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경쟁력 좌우한다"…녹색철강(Green Steel) ‘바람(風)'
[기획특집] "경쟁력 좌우한다"…녹색철강(Green Steel) ‘바람(風)'
  • 정하영
  • 승인 2021.01.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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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강업계, 공급과잉 상태 혁명적 변화 직면
EU ‘녹색철강(Green Steel)’ 생산 경쟁 본격화
아르셀로 미탈 (룩셈부르크, 연간 약 8500만톤, 2020년 생산)
티센크룹 (독일, 연간 약 1천만톤, 2025년 생산)
잘츠키타 (독일, 연간 약 700만톤, 생산시기 불투명)
SSAB (스웨덴, 연간 약 900만톤, 2026년 생산)
타타스틸유럽 (영국/네덜란드, 연간 약 1200만톤, 생산 시기 불투명)
리버티스틸 (영국, 연간 약 1800만톤, 2030년 생산)

세계 철강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이지만 혁명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바로 기후중립적인, 녹색철강(Green Steel) 생산이 바로 그것이다. Green Steel 생산을 통해 구조개편, 생산의 재분배가 이뤄질 가능성도 갖고 있다.

독일의 경우 철강산업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연방 경제부장관 Peter Altmaier, 환경부장관 Svenja Schulze는 물론 철강을 생산하는 각 주 정부에서도 2020년 관심은 계속 이어졌다.

철강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미친 경제적 영향으로 인해 철강사들의 경영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반면 철강사들은 역사상 가장 큰 기술적 변화, 즉 기후중립적 생산공정으로의 전환에 직면해 있다.

EU의 계획에 따르면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0)화해야 하는데 철강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철강산업은 현재 전체 산업부문에서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주로 석탄에서 얻은 코크스를 사용해 철광석을 선철로 전환할 때 발생한다.

수세기동안 티센크룹, Saarland 제철소와 철강사들은 ‘용광로(고로) 공정’을 완성했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이 공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현재 그 대안을 모색해 왔고 현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철강사들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수년 동안 막대한 공급과잉으로 가격을 낮춰야 하는 등 고통을 받아왔다. OSEC(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ts)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 과잉 생산능력은 2020년에도 약 7억톤으로 추정된다. 총 생산능력 약 25억톤을 감안하면 30% 정도 초과다.

그러나 녹색 생산공정이 시장을 재편하려하고 있다. 많은 고객, 대표적으로 자동차산업은 자체적으로도 배출량을 줄여야한다. 이 때문에 전체 가치사슬의 탈탄소화를 위해 공급업체가 기후목표를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체 공정에서의 CO₂ 배출 삭감을 의미한다.

녹색철강 생산 속도가 철강 제조업체의 결정적인 경쟁 우위 요인으로 대두할 전망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친환경 철강을 생산하는데 가장 먼저 성공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열어 나갈 수 있다. 철강사들은 새로운 공정을 추진 중이다. 수소기반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부터 기존 생산공정에서 CO₂를 포집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저장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들 기술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50년 이전에 산업화 규모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측면에서 친환경 철강 생산 경쟁을 선도할 잠재력을 가진 회사들을 살펴본다.

CO₂ 배출 저감 제철 기술 개요  ( 출처 =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 )
CO₂ 배출 저감 제철 기술 개요 ( 출처 =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 )
수소환원제철 공정 개략도  (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
수소환원제철 공정 개략도 (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
CCU 기술 개략도  ( 출처 = 교육부 공식 블로그 티스토리 )
CCU 기술 개략도 ( 출처 = 교육부 공식 블로그 티스토리 )

◆ 아르셀로 미탈 (룩셈부르크, 연간 약 8500만톤, 2020년 생산)

세계 최대의 철강사로 2050년 완전 탄소중립 철강 생산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2020년 총 3만톤의 무탄소 철강을, 2021년에는 12만톤의 CO₂-Free 철강을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 양은 1년 후에 5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공정의 여러 분야에서 CO₂를 줄이는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선 전체 철강 생산 모두를 탈탄소화할 수 없으므로 삭감량만 표기할 예정이다. 이는 배출량을 감축할수록 아르셀로미탈이 더 많은 철강을 녹색으로 선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구매자에게는 CO₂ 절감을 문서화한 인증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아르셀로미탈은 기후중립 철강재를 제공하는 최초의 철강 제조업체가 되고자 한다. 그러나 완전 기후중립이 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늦어도 2050년까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아르셀로미탈 유럽 각 지역의 400개 공장, 지점들 중 일부는 자체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 제철소에서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진행하는 동안 아르셀로미탈은 현재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근처의 Fos-surMer에 탄소 재활용(CCU : Carbon Capture & Utilization)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철강 생산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들어가기 전에 포집하여 에탄올 등으로 가공하게 된다.
 

◆ 티센크룹 (독일, 연간 약 1천만톤, 2025년 생산)

철강은 티센크룹 창립 신화의 일부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철강산업의 거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 철강사업부는 약 290억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7억유로의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기후중립 철강으로의 전환에서 전체 철강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높은 투자를 충당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티센크룹은 이런 악조건에서도 빠르면 2025년 친환경 철강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티센크룹은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을 해면철(Sponge Iron)fh 환원시키는 직접환원공장(DRI Plant)을 건설하고 있다. 해면철은 전기로에서 선철로 만들어진다. 전체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가 재상 가능한 에너지라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철강을 생산할 수 있다.

