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⑫] 신한스틸 유통가공 스마트化 선봉…최적제품 운영지수 개발
[릴레이인터뷰⑫] 신한스틸 유통가공 스마트化 선봉…최적제품 운영지수 개발
  • 김세움
  • 승인 2022.07.01 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부산 국제물류단지 통합공장 완공
인공지능 활용 유기적 스마트팩토리 구현
수요 예측 기반 '최적제품 운영지수' 개발
친환경 철강재 등 미래 전략적 소싱 집중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챗봇 등 소통 강화
정부, 중장기적 지방 역할 강화 방안 필요

바야흐로 '엔데믹' 시대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으로의 전환'이 이뤄진다. 철강을 둘러싼 환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만큼이나 불확실성이 높다. 각국의 보호무역과 신흥강자들의 등장, 글로벌 '톱' 기업들의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탄다. 글로벌 경쟁구도는 이제 새로운 서막이 열린다. 본지에서는 포스코 현대재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대형 철강사를 비롯해 정부와 중소 대표 철강사들의 전문경영인(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전략과 비전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창간3주년-릴레이 인터뷰] '엔데믹' 대한민국 철강 대표기업 비전을 듣다
① 포스코 팬데믹 '친환경 생산체제' 재편…엔데믹 "중국정책 주시해야"
② 포스코 '적자서 이익률 20%까지'…팬데믹 '100년 大計' 수립 기회로
③ 현대제철 팬데믹 3년 "체력 키웠다"…탄소중립 ESG '다양한 기회'
④ 동국제강 10년간 투자 '뚝심'…ESG 경영확대 SFG 전략실현
⑤ 정부 '철자원' 육성전략 마련...美쿼터 개선 필요-이경훈 산자부 과장
⑥ 세아베스틸 글로벌 GVC 대응력 제고…ESG경영 고도화 첨단화
⑦ 세아제강, 新성장동력 ‘선제적 투자+α’…출력 에너지 해상풍력 강화
⑧ '미래수요' 선점 필수…정부 탄소중립 정교한 정책 필요-정은미 산업연 본부장
⑨ 윤양수 대표 "스틸리온, 차세대 컬러프린트 기술에 집중 투자"
⑩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모터코어 '400만대' 목표…STS 확장 '가속페달'
⑪ 한진철관 에너지향 수출서 '기회'…선제투자와 상생원칙 '경쟁력'

인터뷰 : 최숙현 신한스틸 대표

"AI를 활용, 최적제품 운영지수를 도출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최숙현 신한스틸 대표가 철강 유통가공업계의 '스마트팩토리화'를 넘어 '스마트시스템화' 리딩 컴퍼니에 도전한다. 유통 전 과정을 자동화한데 이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한 수요 예측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적지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신한스틸은 창립 40주년인 지난 2020년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단지 내 5000평 부지에 본사와 물류동, 절단동을 포함한 통합공장을 완공했다. 통합공장에는 써큘러, B/SAW, 프레스 등 특수강 환봉을 가공할 최신 설비를 도입했다.

또 빅데이터(Big Data), 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IT기술을 반영해 고객사 주문부터 제품 가공, 출하, 운송 등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다. 모든 과정은 'e-business' 시스템을 통해 제어·관리하며,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입수된 실시간 거래정보는 체계화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된다. 이를 통해 3개월 이상 수요 예측과 주문, 판매 및 생산 목표를 세우는 핵심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단지 내 신한스틸 통합공장 전경.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단지 내 신한스틸 통합공장 전경.

신한스틸의 스마트팩토리는 꾸준한 시스템 개발 및 보완 과정을 바탕으로 회사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3년 동종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전산시스템을 토대로 구매에서, 입고, 수주, 생산, 재고, 물류, 채권관리 등 전 부문을 일체화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전사적자원관리(ERP), 인적자원관리(HR), 재무회계, 공급망관리(SCM) 등을 통합한 ‘신한 토탈 시스템’을 개발했고, 2020년 현대제철 특수강 정보 및 공급망을 연계해 B2B 연동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2021년 카카오톡 알림톡과 간편 채팅을 도입, 언제 어디서나 견적 요청, 1대1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올해 5월부터는 서면, 수기로 전달하던 제품 인수증 및 납품처 서명을 전자화하는 등 '페이퍼리스 오피스(paperless office)'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스틸은 지난 1980년 창사 이래 ‘믿음’과 ‘신용’을 바탕으로 품질경영과 혁신경영을 적극 실천해왔다. 1990년 현대제철 대리점으로 등록한 뒤 2002년 국내 환봉 대리점 최초로 ISO9001 인증을 취득했으며, 2012년 중소벤처기업부 메인비즈(MAINBIZ,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와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을 각각 인증 받았다.

이후 2014년 유통 밸류체인을 확대하기 위해 절단(가공)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이듬해인 2015년 소재부품 전문기업 인증도 취득했다. 2018년에는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진입하면서 판매점으로 지정, 특수강 부문 최대 규모 대리점으로 거듭났다.

신한스틸은 절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작업 환경을 최적화했다.
신한스틸은 절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작업 환경을 최적화했다.

