서 관리 중인 GVC통계 프로그램이 보다 현장의 이슈 중심적으로 효율화 고도화된다면 사전에 RISK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새 정부가 들어섰다. 철강 산업과 기업에 필요한 정책/기술적 변화와 방향성에 대해 말한다면?

<A> 지속 얘기한 바와 같이, 철강금속산업은 탈탄소화 및 디지털전환, 공급망 재편이라는 큰 변곡점의 기로에 놓여있다. 특히 탈탄소화로 대변되는 탄소중립 수소환원제철기술개발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기술개발 초기수준이나, 속도경쟁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추진되는 예타사업에 대한 조속한 검토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수소라는 대안을 탄소중립의 핵심요소로 보고 있는 철강에서는 산업관점에서 수소의 경제성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경제성 있는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로드맵 수립과 일관성 있는 추진체계 및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수소환원제철기술에는 많은 R&D비용이 조기에 투입되어야 하며, 정부의 시드머니를 바탕으로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때문에 해당 투자와 기술개발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획기적 제도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Q> 기타 기술 개발과 연구 분야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A> 수년간 다수의 정부R&D사업을 기획/수행해 온 결과, 성공적인 R&D를 위해서는 철저하게 수요산업, 즉 시장이 원하는 기술·제품이 개발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로서는 정부R&D사업의 효용성과 실효성이 저해될 수 밖에 없으며, 수요기업의 요구사항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정량목표, 기술개발 전략, 사업화 전략 설정이 R&D기술개발을 성공적으로 끌고 가는 핵심이라고 본다. 이는 밸류체인에 기반한 수요산업과 소재 공급산업간 연대와 협력이 기반되어야 하며, 이러한 체제가 체계화된다면 민간주도형 R&D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밸류체인형 기술개발에 있어 법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가 적극 해소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또한 정부R&D사업에 있어, 단순관리를 위한 사업평가와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개발기술과 제품이 실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지원의 방향으로 조정된다면, 민간주도형 R&D기술개발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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