티센크룹은 우선 이런 방식으로 약 40만톤의 녹색강철을 생산할 계획이다. 녹색수소는 전력 생산업체인 Steag가 운영하는 전기분해 시스템에서 생산되며 출력은 500㎿로 최대 7만5천의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2030년에는 약 300만톤의 녹색철강 생산이 예상되며 이는 현재 총 생산량의 약 1/3에 해당한다. 티센크룹은 2050년까지 새로운 공정을 추가하여 나머지 철강도 녹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잘츠키타 (독일, 연간 약 700만톤, 생산시기 불투명)

수소 전환은 수년 동안 찰츠기타가 추진해온 일이다.

Lower Saxony 그룹은 수소환원 접근을 채택한 최초의 제조업체 중 하나였다. 잘츠키타는 적어도 2018년부터 ‘Salcos’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용광로가 향후 수 십년에 걸쳐 직접환원(DRI) 시스템과 전기로로 점차 대체될 것으로 판단했다.

몇주 전 독일 연방 환경부(BMU)는 잘츠키타의 환경친화적 철강 생산을 위한 프로젝트에 530만유로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연방 환경부의 ‘산업 탈탄소화 프로그램’ 기금을 통해 건설비용을 보조키로 했다. 함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 제철소와 마찬가지로 이 공장은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운용한다. 생산 시 녹색수소 부족할 때의 예방 조치다.

이는 철강산업에서의 많은 수소 프로젝트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에서 녹색수로를 얻으려면 많은 양의 재생가능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잘츠키타는 자체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업체 Avacon과 산업용 가스그룹 Linde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현재 잘츠키타는 산업화 규모에서의 기술적 타당성을 입증코자하는 단계지만 아직 이와 관련된 구체적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다. 녹색수소는 빠르면 2022년 생산될 예정이며 DRI 시스템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은 Peine 공장의 기존 전기로에서 선철로 만들어지게 된다.
 

◆ SSAB (스웨덴, 연간 약 900만톤, 2026년 생산)

SSAB로 불리는 Svenskt Stål AB는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명확한 일정을 확정했다. 2026년까지 기술이 정식으로 출시되기를 희망 중이다. 우선 스웨덴 룰레오에서 에너지공급업체 Vattenfall 및 광산그룹 LKAB와 협력해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철광석을 해면철로 환원한다.

SSAB는 다른 유럽 경쟁사들보다 결정적 이점을 갖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이미 대부분의 에너지를 재생가능 전기로 충당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수력으로 더욱 쉽게 생산 가능하다.

SSAB는 이로부터 상당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 회사는 영국-네덜란드의 경쟁사인 Tata Steel Europe의 네덜란드 부분을 인수하려 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철강 부문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객인 자동차 제조업체 접근하려 하고 있다.

SSAB는 과거 티센크룹 철강사업부를 인수하려 했으며 현재 Tata Europe 인수 건은 공개 이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현재 진행 중이다.
 

◆ 타타스틸유럽 (영국/네덜란드, 연간 약 1200만톤, 생산 시기 불투명)

과거 Brtish Steel과 Corus의 합병으로 탄생한 타타스틸유럽은 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며 수소는 이 회사의 경우 주요한 요소가 아니다. 이 회사는 이산화탄소 배출 삭감을 위해 각 공정에서의 CO₂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한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같은 국가들은 이에 적합한 북해 빈 가스전을 갖고 있다. CO₂는 대기로 배출되지 않고 저장되는 방법으로 늦어도 2027년까지 타타는 유럽 생산량의 약 1/3을 기후중립 철강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연간 약 130만대의 자동차 생산을 충족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타타는 이와 함께 네덜란드에서 수 년동안 개발해온 새로운 제선 공정인 ‘Hisarna’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을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전체적으로 2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 계획들의 실현 여부는 의문이다. 현재 타타스틸 네덜란드는 SSAB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결국 새로운 주인이 탈탄소화 전략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부문도 비슷한 처지다.
 

◆ 리버티스틸 (영국, 연간 약 1800만톤, 2030년 생산)

리버티스틸은 영국의 신생 철강 제조업체로 현재 티센크룹 철강 부문을 인수하여 유럽 최대 철강사로 거듭나기를 원하고 있다. 리버티스틸 역시 야심찬 탈탄소화 전략을 추진 중이며 2030년부터 완전 탄소중립 철강 생산을 추진 중이다.

리버티는 이론적으로 이미 달성된 것으로 녹색전기를 공급해 전기로에서 철스크랩(고철)을 녹인다는 계획이다. 독일 제조업체인 Georgsmarienhûtte와 유사한 경우다.

리버티스틸은 전형적인 용광로(고로)도 갖고 있다. 체코의 Ostrava, 루마니아의 Galait는 리버티가 2019년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인수했다. 그 전에 타타스틸로부터 인수한 공장들도 있다. 리버티그룹의 포트폴리오에는 재생 에너지와 광산도 포함돼 있다. 이론적으로 가치사슬의 대부분을 확보했다.

가족 기업가 Sanjeev Gupta가 운영하는 리버티그룹은 자체적으로 철강의 요구사항을 능력상 충족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중기적으로 리버티스틸은 수소와 녹색 에너지 뿐만 아니라 CO₂ 저장 등 여러 가지 전략을 추구해야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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