국내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글로벌 수출시장에도 눈길을 돌렸다. 2018년 호주, 베트남 현지 업체와 철강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간 신한스틸의 국내외 거래처는 1500개사를 상회하며, 이중 1000여곳은 현재도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최숙현 신한스틸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자 상거래 확대, 메타버스와 비즈니스 접목 시도 등 기업간 거래 방식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비대면 영업, 재택 근무 활성화 등을 통한 업무적 거리감 해소도 긍정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넘어 실시간 제품 원가, 경영 활동 등을 체크하고 진단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며 "특정 시기별, 업체별 수요 예측 시스템이 완성될 경우 영업은 물론 제강사와의 협업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로타임즈는 창간 3주년 기획특집 <대한민국 대표 철강사에게 듣다>를 주제로 최숙현 신한스틸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다.

<Q>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다. 그동안 회사 경영 활동을 자체 평가한다면.

<A> 대부분의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단기 이슈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3년 가량의 시간이 지나면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는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경영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불러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처음에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어려웠다. 글로벌 경기침체, 유통공급망 위축 등 초창기 부정적 요소들을 딛고 일어서면서 오히려 긍정적 방향으로 진화한 모습도 보였다.

기업간 거래 방식에서도 전자 상거래의 확대, 메타버스의 비즈니스 접목 시도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비대면 영업, 재택 근무 활성화 등을 통한 업무적 거리감 해소도 긍정적 사례다.

또 본사 이전 과정에서 스마트 팩토리화를 추진한 점은 인력 재배치, 업무 공백 해소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만약 사전에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많은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회사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다음 단계에 대해서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철강 업황의 불확실성, 변동성은 내용이 달라진 것 뿐 언제나 있던 부분이다. 우리가 5년 뒤, 10년 뒤에 대해 100% 해답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항상 현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중점을 두고 1, 2년 뒤에 대한 방향성을 꾸준히 수정하며 나아갈 뿐이다.

<Q> 일상으로 전환이 진전되고 있다. 현재 선결 과제와 기회 요인이 있다면.

<A> 오늘날 산업 생태계는 생산자들이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없다. 생산 제품이나 가격 체계 등이 모두에게 공개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적의 조건으로 가장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장 여건의 전환은 최근 철강 유통업 트렌드의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철강업계 역시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통적 유통업체는 제조사에서 생산한 물품을 고객사에 단순 전달하는 위치였다. 그러나 중국의 타오바오나 미국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업체가 글로벌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전자 상거래 기반 현대적 유통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철강은 형태가 다를 뿐 일반 소비재와 동일한 부분이 더 많다. 유통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구조적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4월 철강 전자 상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해 법인을 신설하고, 가까운 시일 내 구체적인 플랫폼을 출시 예정이다. 현대제철 역시 온라인 판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플랫폼 개발을 위한 TF를 운영중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포스코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 진출은 철강업계 내부의 인식 개선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향후 회사가 전자 상거래 시장에 진입할 때 한결 더 나은 성장 배경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국내외 철강사들이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전략은.

<A> 신한스틸 역시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화나 팩스 등을 통해 재고 여부나 배차 시기 등을 안내했지만, 지금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과 비대면 소통한다. 향후 정형화된 고객과의 소통에는 챗봇 등을 활용한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철강 고객층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원하는 제품과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고객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품질 등이 포함된 구체적 정보 제공은 기본이고, 시장 가격에 견주어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고객의 다양한 욕구와 친환경 철강재 등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전략적 소싱을 위한 개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내부 시스템 구축도 중대한 요소다. 현재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넘어 실시간 제품 원가, 경영 활동 등을 체크하고 진단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 구매나 수요를 예측해 최적제품 운영지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물류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재고 관리로 특정 시기별, 업체별 수요 예측 시스템이 완성될 경우 영업은 물론 제강사와의 협업도 확대할 수 있다.

<Q>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철강업계가 추구해야할 방향성이 있다면.

<A> 국가나 대기업 차원에서 기초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 프로젝트를 통해 정책적, 자본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해외 구매처와 테슬라 '스페이스X' 프로젝트 관련 납품건을 논의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소재가 없어 다음을 기약했다. 신한스틸의 경우 제조업이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국내 철강 메이커들에 이런 고충을 전달하면 원가나 시장 가격 등을 이유로 신규 개발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신기술이나 신소재를 개발해도 내수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철강업계에서 주로 개발하는 소재는 기존에 수입 의존도가 높던 일부 제품을 개발해 국산화(수입대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미래시장에서 정말 필요한 소재를 발굴해 선점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현재 생산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부차적 문제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3, 4년 뒤라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Q> 새 정부가 들어섰다. 현재 경영 개선을 위한 정책이 있다면.

<A> 중소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인력 문제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지방에 위치하다 보니 인재 영입과 육성이 가장 어려운 실정이다. 기존 업무를 현상 유지하는데 머무르다 보면 신제품, 시스템 개발에 충분한 인력을 투입할 수 없어 성장에 한계가 온다. 단기적 해결방안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지방 역할 강화 방안을 수립, 추진하여 지방에서도 성장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외국인 근로자 산업여수 등 입출국에도 좀 더 유연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명 '3D 업종' 뿐만 아니라 생산현장 대부분의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은 상황이다. 정책을 입안할 때 이상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산업계의 현실 문제도 반영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